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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교리김밥

 

주소 및 연락처: 경북 경주시 교촌안길 27-42, 054-772-5130

 

 

 

 

유명한 콜럼버스의 달걀 이야기가 있다.

 

15세기 말, 처음으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돌아온 콜럼버스를 위한 파티가 열렸을 때, 그의 업적을 시기하는 몇몇 사람들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폄하하였다.

 

이에 콜럼버스는 그들에게 달걀을 세워볼 것을 요구하였는데, 그들 중 아무도 달걀을 세우지 못하였다. 콜럼버스는 달걀을 약간 깨뜨려서 탁자 위에 세웠다.

그러자 그들은 다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그를 비난하였다.

 

이에 콜럼버스 왈, “내가 달걀을 깨서 세우기 전에는 당신들 누구도 못하지 않았소? 아무리 쉬운 일이라도 처음 하는 건 어려운 일이오.”

 

그러자 누구도 반박하지 못했다...

 

 

아주 오래 전에 인디언들이 넘어가고 바이킹들도 넘나들었던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발견했다는 것은 근대 서양인들의 편협한 기준에 의한 잘못된 판단이다.

하지만 이 콜럼버스의 달걀 이야기는 근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발상과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일화로 많이 회자되어 왔다.

 

(요즘에는 세워지지 않는 달걀을 왜 강제로 깨뜨려서라도 세워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 현대 기술 문명을 비판하는데 이용하기도 한다)

 

 

 

경주의 교리 김밥.

 

김밥에 아주 작은 혁신을 가한 김밥이다. 교리김밥의 김밥이 다른 김밥과 다른 결정적 이유는 간단하다. 계란 지단이 아주 많이 들어가 있다. 김밥 속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하나의 차별화가 대박을 터뜨렸다.

 

 

주말과 공휴일에 교촌 한옥마을에 찾아가면 이 집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발견할 수 있으며, 1인당 2줄 이상은 팔지 않는 제한에도 불구하고,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햇빛이 강렬하든, 언제나 사람들은 겨우 김밥 두 줄을 먹기 위해 줄을 선다.

 

날 더운 날 그거 먹겠다고 길게 줄을 서는 사람들이 안쓰럽기도 하다.

가끔은 별것도 아닌 걸 뭘 먹겠다고 이렇게 줄을 서나라며 정신병자들 같다는 둥 목소리 높이는 사람도 있는데, 아랑곳없이 그 유명한 김밥을 한번은 먹어 보겠다고 고집스럽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누군가들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김밥이라며 이 정도의 김밥으로 대박을 내고 있는 교리김밥에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겨우 계란 지단 좀 많이 들어갔다고 뭐가 그리 대단하냐는 거다.

이럴 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콜럼버스의 달걀 이야기이다.

 

 

교리김밥의 인기에는 이유가 있다. 김밥에 가한 그 작은 혁신은 별게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대단한 발상의 전환이며, 그로 인해 형성된 맛은 한번 꼭 먹어봐야 할 맛이다.

 

(경주 성동시장에 가면 김밥 속 재료 중 우엉을 특별히 더 많이 넣어 이른바 우엉김밥이라는 김밥을 파는 집들이 있는데, 이것도 일종의 차별화라고 할 수 있다)

 

 

이 김밥집이 하고 있는 상술이나 현금 결제의 선호, 김밥을 워낙 많이 만들다보니 나타나는 김밥 자체의 부실함 등 문제점을 지적할 수는 있다. 이 부분은 분명 타당한 지적인 듯하다.

 

하지만 계란 지단이 많이 들어간 김밥 자체가 별 것 아니라는 문제 제기는 이 김밥집에 대한 시기 내지는 반감에서 비롯된 감정적인 지적일 가능성이 높다.

 

  

 

나는 경주 사람도 아니면서 수시로 경주에 가는 사람인데, 경주에 가면 꼭 한번은 이른 아침에 찾아가서 아침 식사로 교리 김밥을 사서 먹는다. 경주 시내에서 아침 일찍 문 여는 집들이 여럿 있지만, 그래도 한 끼의 가벼운 식사로 이만한 게 없어서이다.

 

줄 서는 건 죽어도 싫다. 한 끼 식사를 위해 짜증을 참고 기다리는 인내심은 없기에 줄 서지 않는 시간대에 찾아간다.

 

(경주에서 가장 줄 많이 서는 집이 이 교리김밥과 시내의 명동쫄면, 그리고 보문단지 입구의 낙지마실이다. 낙지마실은 순서대로 번호표를 배부하고 순서가 되면 전광판에 알려줘서 그래도 좀 편하고 합리적인데, 앞의 두 집은 그럴 여건도 안 되는지 마냥 줄 서서 기다리게 한다)

 

그래도 하여간 이 교리김밥이 있어 경주 여행에서 음식에 대한 나의 선택 범위가 넓어지니 좋다.

 

 

(교리 김밥 골목 앞에는 경주 최씨가가 있는데, 여기서는 최고의 명주인 경주 교동법주를 만들어 팔고 있다. 가끔 이 법주 맛이 댕겨 법주를 사가기도 한다)

 

골목 옆에 있는 경주 최씨 고택  - 부잣집이자 명문가로 이름 높은 최씨 고택 내부

 

 

메뉴 및 기타 정보 (2017년 기준)

메뉴: 김밥 26400, 39600, 잔치국수 5000

영업시간은 평일 오전 8:30 ~ 오후 5:30, 주말과 공휴일 오전 8:30 ~ 오후 6:30

주차는 교리김밥 들어가는 골목 입구에 할 수 있으나, 아침이 아니면 차 대기가 어렵다. 평일 식사시간이나 주말과 공휴일에는 교촌 한옥마을 입구 주차장에 차를 대는 것이 좋다.

 

시내 황성동에 직영점인 황성점(054-773-5130)이 있다. 줄 서는 게 싫다면 이 집으로 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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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교동 69 | 교리김밥 경주교동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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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空空(공공) 2017.09.25 09:40 신고

    최근 2번을 갔지만 항상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
    제가 직접 사지는 못했습니다
    다른분이 줄서서 사가지고 온신걸 맛만 보았습니다 ㅎ

    • 자유여행인 2017.09.25 09:47 신고

      여기서 김밥 사먹으려면 인내심이 강하거나 아침 일찍 가셔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2. 파코르 2018.08.17 16:49

    카드는 줄 따로세워서 늦게 결재해주고 현금은 바로받아서 결재해서 혐금 유도하는 곳 상술인듯 현금을 유도하는 이유는 뭘까? 이유가 있겠지요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것에 너무 자연스러운가 줄을서서 기다린다
    카드 결재하는 사람은 따로 세워서 일부러 늦게 준다 김밥 나올때 기다리는 시간에도 카드결재 손님은 계산안해주고 기다리게 한다 참으로 대단한 김밥집이다 이런곳이 맛집이다

    • juliet0211 2019.05.06 21:59

      주인은 불친절하고 살다살다 카드줄,현금줄 따로 있는건 처음봄 그렇다고 맛이 좋은것도 아님 진짜 글고 주인인지 계산하는 아저씨 "빨리 계산하고 집에 가세요"라고 얘기하는걸 듣고 기가 차더라

   # 경주 고색창연 저렴하고 풍성하게 먹는 떡갈비정식


주소 및 연락처: 경주시 보불로 58-4, 054-748-0952, www.gosaek.co.kr

 

 


경주는 국제도시이다.

