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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평나비축제 - 나비축제 가서 나비도 보고, 유채꽃도 보고, 육회비빔밥도 먹자

 

 

함평 천지의 고장, 축제의 고장 함평

 

함평 천지’.

전라남도 함평 사람들은 자기들 고장을 이렇게 부른다. 세상 천지에 자기 고장의 이름을 ○○ 천지라고 이름 붙이는 지역은 대한민국에서 여기 밖에 없다. 전남 서쪽 해안에 붙은 인구 35천명 남짓한 고장 치고는 꽤 과장된 표현이다.

 

하지만 그만큼 지역민들의 자기 고장 사랑이 지극하며, 자부심과 자존심도 무척 강한 고장이다.

아마도 경기도 이천 쌀만큼 질 좋은 쌀을 생산하는 지역이고, 육즙이 풍부해 감칠맛이 나고 부드러운 함평한우의 고장으로 이름난 데다, 당도 높은 단 호박 등이 명성을 높이고 있어 적어도 농업 생산에 있어서는 남부럽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 함평은 축제의 고장으로도 이름 높다.

함평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는 몰라도 함평나비축제는 들어본 적이 있을 정도로 축제의 이름값이 높다. 전국 각지에 나비가 살고 있는 고장이야 수두룩하게 많지만, 이를 축제의 테마로 삼아 성공한 고장은 함평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함평에서 생산되는 쌀에도 함평 나비쌀의 브랜드가 붙어 명품 브랜드로 고공행진 중이다. 실제로 대중의 평가도 좋다고 알고 있다.

 

 

올해로 20회째인 함평나비축제는, 이름만으로는 특별날 것 없는 축제가 의외로 볼거리, 체험거리가 많아 크게 알려지면서 대한민국 내에서 손꼽히는 봄 축제가 되었다.

 

1999년 지방축제가 막 활성화되고 있을 때, 생태 체험을 내세워 차별화시킨 나비축제가 10년이 지나는 시점에서 최우수 지방축제로 발돋움하였고, 다시 10년이 다 된 지금은 매년 우수 축제로 선정되는 대표적인 봄 축제로, 수많은 외지인들이 찾아오는 성공적인 축제로 정착했다.

 

지금이야 저마다 앞 다투어 생태 환경을 내세우지만, 함평은 일찌감치 이를 축제로 만들어 가치 높은 브랜드로 만든 셈이다.

 

 

함평나비축제에 가면

 

산과 들, 바다의 혜택을 골고루 받아 남부러울 것도, 아쉬울 것도 없어 함평천지라고 부르며 자기 고장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고장 함평.

 

이 함평의 엑스포공원은 5월이면 어김없이 화려한 꽃과 나비와 생태의 천국을 이룬다. 산업사회의 성장과 함께 경쟁력을 잃어가는 농업과 환경을 다시 업그레이드하여 차별화에 성공한 축제이므로, 함평군 측에서 매년 상당한 정성과 노력을 기울인다. 어딜 가나 똑같은 행사가 있는 일부 축제와는 다르다.

 

 

축제는 보통 4월말~5월초에 걸쳐 진행되는데, 올해의 경우 427~57일에 걸쳐 진행된다.

 

축제장은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행사 무대와 나비·곤충생태관, 친환경 농업관, 식품산업관, 곤충생태학교 등이 방사선으로 뻗어 있고, 나비·곤충생태관 너머로 생태습지공원이 광대하게 펼쳐진다. 축제장 서쪽 산중턱에는 황금박쥐 생태관이 따로 있는데, 여기도 함께 가볼 만하다.

 

생태습지공원의 유채꽃밭

 

만약 축제의 행사보다 축제장 환경과 꽃들에 관심이 있다면 꼭 축제 기간 중에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4월 말부터 5월까지 내내 즐거운 꽃구경과 멋진 인공적 풍경들이 이어진다. 특히 광대하게 펼쳐진 유채꽃은 온통 노란빛으로 축제장을 물들이며 장관을 이룬다.

애초에 1999년 축제를 시작할 때 유채꽃축제를 할까 고민했다 할 정도로 유채꽃의 벌판이 인상적이다.

꽃밭 사이를 걸으며 사진을 찍는 수많은 사람들도 모두 노란색 속에 파묻힌다.

 

미꾸라지잡기 체험

 

함평나비축제는 전체적으로 가족이 함께 가면 좋은 축제이다.

나비·곤충생태관이 그렇다. 나비축제답게 나비와 곤충 표본이 전시되어 있어 나비와 각종 곤충의 생태를 눈으로 확인하고 배울 수 있다.

부모와 함께 온 어린 아이들은 나비 애벌레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특히, 생태관 안에는 살아있는 나비를 방사하여 자유로운 나비들의 날갯짓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좋은 발상이다.