토박이 경주 사람들, 경주에 여행 온 전국 각지의 사람들, 외국인 관광객들, 외국인 노동자들, 경주에 정착한 타지 사람들까지 수많은 종류의 서로 다른 사람들이 일을 하고, 생활하고, 거리를 활보하고, 유적지를 돌아다닌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들어서면서 외지인들이 더 많아졌는데, 때로는 경주에서 살고 싶어 자발적으로 내려온 사람들도 꽤 있다.

문화유산 답사를 진행하고 몇 권의 답사책을 쓴 후 경주가 좋아 아예 경주에 정착하여 수오재라는 한옥 민박집을 차린 작가 이재호를 비롯하여 이런저런 이유로 경주에 와서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이 집 고색창연의 주인부부도 그렇다.

부부가 모두 미술을 전공하여 작품 활동을 하는 분들인데, 경주가 좋아 경주에 내려온 다음 식당을 차려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도 작품 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고.

무심한 듯 곳곳에 걸려 실내를 장식하는 그림들이 모두 이 부부의 작품들이다.

작은 소품들이 내부 공간의 고풍스런 분위기와 어울리는 감각이 괜히 나온 게 아니구나 싶었다.

그러고 보니 이해가 간다. 고색창연 이라는 이름부터, 집 내부의 인테리어를 경주의 분위기에 맞춘 점 하며,, 차려낸 음식들이 특히 수도권 사람들의 입맛에 잘 맞는 점 하며,,


 

이 집에서 일단 눈에 띄는 것은 가격이다. 가장 저렴한 메뉴 돼지떡갈비정식이 8,000. 그래도 떡갈비인데 이 가격이면 가격만으로도 충분히 먹어줄 만하다. 그렇다고 음식이 성의 없는 것이 아니다. 떡갈비에 반찬이 15종류 가량 나오고, 하나하나 나쁘지 않다. 반찬들에 특별한 점은 없지만, 김치전이 나온다는 점이 독특하다면 독특하다.

물론 비싼 한정식 같은 고급스러움과 정성을 기대하면 안 된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고 보면 된다. (게다가 혼자 1인분 시켜 먹는 것도 가능하다)

이 가격에 이 정도면 괜찮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식사 시간에는 항상 사람들이 많다.

 

여행 온 사람들이 이 집에서 식사를 하면 마음이 편안할 것이다. 주인 내외가 관광객을 상대하는 마인드가 있어 눈치 빠르고 친절하며 붙임성이 있다. 그래서 대화를 하게 된 거지만.

 

보문단지에서 불국사 가는 길에 위치해 있지만, 몇몇 음식점과 펜션 이외에는 주변에 집들이 별로 없는 한적한 분위기 때문에도 좋다. 차를 갖고 불국사에 방문하면 불국사 맛집으로 이 집에 한번 들러보면 괜찮다. 불국사에서 걸어가기에는 좀 멀다.


 


메뉴 및 기타 정보

메뉴: 돼지떡갈비정식 8,000, +돼지떡갈비정식 10,000, 소떡갈비정식 12,000(20171월 기준)

영업 시간은 오전 9~오후 9, 연중 무휴

좌석은 약 150, 식사시간에는 꽉 찬다.

한적한 곳에 있다 보니 주차장이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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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마동 277-2 | 고색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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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 어디까지 가봤니? - 경주 답사를 얼마나 다녔는지 확인하는 단계적 질문 다섯 




토함산 일출



내 영원한 화두 경주,, 


나는 뼛속까지 서울 사람이지만, 경주에는 특별한 감정이 있는 사람이다. 


어릴 적 인연부터,  학창 시절 공부와 학문의 대상으로, 지금 장기적인 전국 투어를 시작하며 처음으로 정착한 동네로서, 아무리 돌아다녀도 또 가볼 곳이 있는 기가 막힌 여행지로서 경주를 사랑한다. 


그러나 천년 역사와 문화의 무게, 그 시대를 살았던 수많은 역사 속 사람들이 남기고 간 흔적들,, 그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벅차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경주를 충분히 보았다거나 잘 안다고 자부하지는 못한다. 꽤 알지만 아직 멀었다. 

이제 정말 많이 보았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또 못 가 보았던 곳들을 알게 되고, 다시금 나를 낮추게 만든다. 


... 신라사를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고, 신라 역사에 관해서는 현재 최고의 권위자 중 한명이며, 얼마전 국정교과서 편찬의 반대에 앞장섰던 연세대학교 사학과 교수인 하일식 선생은 "경주역사기행"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던 분인데, 과거 이분이 나에게 한 얘기가 있었다.

 

"경주에 대해서는 아직 1/2도 다녀보지 못했다."


이분이 경주역사기행 이라는 책을 쓰기 직전에 논문 한 편 준비한다고 나와 경주를 돌아다니면서 했던 말이다. 내가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에는 좀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은 ,,, 그 의미를 최소한 이해하고는 있다. 


그런데, 경주를 잘 안다거나 많이 다녀봤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을 좀 보았다. 진짜일 수도 있지만, 내가 보기에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럴 때마다 과연 경주를 얼마나 잘 알고 계신가, 혹시 문고리를 잡았을 뿐인데 방 내부를 다 들여다본 사람처럼 섣불리 호언장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지만, 내 잘못된 생각일 수도 있고 자칫하면 실례가 될 수 있어 직접 대놓고 확인하지는 않았다. 

사실 경주를 정말 많이 다녀본 분들은 자기가 경주를 잘 안다고 자부하지 않는다. 나와 비슷한 심정이리라. 

또, 많이 가보았다고 과연 깊이있게 들여다봤느냐 하는 건 또 다른 문제이다. 


그래서 질문지를 만들었다. 과연 어느 정도 경주에 애정을 갖고 있고 경주 답사를 많이 다녔는지 확인하는 질문. (많이 다녀봤느냐 의 기준이지 제대로 봤느냐의 기준은 아니다.)  


이 질문은 경주 답사를 좀 다녀봤다고 하는 분들에게 하는 질문이다. 단계적으로 다섯 개인데, 다섯 개 질문에 모두 "예스"라고 응답한다면, 적어도 나는 그를 인정한다.  



첫째, 금곡사지에 가보셨나요? 그리고 원광법사 부도(승탑)를 보셨나요? 


(이 질문은 경주 시내와 주변부 뿐 아니라 외곽인 안강의 유적들을 가보고 샅샅이 보았는지 확인하는 질문이다. 원광법사 부도는 실제 원광법사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긴 하다)




둘째, 남산 열암곡 마애불 가보셨나요? 침식곡 석불좌상도 같이 돌아보셨나요? 


(이 질문은 경주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는가 하는 질문. 열암곡 마애불은 비교적 최근에 발견된 유적이다. 그래도 주차장까지 있고 입구에 표지판도 있다. 침식곡 석불좌상까지 갔어야 인정)




세째, 소금강산 동천동 마애삼존불좌상에 가보셨나요? 


(이 질문은 소금강산 하면 굴불사지 사면석불과 백률사 정도까지는 가지만, 그 산 너머 마애불의 존재를 알고 거기까지 갔느냐 하는 확인 질문이다. 얼마나 구석구석 갔느냐 하는 질문)


(사진 생략.  내가 찍은 사진이 워낙 형편 없어서)


네째, 남산 지암골 제2사지 삼층석탑에 가보셨나요? 


(이 질문은 남산 지암골의 존재를 알고, 제3사지 삼층석탑을 기본적으로 가본 위에 제2사지 삼층석탑도 가보았는지를 묻는 질문. 지암골 제2사지 삼층석탑은 남산 지도나 입구 안내판, 산길 안내판에도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진입하는 길은 확인할 수 있다. 혹시 제 3사지 삼층석탑을 이걸로 오해하지 말길)




다섯째, 남산 석가사지와 불무사지를 가보셨나요? 


(이 질문은 문화재 정비가 되어있지 않은 유적지도 가보았는가 하는 질문이다. 진입로도 확인할 수 없는 곳이다. 길도 보이지 않는 곳을 헤매야 한다. 나도 두 번 들어가려고 시도하다 실패한 곳)



이 다섯 가지 질문을 모두 통과하여 "예스!"라고 한다면 나보다 많이 다니신 분이며, 훌륭한 답사 전문가라고 인정한다. 내가 뭐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진짜 전문가들도 인정할 만한 질문이라고 믿는다. 


모두 예스라고 대답하는 숨은 고수분이 있기를 바란다. 


이외에 천동탑, 기암골 삼층석탑도 가보았다고 한다면 최고로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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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하일식 교수 왈, 

"남동신이는 경주에 와서 시내를 거닐면 그 당시 신라 서라벌의 풍경이 머리속에 그려진대. 아, 여기는, 아, 여기는, 하면서 상상이 된다고 하대. 참 부러운 일이야."


하일식 교수가 부럽다고 언급한 그 남동신은 신라 불교를 전공한 뛰어난 학자로서, 현재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교수이다. 


이 정도는 되어야 고수라고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난 아직도 멀었다. 




   # 경주 파도소리길  –  푸른 바다와 부채꼴 주상절리가 어우러진 해안길

 

경주 파도소리길의 상징, 부채꼴 주상절리


  공간에 금이 쭉 그어진 수평선, 그리고 푸르고 짙푸른 바다,, 사람들이 동해안 바다를 좋아하는 이유는 수평선까지 뻗어나간 일관된 푸르름 때문이 아닐까.

 

  그 동해안에는 바다를 붙어가는 수많은 걷기 코스들이 만들어졌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다. 대담하게 모든 동해안 바다를 하나의 걷기 코스로 연결한다는 최장거리 해파랑길이라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그러다보니 의외로 멋지고 아름다운 동해안을 새롭게 발견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한다. 자꾸 새로운 명소를 개발하고 길 만들다가 훌륭한 명소를 발견하기도 하고,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새로운 명소가 뜨기도 한다. 새삼 고리타분한 옛 표현을 들먹이자면, 훌륭한 삼천리 금수강산이다.

 

  경주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제주도에서나 봄 직한 주상절리 해안을 새로운 걷기 명소로 개발한 사례이다. 제주도 주상절리 해안만큼 입이 떡 벌어지고 규모가 큰 주상절리는 아니지만, 경주 동해안에 이런 게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느껴질 아기자기한 주상절리들이 집중 분포하고 있다. 여기도 까마득한 시절 화산활동이 있었던 지역이어서일까. 작년(2016)의 지진이 새삼 떠오른다.


 

  본래 이 일대는 군부대의 해안 작전 지역이라 오랫동안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2009년 군부대 철수 이후에 일반에게 개방되면서 알려졌고, 해안 주상절리군이 양남 주상절리군이라 하여 천연기념물 제 536호로 지정되었으며, 지금의 걷기 코스로 개발되었다.

 

  주상절리는 뭔가. 마그마에서 분출한 뜨거운 용암이 차가운 지표면과 접촉해 식어가는 과정에서 용암 표면에 오각형이나 육각형 모양의 틈(절리)이 생긴다. 이 틈이 한 방향으로 발달하여 기둥 모양(주상, 柱狀)의 절리가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주상절리이다. 이 주상절리가 바다와 만나면 오랜 세월 바닷물에 깎이고 깎여 특이하고 다양한 모양을 형성하기 때문에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을 이룬다.

  주상절리가 이 파도소리길 때문에 알려졌고 주목받았지만, 포항에서 부산에 이르는 동해안 지역의 지질적 특성이 비슷하므로 샅샅이 뒤지면 이런 주상절리가 더 많이 있을 것 같다.



 

  파도소리길은 읍천항 항구에서 하서항 항구로 이어지는 약 1.8km의 비교적 짧은 해안길 코스이다. 흔히 일반적인 다른 걷기 코스에 비해 거리가 짧고 험한 산길 같은 코스가 없어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다.

 

  길은 잘 닦여 있어 길 잃을 염려도 없고, 한번도 바다를 벗어나지 않고 바다를 따르니 시선이 한 방향으로 고정된다. 처음에는 읍천항 등대를 멀리하며 해안길을 걷게 되고, 출렁다리를 건너 본격적인 해안길을 걷다 보면 이 길의 상징, 주상절리들이 나타난다


코스의 출렁다리 


대표격인 부채꼴 주상절리 이 주상절리를 내려다보는 전망대에는 항상 사람들이 많다 에서부터 위로 솟은 주상절리, 누워 있는 주상절리, 기울어진 주상절리(이름 참,,,,) 등을 차례로 만난다.

부채꼴 주상절리, 확실히 얼핏 보면 펼쳐진 부채 모양이다. 어찌 보면 바다 위에 피어난 꽃 한 송이 같기도 하다. 파도가 덮쳐 흰색의 포말을 바위들 위로 길어 올릴 때면 그 철썩거리는 소리가 통쾌하기까지 하다.


누워 있는 주상절리 - 엿가락이나 철근을 쌓아놓은 것 같다 

 

해안에 솟은 이름 없는 기암 - 이름 하나 붙여 주고 싶은 마음이다 


  코스 중에는 주상절리가 아니라도 기암의 바위들이 많아 잠시 발을 멈추고 추억 한 장 찍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바다와 어울리는 펜션들도 곳곳에 있다. 숙박하는 것도 추억이 되겠다 싶다.


  중간에 휴게소가 하나 있는데, 이름이 주상절리 애() 휴게소이다. 편의점이 있고, 각종 특산물과 분식, 씨앗 호떡 등을 판다. 눈에 띄는 건 주상절리빵이다. 부채꼴 주상절리 모양을 형상화시킨 빵인데, 시험 삼아 사먹었더니 괜찮다. 충분히 기념으로 사갈 만하다. 코스가 시작되는 읍천항 입구에는 울진대게빵이라고 대게 모양을 형상화한 빵을 파는데 이것도 괜찮다.

 


  야간 걷기도 가능하다. 하절기에는 오후 930분까지, 동절기에는 오후 8시까지 전 구간에 조명을 밝힌다. 바닷길 야경 산책, 낭만적이다.

다만 야간에는 혼자(특히 여성들) 걷지 말자. 원래 외진 곳이라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으면 위험할 수 있다.

 

  코스가 시작되는 읍천항은 벽화마을이다. 집집마다 곳곳에 항구의 특성을 반영한 벽화들이 있다. 규모가 작고 일부러 이것 때문에 보러 갈 필요는 없지만, 파도소리길 오고가는 김에 잠깐 발을 멈추고 둘러볼 만한 곳이다. 커피숍도 들어서 있어 항구와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잔 해볼 수도 있다.

 

 

 

가는길


승용차로는 울산-포항 고속도로 동경주IC에서 나와 929번 지방도로 양남(하서) 방향31번 국도 하서 방향으로 진행하다 좌측 읍천항으로 들어간다. 항구 남쪽 끝에서 코스가 시작된다. 코스 입구에 주차장이 있다.