 

가축몰이 체험

 

아무래도 여행객들은 체험 행사에 관심이 많은데, 곳곳에서 다양한 체험행사가 치러진다. '

해마다 체험 종류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미꾸라지 잡기 체험, 동물농장 체험, 전통 가축몰이 체험, 어린이 야외 나비 날리기, 사랑 앵무새 먹이주기 체험 등 여러 가지 체험이 잘 이루어진다. 아이들과 함께 가는 가족이라면 전혀 심심치 않다.

 

동물농장 체험 - 병아리를 만지며 즐거워하고 있다.

 

시간이 있다면 수산봉 위에 올라보자. 산 중턱에 일년내내 거대한 나비의 모양이 남아 있는 수산봉 위에 오르면 일대가 훤히 전망된다.

 

나비를 테마로 했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동식물과 생태습지, 체험관과 전시관, 야외무대와 광장을 갖춘 대규모의 축제이며, 친환경을 내세운 차별화로 성공한 축제로 자리매김했으므로 앞으로 두고두고 함평의 상징이 될 것이다.

 

황금박쥐 생태관

 

함평 육회 비빔밥도 먹고 가자

 

함평에 왔으니 함평 한우를 살짝 즐기고 가면 좋겠다. 한우가 부담스럽다면 대체할 만한 먹거리가 있다.

 

함평읍내에는 한우 비빔밥 거리가 있다. 함평천을 끼고 함평 오일장터 옆에 붙어 있는데, 식사 시간이 되면 30년 전쯤 시골 거리 같은 풍경의 골목에 수많은 사람들이 들이닥친다.

몇몇 비빔밥을 파는 집들 앞에는 줄을 길게 서는 진풍경도 연출한다.

 

 

함평 비빔밥의 특징은 육회를 올린 육회비빔밥이다. 질 좋은 한우를 생산하는 고장이다 보니 육회의 질도 좋아, 비빔밥에 육회를 올리는 것이다.

탄력 있는 붉은 빛의 고추장에 육회와 밥을 쓱싹쓱싹 비벼서 함평비빔밥에만 나오는 따끈한 선짓국과 함께 먹으면 고소한 밥맛이 목구멍과 내장에서 요동친다. 함평 쌀+함평 한우 육회+고추장+뜨끈한 선짓국의 조화가 꽤 좋다.

 

그리고 돼지비계가 반찬처럼 나오는데, 이 비계를 한 젓가락 같이 넣어 비벼먹는 것이 좋다. 함평비빔밥만의 특징이다.

 

 

한우 비빔밥 거리에는 약 10여 개의 비빔밥집들이 있다. 얼핏 보면 5~6개인데, 구석구석에 좀 더 있다. 사실 어느 집이나 맛에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닌데, 그때그때 매스컴에 오르거나 유명인이 찾아간 집들이 좀 더 붐빈다.

배고픈데 줄을 길게 서서 마냥 소문난 맛집에서 먹겠다고 평상시 성격에 안 맞는 참을성을 발휘하지 말고 줄 안 선 집에 그냥 들어가도 된다.

 

, 서울보다 가격 비싸다고 투덜대지는 마라. 최소한 들어가는 육회나 고추장만 해도 비빔밥 가격에 모자람이 없을 테니.

 

 

 

여행 정보

 

문의: 061-322-0011, 홈페이지는 http://www.hampyeong.go.kr/butterfly/

 

축제장 입장료는 어른 7000, 청소년 5000, 어린이 3000, 사전에 인터넷 예매가 가능하다.

주차는 500대 이상 가능. 하지만 주말이라면 오전 중에 가는 것이 좋다.

축제장이 넓어 많이 걸어야 하니 간편한 복장과 신발을 신을 것.

 

* 자가용으로는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방향무안~광주고속도로동함평IC에서 나와 24번 국도23번 국도로 진입, 함평읍에 들어서기 전 행사장 안내판을 따라 진입한다.

서해안고속도로 함평IC에서 나와 함평읍을 거쳐 행사장에 가도 된다.

 

* 대중교통으로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062-360-8114, www.usquare.co.kr, 30~1시간 간격 운행)에서 함평에 간 후, 함평공용터미널에서 도보로 10~15분을 걷거나 택시를 이용한다. 함평공용터미널(061-322-0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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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함평군 함평읍 수호리 1153-1 | 함평나비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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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훈 2019.06.20 16:55

    방송에 나온 맛집을 모아둔 유용한 곳 입니다. http://bit.ly/2ZAnpv0

 

 

# 논산 딸기축제 - 딸기 수확 체험하고 벚꽃 보고, 일석이조 체험하러 가자.

 

 

논산 딸기

 

 

오돌도톨 빨간색 몸통과 부드러운 흰색 속살의 새콤한 맛

 

딸기는 과일일까. 채소일까.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식물학적으로 말하면 딸기는 채소이다. 채소류에서 열매가 나오는 열매채소라 한다. 보통 나무에서 열매가 열리면 과일이라 하니, 딸기는 과일이 아닌 셈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채소도 아니고 과일도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식물학적인 분류를 뛰어넘는 애매함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채소냐 과일이냐의 논쟁은 우리 삶에 큰 의미는 없고, 우리는 그저 상식적으로 과일로 알고 있으니 과일로 알고 먹어도 몸에 별다른 지장은 없다.