경주 시내에서 올 경우 보문단지를 지나 추령터널을 관통해 내려온다. 불국사 입구 쪽에서 토함산 터널을 통해 내려오는 길도 있다. 이쪽이 최근에 새로 생긴 길이고, 더 빠르다.

 

대중교통으로는 경주 시내 경주역이나 고속버스터미널 등에서 150번 버스(50분 간격 운행)를 이용, 읍천항 파도소리길 입구에서 내린다. 시내 고속버스터미널 기점으로 1시간 정도 걸린다.

 

 

맛집

내가 알기로 읍천과 하서 일대에서 유명한 맛집은 없다. 기와집 해물칼국수(해물칼국수, 054-744-0123), 해송한옥집(돌솥밥, 해물찜, 054-774-2244) 정도가 괜찮다고 하는데 실제 먹어본 적이 없어 모르겠다. 그래도 혹시 식사하겠다면 참고. 

 

숙박

걷기 코스에 있는 펜션들을 이용하면 어떨까. 눈앞에 바다를 바라보는 낭만의 펜션들이다.

 

바다풍경펜션(010-2858-6600, www.sealandscape.co.kr )

바다이야기펜션(054-742-2356, http://iseastory.com/ )

해비치펜션(054-744-4607, http://haevichips.com/)

경주 시내에 숙박을 잡고 오가는 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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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경주시 양남면 | 파도소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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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숙영식당 편안한 마음으로 먹는 찰보리밥 정식



 

  과거에 처음 이 식당을 찾았을 때 집 앞에서 꽤 망설였다. 들어갈까 말까 하고.

외관이 특별날 거 없고, 주변이 모두 유적 지구에, 옛날 풍의 건물들이 이어진 속에 이 식당이 달랑 서 있는 데다, 보리밥에 대한 선입관 때문이었다.


  보리밥 하면 영월에서 먹은 장릉보리밥집이 생각나지만, 쌀에 보리를 섞어 만든 보리밥이 뭐 특별날 건 없다. 요즘에야 보리빵도 나와서 경주 일대의 경주빵집에서는 찰보리빵도 거의 같이 팔고 있다.

한번씩 별미로야 먹어볼 만하지만 밥 먹을 때의 약간 까끌까끌한 느낌, 보리밥이라고 하여 같이 나온 반찬이 별로 대단치 않았던 기억 때문에 굳이 경주에서 이 집에 가야 할까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간 다음부터 나는 이 집의 팬이 되었다.

일단 내부 풍경이 옛 살림집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그대로 지니고 있어 좋았다. 문화유산의 도시 신라의 품격과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리고 반찬들이 괜찮다. 밥과 각종 나물을 담은 비빔그릇이 같이 나와 일종의 비빔밥처럼 먹도록 되어 있는데, 이럴 경우 반찬이 많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집은 논고동이 들어간 된장찌개 포함, 대략 15가지의 반찬이 같이 나온다

전주에서도 비빔밥을 먹으면 보통 반찬이 이렇지는 않다. 반찬도 가짓수만 채운 것은 아니고 거의가 먹을 만하다.

 


  무엇보다 나홀로정식이 있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메뉴, 1인분이 가능한 메뉴다. 사실 이것 때문에 이 집을 좋아한다. 가격이 높을수록 2인 이상이라야 주문할 수 있는 현실에서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런 메뉴를 특별히 선보이니 그 마음 씀씀이가 좋다.

1인분을 하면 아무래도 식당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로 손해다. 밥상 하나에 혼자 앉아 이익의 규모도 적은 한 상을 차려내야 하니, 잘 되는 식당일수록 안 하는 것이 낫다. 그러니 반찬 많은 정식 상에 1인분이 드물 수 밖에. 

그래서 이 집은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의 메카라 할 만하다.

 

  내부 공간이 아주 넓지는 않아 단체의 경우 버스 한 대 정도 수용할 수 있지만, 단체를 이끌고 경주에 한번 내려왔을 때 이 집에 예약하고 온 적도 있었다. 사람 입맛이야 다 다르지만 평가가 나쁘지는 않았다.

 

경주에 혼자 올 때나 단체로 올 때, 그 어느 때든 들러서 식사 한 끼 해결해 볼만한 집이다


  아, 물론 솔직히 최고다!”라고 감탄할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오히려 특별히 맘먹고 찾아가기보다 어느 때나 편안하게 들러 잘 먹고 갈 그런 집이다. 나는 비싸고 화려하고 부담스러운 집보다 이런 집이 좋다

 

 


주소 및 기타 정보

주소 및 연락처: 경주시 계림로 60,, 054-772-3369

메뉴: 찰보리밥 정식 9,000, 나홀로정식 10,000(20171월 기준 가격)

오전 11~오후 9시까지 영업

식당 옆 주차 공간 있음. 10대 정도 주차 가능

 

가는길

대릉원 동쪽 길가에 있다.

경부고속도로 경주IC 경주 시내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대릉원 방향으로 가다가 내남사거리 지나고 오른쪽으로 대릉원을 끼고 지나자마자 우회전하면 첨성대 방향으로 가는 대릉원 돌담길이 있다. 이 길 따라 50m 정도 진행하면 왼쪽 길가에 있다.

경주역이나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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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황남동 13-5 | 숙영민속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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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보문단지 입구의 맛집들 낙지마실과 맷돌순두부


 

경주 보문단지 입구의 북군동 일대는 펜션이 집중된 펜션단지로 유명하지만, 입구의 먹거리촌으로도 꽤 알려져 있다. 보문단지로 들어가는 입구 도로에서 바로 눈에 띄는 데다 음식점들이 많지는 않아도 먹을 만한 집들이 제법 있기 때문이다.

 

이들 중 펜션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바로 붙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는 두 집, 낙지마실과 맷돌순두부식당을 간단하게 소개한다.

 

 - 낙지마실 (경주시 북군길 9, 054-749-0048, www.njfood.co.kr)


 

과거 이 집 옆의 맷돌순두부에 가려다가, 맷돌순두부에 사람이 많은 데다 분위기도 어두침침해서 그냥 옆집으로 갔던 것이 이 집 방문의 첫발걸음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 집은 경주의 내 단골 맛집이 되었다. 23, 34일 정도의 일정으로 경주에 가면 반드시 한 번은 들른다.

맛이 괜찮고 가격이 저렴한 편이며 경주의 다른 음식점에서 찾아보기 힘든 낙지 요리를 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경주를 그렇게 돌아다녔어도 낙지를 본격적인 테마로 하여 낙지요리를 파는 음식점은 이 집 외에 별로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이 집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주말과 공휴일 식사 시간에는 번호표를 받기 시작하더니 방송을 타면서 꽤나 유명한 집이 되어 버렸다

언제인가는 은행이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번호가 뜨는 알림판과 같은 알림판이 이 집 입구에 등장한 걸 보고 기겁(?)한 적도 있다. 그래서 이 알림판 등장 이후에는 식사시간을 피해서 간다

돈을 쓸어 모으고 있는 듯한 느낌, 참 부러운 일이긴 하다.

 


이 집의 주메뉴는 낙지전골인데, 낙지와 불고기를 섞은 불낙, 낙지와 곱창, 새우를 섞은 낙곱새(한때는 이 집만의 차별화된 메뉴였다), 여기서 새우를 뺀 낙곱, 곱창을 뺀 낙새 등으로 분류된다. 낙지요리는 쫄깃하고 매콤한 맛이 괜찮으며, 반찬도 깔끔하고 먹을 만하다. 낙지해물전도 먹을 만하다

전반적으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

 

매운 맛에 적응이 안 된 아이들을 위한 메뉴로 햄버그스테이크를 내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안 올래야 안 올 수 없게 해 놓았다. 참 얄미울 정도이다.

 

메인 메뉴 이외의 콩나물, 부추겉절이 등 추가 반찬은 셀프코너에서 얼마든지 가져갈 수 있어 셀프코너를 계속 오가며 본전을 뽑는 사람들도 있다.

 

1인분 기준 불낙 9,000, 낙곱새, 낙지볶음 8,000, 낙지해물전 9,000(20171월 기준 가격)

주차는 음식점 옆쪽 공영주차장 이용, 100대 정도 주차 가능

 

 

 

맷돌순두부식당 (경주시 북군길 7, 054-745-2791)

 

북군동 길가 음식점들 중 초창기부터 있었던 순두부 원조 맛집에 해당한다

과거에는 단층 건물에 천장이 낮아 약간 어두운 분위기였는데, 새로 건물을 지어 내외관이 깔끔하게 재오픈하였다. 여전히 예나 지금이나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사람 많고 복잡하다.

 

이 집은 100% 국산 콩을 사용, 아침마다 직접 콩을 갈아서 순두부를 만든다고 하는데, 실제로 아침에 가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순두부찌개에 같이 나오는 계란을 터뜨려 바로 보글보글 끓고 있는 찌개에 넣어 휘 풀어서 저어주고 먹는다. 일반적으로 순두부찌개에는 계란이 이미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손님이 직접 풀어 넣는다는 것이 조금 다르다. 그런데 별것 아닌 이 차이가 재미있다. 또, 찌개에 큼지막한 새우가 들어가 있어 맛의 풍미를 더한다. 

같이 나오는 반찬 중 콩비지는 한 입에 후루룩 들어간다. 콩을 직접 갈아서 쓰기 때문인지 찌개와 콩비지에 고소한 맛이 살아 있다.

전체적으로 담백한 편이라 흔한 순두부찌개의 MSG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심심하게 느낄 수도 있다.

 

맷돌순두부찌개 9,000, 맷돌순두부 9,000

주차는 먹거리촌 입구 공영 주차장 이용, 100대 정도 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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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경주시 보덕동 | 낙지마실과 맷돌순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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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 맛집 이풍녀구로쌈밥 경주 음식점의 흐름을 바꾼 쌈밥의 원조

 


 

주소 및 연락처: 경주시 첨성로 155, 054-749-0600

 



경주 시내 대릉원과 첨성대 주변에는 쌈밥의 메뉴를 달고 손님을 받는 집들이 꽤 있다. 단체 관광객들이 많다 보니 음식점들 규모도 큰 집들이 많다. 이들 중 첨성대가 바로 바라보이는 길가에 자리 잡은 집이 이풍녀구로쌈밥이다.

 

이 집은 경주 지역 음식점들의 변천 과정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맛집이다. (내 생각이다)

솔직히 경주 일대에는 1980년대 정도까지만 해도 맛집이라고 할 만한 집이 거의 없었다. 기껏 언급하는 게 시내 팔우정 로터리의 해장국집들 정도였지만, 대단한 맛집들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 더구나 요즘엔 쇠퇴하는 분위기이다.

과거에는 경주가 원체 단체 관광객들(특히 수학여행객들)을 받는 동네다 보니 우 몰려와서 한번 대충 먹고 가는 분위기에서 정성들여 음식을 내는 맛집들이 거의 없었던 게 사실이다. 특별한 음식이 그리워 다시 찾아오는 사람들도 없었다. 특히, 수학여행단 같은 단체를 받는 숙박시설이나 음식점들은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영 아니었다. (이때도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을 받는 보문단지는 별천지처럼 꽤 고급스러웠다.)

 

그런데 경주에 위기가 왔다. 해외여행 자유화에 수학여행객들의 제주도, 중국, 일본으로의 유턴 등 여행의 다양화에 따라 경주를 찾는 여행객들이 갑자기 줄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수학여행단 등의 단체관광이 눈에 띄게 줄었다. 당장 경주에 타격이 왔다.

안 하던 축제도 시작하고, 가족여행객들을 포함해 소규모 여행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각종 아이템과 시설들이 보강되었다. 생존을 위한 시도는 차츰 성공을 거두기 시작했다. 시티투어, 자전거투어 등이 유행하고 경주빵, 쌈밥 등 먹거리들이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연령층도 다양해져서 20~40대 소비층이 많이 찾아가게 되었다. 과거와 비교해 보면 확실히 해외 여행객혹은 단체여행객을 위한 시스템에서 국내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시스템으로 재편된 느낌이 강하다.

 

말이 길어졌는데,,, 하여간 ,,

이 때 구원투수처럼 등장한 맛집이 이풍녀구로쌈밥. 1985년 개업. 이제 30년을 넘긴 집. 내가 평가하기에 이후 경주 지역 음식점들의 흐름을 바꿔버린 집이다. 아마 경주 지역 맛집의 최초 스타 맛집이 아닌가 싶다.


이 집의 성공 비결은 이때까지의 경주 지역 음식점들과는 다른, 낯선 음식점이었다는 점이다.

 


이 집의 최대 장점은 반찬 가짓수이다. 쌈과 함께 25~30여 가지의 반찬들이 식탁 가득 오른다. 무조건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고 하나하나 먹을 만하다. 쉽게 말하면 양으로 승부하는 건데 질적으로도 괜찮다. 특히, 가격을 생각해보면 더욱 놀랄 만하다.


이때까지 경주에는 이렇게 반찬 숫자로 승부하는 집이 없었다. 경상도 일대 음식점들이 대개 그렇지만, 경주도 반찬의 숫자를 늘리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어찌 보면 경상도 사람들의 담백한 성향도 영향을 준 것 같은데, 반찬 많이 놓고 먹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방식은 전라도 방식이다.

 

그렇다. 이 집 안주인이 전라도 사람이다. 이름은 이풍녀. 음식점 이름에 붙어 있다. 전주 출신이다. 경상도 경주에 시집와서 음식점을 차린 후 전라도 방식을 도입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경상도의 수많은 먹거리들과 전라도 먹거리들이 결합되어 전라도 방식으로 차려졌다. 이것이 내가 보기에- 선풍적인 인기를 끈 비결이다.

 

이풍녀 사장은 이 집 쌈밥으로 1996년 전통문화보존 명인이 되었다. 

잠깐 대화를 해 봤는데, 사람 성격이 큰 음식점을 운영할 만큼 대범하고 시원시원하다. 길게 얘기하는 거 싫어하고 탁탁 끊는 맛이 있다. 전형적인 손이 큰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자부심이 강하고 리더십이 있다. 큰 음식점을 오랫동안 변함없이 운영할 만한 그릇이다. 아마 주변이나 종업원들에게는 꽤 엄하게 대하지 않을까 추측된다. (직접 보진 않았지만


 

지금 경주의 여러 음식점들은 특히,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일수록- 반찬 가짓수가 많다. 경주 시내의 쌈밥집, 보리밥집, 불국사와 경주 외곽의 맛집들 중에는 반찬이 꽤 잘 나오는 집들이 많다. 경상도의 다른 동네에 가보라. 이런 곳이 없다.

반찬에 신경을 쓰고, 반찬 가짓수도 늘리고, 정갈하고 먹음직스럽게 차려내는 집이 많아진 것은 이 집의 공로이다. 반찬들에 전라도식 떡갈비가 도입된 것도 그렇다. 이 집의 성공이 다른 음식점들과 새로 생기는 집들에 벤치마킹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집이 주로 단체를 많이 받고 유명해지다 보니 안티도 많아졌다. 아무래도 단체 손님에 맞춰지다보니 개별적인 손님에 대한 불친절은 계속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한꺼번에 많은 반찬을 내다보니 반찬이 일부 싱싱하지 않거나 정성이 죽어버린 경우들도 있다. - 확실히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기 어려웠던 부분들이 있었던 듯하다 - 이런 부분들에 대한 비판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안티나 비판자들과 좀 생각이 다른데, 이 정도 규모에 그 많은 단체를 상대하면서도 이 정도 맛을 유지하는 것도 훌륭하다고 본다. 그냥 맛집 찾아다니며 취미로 맛을 보는 사람들은 실제 생존을 위해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치열한 하루하루와 고민, 고통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맛집을 좋다고 소개하는 것보다 맛없고 불친절하다며 비판하는 것에 더욱 신중한 판단을 요한다. 그런데 요즘은 너무 쉽게 비난한다. 비판이 아닌 비난. 그런 비난들이 음식점에 주는 상처나 정신적, 물질적 피해는 고려해 보았는가. 본인들이 음식점을 경영하거나 일해보지 않았다면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이 너무 많다.  물론 장사 안해봤다고 비판할 자격이 없는 건 아니다.  지나치니까 문제인 것이다. 나는 이런 무책임하고 가벼운 풍조가 싫다.) 

 

그래서 이 집은 단체가 아닐 경우 식사시간을 피해서 가기를 권한다. 가족이나 소규모 단위로 가면 식사시간을 피할 경우 괜찮은 서비스와 더 나은 맛도 기대할 수 있다.


 

 


기타 정보

이 집 안마당이 꽤 넓어 주차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 하지만 식사시간에는 버스가 좀 많아서 복잡하다.

 

메뉴는 쌈밥 1인분 12,000.(떡갈비는 따로 주문, 5,000원 추가) 2인 이상이 식사해야 한다.

 

좌석은 300석 가까이 된다. 한꺼번에 여러 단체를 상대할 수 있다.

 

바깥에 경주빵과 찰보리빵을 파는 공간이 따로 있는데, 보통 이풍녀 사장의 남편분이 소일거리(?)로 앉아 있다. ^^ -가부장적 전통이 강한 경주에 이게 웬일,,,?? ^^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이 집 여사장님이 "당신 특별히 할 일 없으면 여기서 빵 좀 팔아요~" 하면서 밀어붙여 앉혀 놓은 느낌이다. 이걸 보고 아는 지인 분이 "여기도 여사장이 갑이여" 라고 한 적이 있다. 웃음이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이 집에서 굳이 살 필요 없다고 말한다. 경주에는 경주빵과 찰보리빵 파는 집들이 워낙 많아서 좀 더 알아보고 골라서 구입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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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황남동 106-3 | 이풍녀구로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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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장금이 2017.04.15 14:22

    10년두 더 전에 가족끼리 여기놀러가서 아주 만족스럽게 먹구왔어요! 오랜만에 가는경주 또 들려보려구요 같은 고향분이시라 더 잘해주셨었는데!

    • 자유여행인 2017.04.15 15:36 신고

      이 집은 여전합니다. 하여간 일단 반찬이 많으니 지금도 잘 드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너무 사람 많을 때는 피하십시오.

# 경주의 추천 찜질방들 



(경주 스파럭스)



  경주에 여행 오는 수많은 사람들은 보통 펜션이나 게스트하우스를 많이 찾거나 예약하고 온다. 근래 10여년 간 펜션이 엄청나게 많아졌고, 요즘에는 게스트하우스가 많아지는 추세이다. 


  그런데 이 숙박비가 만만치 않아 - 보통 1박에 10만원을 넘기는 경우가 많다 - 5~6만원대의 모텔에서 자는 경우도 있다. 이미지가 별로라서 그렇지 모텔 숙박이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편안하면서 시설도 좋다. 

  하지만 이마저도 비싸다 하는 사람들이나 기차여행객, 젊은층들은 찜질방 숙박을 찾는 경우가 꽤 있다. 보통 찜질방은 24시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사우나도 하면서 저렴하게 하룻밤 잘 수 있어 제법 인기가 있다. 


  과거에는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주의 찜질방이 그다지 매력이 없었다. 쉽게 말하면 시설이나 규모 면에서 그다지 좋다고 말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서울이나 기타 대도시에서 찜질방을 많이 이용해본 사람들에게는 성이 차지 않는다. 그나마도 영업을 하지 않는 곳도 늘어났다. 시내 황성동의 스카이스포렉스는 사우나 시설은 그럭저럭이었지만, 찜질방이 겉보기보다 작고, 위생적인 부분도 그렇게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었다. - 그나마 지금은 영업을 중단한 상태이다 - 

  보문단지에서 불국사 가는길에 있는 첨성대불한증막(054-777-7600, www.hanjeung.com)은 한증막 시설은 괜찮지만, 샤워실만 있고, 탕과 사우나 시설이 없다. 개인적으로 시설이나 규모도 추천하기가 망설여진다. 


  개인적으로 경주에서 추천하는 찜질방은 두 군데이다. 

하나는 최근인 2016년 11월에 생긴 경주 스파럭스. (054-624-3388,  www.spalux.co.kr


(퍼옴)


  일단 이곳은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가깝다. 

최신 시설인 만큼 눈에 확 띄는 화려한 찜질방이다. 여기 구경하러 가봤는데, 서울 강남의 남성 전용 찜질방, 혹은 여성 전용 찜질방 들에 온 기분이었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인데, 최신 시설이라 깔끔하고 깨끗하다.  


  1~2층은 각각 남성사우나, 여성사우나이고, 3,4층이 찜질방, 5층이 휴게실이다. 라커룸의 라커는 개인 사물이 충분히 들어가고 남을 만큼 아래위로 길었으며, 사우나는 워터파크 리조트의 사우나 시설을 연상시키는 형태에, 찜질방은 넓고 시원스러웠다. 


  3,4층의 공용 공간에는 눕기 편한 매트가 줄지어 있어 인상적이고, 어린이놀이터도 있었으며, 만화카페에, 찜질시설도 여러 개 갖추고 있었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4층의 릴렉스체어. 다른 찜질방에서 볼 수 없는 시설이다. 길게 누울 수 있는 의자마다 TV가 하나씩 달려 있어 편안하게 보고 싶은 채널의 방송을 볼 수 있다. 머리 받치는 곳에서 나오는 스피커 사운드에 웃고 말았다. 배려가 장난 아니네 싶었다. 어디서 가져온 아이디어인지 궁금했다. 

(퍼옴)


  3층에 식당이 있는데, 좋아 보이는 만큼 식당의 음식 가격은 외부에 비해 비싸다. 라면 3500원, 라면 외에 제일 싼 식사가 8000원부터 있었다. 물어보니 밤 10시까지 운영한다고 한다. 


  문제는 비용이다. 개인적으로 전국의 제법 많은 찜질방을 돌아본 경험으로 판단하건대 전국적으로도 손꼽을 수 있는 찜질방이지만, 숙박을 원하는 여행자들의 경우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8시간에 12,000원이 기본이다. 8시간을 넘기면 추가요금이 들어간다. 숙박하려면 일반적으로 8시간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아예 숙박하려는 경우 13시간 17,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두 명 이상의 여행자가 방문하면 하룻밤에 거의 모텔 가격을 지불하는 셈이 된다.   경주 시민이라면 신분증 소지하고 갈 경우 2000원씩 할인된다. 강원도 속초에서나 볼 법한 이중적인 요금 체계이다. (전국적으로 이러한 이중적인 요금 체계는 속초의 몇몇 찜질방 밖에 없었다)


  여행객들은 이 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이 찜질방에 가야 한다.


(웰빙센터 - 퍼옴)


  경주에서 두번째 추천하는 찜질방은 이름이 좀 긴데,  "경주시종합자원화단지 웰빙센터"이다. 경주 사람들은 그냥 줄여서 웰빙센터(054-776-9345,  www.gjwellbeing.co.kr)라고 한다. 이곳은 경주시에서 운영하는 곳인데, 기본적으로 시민들을 위한 시설이다. 시내 외곽인 명활산 정상부에 있어 주변에는 아무런 집이나 시설물들이 없다. 산 위에 있다 보니 공기 맑고 조용하니 분위기가 참 좋다. 


  시에서 운영하다 보니 두 가지 장점이 있다. 하나는 관리가 잘 되어 깨끗하고 청결하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사우나에 찜질까지 합해서 주 야간 상관없이 대인 6,000원이다. (사우나만 하면 3,500원이다~) 전국의 어느 찜질방에서 이런 저렴한 요금을 받겠는가. 비용 대비 만족도가 최고인 찜질방이다. 


  가격이 싸다고 해서 시설이 나쁘지 않다. 사우나도 깔끔하고, 찜질방에도 있을 건 다 있다. 중앙홀도 꽤 넓고 쾌적하며, 식당, 개인 토굴, 황토 불가마도 괜찮다. 찜질 시설도 4개 방이 있어 땀 내기에 나름 좋다.  


(퍼옴)


  문제는 접근도이다. 위치가 시내에서 떨어진 산 꼭대기이다. 그래서 사실 관광객들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개인 차량을 갖고 움직이면 별 문제 없다. 내비로 찍고 가면 되니까. 보문단지로 가다가 우측 명활산 올라가는 도로를 따라 이런 데 뭐가 있을까 싶은 길을 이리저리 돌아 올라가면 정상부에 떡 하니 나타난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려면 꽤 시간 걸린다. 일단 경주 시내에서 보문단지 행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가 경주월드에서 하차한다. 여기서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2~4명이 택시를 이용하면 괜찮지만, 혼자 갈 경우 버스비, 택시비가 꽤 든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결국 찜질방 자체는 저렴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찜질방에 가는 비용과 시간 때문에 고민해 봐야 한다. (찜질방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가 있는 듯하니 전화로 시간을 확인해볼 것)


그리고 월요일에는 운영 안 하니 참고할 것. 


  결국 혼자 혹은 여럿이 개인 승용차로 움직이는데, 숙박은 찜질방에서 저렴하게 하고 싶다 라고 하면 웰빙센터를 추천하고, 혼자 혹은 둘이 여행하면서 좀 편안하게 자고 고속버스,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가깝게 찜질방을 이용하겠다 하면 스파럭스를 추천한다.  


  이 두 곳 외에 경주에서 찜질방 숙박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인근 건천읍이나 동해안 방면의 어일리 쪽에도 찜질방이 있는데, 거리도 제법 되고 시설이나 규모도 만족스럽지는 않아 추천하지 않는다. 






  1. 좀좀이 2017.02.06 07:24 신고

    이 글 보니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숙박비 절약하려고 찜질방에서 자며 여행했던 기억들이 떠올랐어요. 찜질방이 사람 많을 때는 시끄럽고 산만해서 깊게 자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대신 뜨끈한 탕과 차가운 냉탕, 사우나를 마음껏 이용해도 된다는 장점이 있죠 ㅎㅎ

경주 생활하면서 경주 곳곳에 구석구석 숨어 있는 여행지, 답사지를 버스로 이동하며 일일이 찾아다니는 건 불가능했다. 그래서 가끔 렌터카를 이용해 버스가 닿지 않는 곳들을 찾아다니지만, 일반적으로는 버스를 이용한다.


  그래도 대한민국 수많은 도시들 중 이 정도의 버스 교통망을 갖춘 곳도 흔치 않다. 원래부터 유명한 관광도시였기에 대중교통망은 어느 도시에 못지 않게 잘 구축되었던 것같다.


  서울과 부산 같은 대도시는 버스보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이들 도시들은 같은 도시 안에 있더라도 버스를 타고 거리가 먼 곳을 찾아가려면 몇 번을 갈아타야 하거나 시간도 많이 걸린다. 교통 체증도 자주 일어나 지하철, 전철을 이용하는 것이 상당히 쉽고 편하다.

  부산에서는 버스를 이용하여 차창 밖 풍경을 구경하려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었다.  부산 최북단의 노포 종합터미널에서 부산 중구의 여행지들, 자갈치시장이나 감포문화마을, 항구 일대, 국제시장 등을 버스로 가려다가 버스 편이 없을 뿐 아니라 몇 번을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결국 지하철을 탄 기억이 있다. 부산만큼은 아니지만 서울도 그렇다. 아무 볼거리 없는 지하철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었다.


  경주는 유명 관광지 상당수가 시내에 몰려 있어 마음만 먹으면 걸어서도 얼마든지 다닐 수 있고, 인근 여행지로 통하는 버스망도 도시 크기에 비해서는 잘 되어 있다. 자전거 대여도 쉽고, 스쿠터도 빌릴 수 있다. 경주의 고속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걸어서 노동동-노서동 고분군, 대릉원, 첨성대, 월성, 안압지, 경주국립박물관으로 연결해서 갈 수 있고, 버스편도 많다. 경주역 건너편 정류장에는 경주의 거의 모든 버스가 다 지나간다.


그런데 경주 버스는 두 종류가 있다. 입석 버스와 좌석 버스.  2016년 12월 현재 입석버스는 1300원, 좌석버스는 1700원을 받는다. 외지인이 경주 버스를 이용할 때는 100원짜리, 500원짜리 동전을 준비하면 좋다. 없으면 1000원짜리 두  장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한다. 보통 경주 외곽으로 나가는 버스가 1700원을 받는 경우가 많으며, 경주 시내를 이동하는 버스가 1300원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시내에 사는 주민들은 입석버스를 주로 이용한다.   따라서 불국사나 감은사지, 대왕암, 양동마을, 보문단지, 남산 삼릉골 등 경주 시내를 벗어난 곳의 유명 여행지를 가려면 1700원이 필요하다.


  아랫 동네 울산광역시의 경우 모든 버스 요금이 1300원으로 통일되어 있어 울산광역시 내의 어디를 가더라도 1300원이면 갈 수 있는데, 경주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 좀 불만스러웠다. (울산은 전국적으로 가장 물가가 높은 도시 중 하나이다) 흔히 경주 물가가 비싸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그 일면을 여기에서 엿볼 수 있다. 물론 모든 물가가 다 그렇지는 않다.


  입석버스와 좌석버스의 차이는 좋고 나쁜 버스의 차이가 아니라 좌석의 숫자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좌석버스는 의자 두개씩 좌우로 네 개의 의자를 배치하여 통로가 좁지만 앉을 자리가 많다. 마치 관광버스나 시외버스 같은 형태이다. 입석버스는 서울의 시내버스와 같은 배치이다. 앞쪽에는 좌우 양쪽에 좌석이 하나씩만 붙어 있고, 뒤쪽에 두자리가 붙은 좌석들이 있다. 사람들이 서 있는 공간이 많다.

  버스에는 측면에 입석버스, 좌석버스라고 쓴 글씨가 있어 구별할 수 있으며, 버스 문이 열리면 문 앞에 요금이 붙어 있어 잘 볼 수 있다. 혹은 버스 측면에 요금이 붙어 있는 경우도 있다. 


경주의 버스 노선이나 운행은 금아버스 홈페이지에서 찾으면 된다. 서울, 부산이나 대도시처럼 자주 다니지 않는 버스들이 있으니 - 대도시 사는 사람들은 지하철에 익숙해서 버스가 금방 올 걸로 생각하고 마냥 기다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은 노선들이 많다 - 주의 확인 요망.      http://www.gumabus.com/

네이버에서도 '경주 시내버스' 치면 검색이 됨. 


택시는 요금이 비싼 편이다. 기본 2800원에서 시작하는데, 미터기 요금이 빨리 올라간다. 서울의 경우 3000원에서 시작하지만, 기본 거리가 길고 100원씩 올라가는데, 경주에서는 기본 요금 거리가 짧고 관광지 방향으로 가면 할증이 붙어 더 비싸게 나온다. 특히 보문단지 쪽으로 가거나 보문단지에서 나올 때는 할증이 붙어 생각보다 요금이 많이 나오니 주의해야 한다. 

버스가 잘 안다니는 곳을 가거나 급한 경우가 아니면 택시 이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경주에서 살면서 자료를 모으고 책을 쓰기 위해 경주에 내려온 지 두 달이 넘어간다.


그동안 최순실게이트~박근혜게이트, 대통령 퇴진을 위한 촛불시위, 대통령 탄핵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대한민국이 시끄러웠다. 내가 서울에 없으니 이 모양인가? 살짝 웃음을 흘린다. 잠깐 덧붙이자면 대통령 빨리 물러나야지 하는 생각이다. 어쩌면 저렇게까지 자기 잘못을 인지하지 못할까. 끝까지 국민 앞에 죄인이라는 말은 안하네.



경주는 참 많이 다녔던 여행지이다.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내 공부와 탐구의 대상이자 제2의 고향인 곳이다. 아마 경주 사람보다 경주를 더 잘 알지 않을까 하는 자만심도 갖고 있다.


하지만 내려와 살면서 보니 그동안 나는 그저 경주를 하나의 대상으로 하는 여행만 다녔을 뿐이고, 경주 바깥을 떠도는 여행자였을 뿐, 그들 안의 일원은 아니었고, 그저 구경꾼 정도에 불과했음을 알았다. 세계를 떠도는 어느 사진작가는 사진을 찍기 위해 그들 마을 속에 들어가 살면서 일상에서 익숙해진 다음 그들이 카메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게 되었을 때 비로소 작품 사진을 찍는다고 한다. 

나도 그런가? 경주 시내에서 아침에는 명활산에서 뜨는 해를 보고, 저녁에는 선도산 너머의 일몰을 보면서 정말 경주에서 내가 살고 있구나 하고 실감한다. 


경주 시내의 읍성



경주에 내려온 이후 거의 매일같이 다니는 성동시장. 경주역 앞에 있는, 경주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제법 사람도 많다. 경주 시내로 보면 동쪽에 있어, 경주 읍성 안 동쪽에 있는 시장이라 성동시장으로 이름 붙인 듯하다. 경주 시내에는 큰 시장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성동시장, 하나는 중앙시장. 성동시장이 규모가 더 크고 복잡한데 비해, 중앙시장은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더 정비가 잘 되어 있고 깔끔하다. 보통 외부의 여행자들은 성동시장을 많이 방문한다. 


성동시장의 명물은 한식뷔페집들과 우엉김밥.

시장 중심부 쯤에 10여개가 모여 있는 한식뷔페집은 예전 여행 다닐때부터 즐겨 애용한 곳이다. 1인당 3500원 하던 시절부터 다녔는데 지금 1인당 6000원이니 꽤 오래 됐다. 긴 의자에 앉아 눈앞에 놓인 20여 가지 반찬을 골라서 접시에 올리고 먹으면 된다. 밥은 무한 리필이고, 국은 소고기무국과 시래기국 두 종류 중 하나를 선택해서 먹는다. 물 대신 숭늉을 제공하고, 식사 후에는 디저트 식인지 옛날 야쿠르트 작은 거 하나씩 주는 집이 많다.




한끼 식사에 6000원 내고 수많은 반찬들 중 먹고 싶은 거 골라서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매력 때문에 자주 들른다.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어느 집이나 맛이 비슷비슷하고 반찬 종류도 거의 비슷하다. 같은 곳에서 재료를 제공받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매일 한번 정도는 찾아가서 먹다 보니 집집마다 손맛의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 식당 이름들은 보통 지역 명칭이나 사람 이름을 따서 지었다. 그야말로 옛날 식이다. 내가 즐겨 가는 곳은 부산식당, 현대식당, 보영식당이다. 각각 나름의 이유는 있지만, 다른 집들도 들러서 먹곤 한다. 그리고 식당 아지매와 몇마디 이야기 나누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장 잘 가는 부산식당은 아지매가 좀 무뚝뚝하기는 하지만, 정이 많아 보이며, 반찬 가짓수가 가장 많고, 이 집의 시래기국이 괜찮아서 들르며, 또 잘 가는 보영식당은 아지매의 반찬 손맛이 괜찮고 소고기 무국이 좋다. 친절하고 붙임성이 있어 이야기도 많이 나누는 편이다. 무엇보다 반찬을 골라서 5000원 정도에 사갈 수 있어 내 방에서 밥 해 먹을 때 유용하다. 

아는 사람들은 경주 여행 올 때 이곳 성동시장 한식집들에 한번은 들른다. 


흔히 성동시장의 명물로 알려진 것이 우엉김밥이다. 김밥에 우엉을 주재료로 넣는다는 거 외에 특별한 건 없지만, 우엉줄기 무친 걸 김밥 반찬으로 같이 주는 것이 좀 독특하다. 가끔 먹긴 하지만 즐기지는 않는다.


내가 성동시장에서 가장 자주 사는 것은 감주, 서울 말로 식혜이다. 집에서 만든 식혜라 달고 맛있다. 음료수 대신 먹다 보니 감주가 생활 속 음료로 자리 잡았다. 작은 것 1500원, 중간 크기 2500원, 큰 것 4000원이다. 나는 주로 2500원 짜리를 사 먹는다. 식혜를 냉장고에 오래 두면 3일 정도만 지나도 상하기 쉬워 큰 것은 구입하지 않는다.


서울에서는 시장 갈 일도 없고, 가더라도 재미가 없었는데, 경주에 내려와 하루 한 번, 혹은 이틀에 한 번 정도 시장을 들락거리다 보니 이제는 시장이 친숙해졌다. 무엇보다 시장 사람들이 아침부터 활기차게 오가며 장사하는걸 보면 그들의 생명력이 나를 북돋워주는 듯 하여 기분이 좋다. 


경주에 여행오는 사람이라면 성동시장에 한번은 들러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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