 

 

오돌도톨하지만 먹음직한 빨간색의 둥그스름한 몸통, 물에 적당히 씻어 물기 가득한 그 몸통을 한 입 깨어 물면 하얀색 속살이 드러나고, 입안에서는 한동안 새콤달콤한 맛과 향이 감돈다.

우유나 아이스크림, 주스, 잼 등 수많은 가공식품의 원료가 되기도 하지만, 역시 딸기는 과일 자체로 먹어야 제 맛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 딸기는 5월이라야 먹을 수 있는 과일이었다. 보통 노지 재배를 할 경우 5~6월에 수확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딸기가 하우스재배를 통해 생산되므로 5월이 되면 딸기의 수확이 거의 끝난다.

 

덕분에 우리는 추운 겨울부터 봄철에 이르기까지 약 4개월 이상 시중에서 딸기를 대하고 사 먹을 수 있다. 이렇게 오랜 기간 우리 땅에서 생산된 제철 과일을 먹을 수 있는 경우도 드물다.

 

본래 일제 강점기 때 일본으로부터 들어온 딸기는 2000년대 초반까지 육보, 장희 등 일본 품종의 딸기가 주류를 이루었지만, 한국 농업계의 끈질긴 노력으로 설향이라는 토종 품종이 개발되었고, 지금은 전체 생산량의 약 90% 정도가 설향 딸기이다. 이 설향 딸기가 인기 수출 품종이 되어 지금 우리나라는 전 세계 5대 딸기 수출국 중 하나로 올라서 있다.

 

 

그래서 그런가. 현재 딸기는 경기도부터 전남, 경남까지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다. 주요 생산지만 열 손가락에 꼽기도 힘들 정도로 전국화 되어 있다. 저마다 기름진 농토, 맑은 물, 풍부한 일조량을 배경으로 높은 당도의 딸기를 생산한다고 홍보하는데, 이 숱한 딸기 산지들 중 매년 축제까지 하면서 자기 고장의 딸기를 홍보하는 곳이 충남 논산이다.

 

현재 약 1800여 호의 딸기 농가에서 연간 3만 톤 이상의 딸기를 생산하고 있으니 손꼽히는 딸기 생산지가 맞다.

 

딸기 수확 체험

 

논산 딸기축제는 해마다 4월 초에 개최하는데, 올해는 44일부터 8일까지 열린다.

 

사실 딸기 생산과 맛의 절정기를 약간 넘어선 시기이지만, 굳이 이 때 열리는 것은 논산 일대의 벚꽃이 만개하는 때이기에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시기를 맞추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벚꽃축제를 따로 개최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딸기축제라는 이름으로 통합되어 있다. 벚꽃축제는 전국적으로 꽤 많지만 딸기축제는 희소성이 있어서이다.

 

딸기 케이크 만들기 체험

 

축제보다 즐거운 딸기 수확 체험

 

딸기축제의 축제장은 북쪽에서 논산시내를 휘감아 도는 논산천 둔치의 행사장이다. 축제 행사는 딸기가 전면에 나설 뿐 다른 축제 행사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각종 공연과 경연, 불꽃놀이, 홍보를 위한 딸기 판매와 시식 행사들이 있다. 딸기 홍보가 주목적이라 행사장에는 딸기를 판매하는 공간이 많다.

 

그 외 딸기와 관련된 딸기 케이크 만들기, 딸기잼 만들기, 딸기 수확 체험 등의 체험 행사가 있고, 기타 다른 행사들은 어디에나 있는 체험 행사들이다.

 

 

딸기축제를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역시 딸기 수확 체험이다. 축제에 오는 많은 가족 여행객들의 주 테마이며, 이 점을 논산시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축제 기간에는 논산시에서 주요 딸기 농가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20분 간격으로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딸기 농가에서는 찾아온 방문객들에게 1인당 10,000원씩을 받고 딸기를 담을 팩을 하나씩 나누어준다.

 

, 하우스 안에 들어가서 먹고 싶은 만큼 마음껏 드시고, 좋아 보이는 딸기는 팩에 채워서 나오세요. 팩에 너무 꽉 채우진 마시고요. 딸기가 눌려서 상하니까요.”

 

 

이럴 때 한국 사람들은 예의 그 화끈하고 욕심 많은 성격대로 비닐하우스 하나를 초토화시킨다. 약간 오버하면 태풍이 한번 휩쓸고 간 느낌이다.

빨갛게 익어 탐스럽고 먹을 만한 딸기는 물론이고 구석구석을 뒤져 빨간빛이 보이면 어김없이 다 따서 입에 들어간다. 하나 적당히 채우라는 팩은 여지없이 뚜껑을 덮을 수 없을 정도의 높이로 넘쳐난다.

 

특히, 아이들 데리고 나온 어머니들 팩은 엄청나다. 어떻게 저렇게 산처럼 쌓아 올렸나 싶을 정도. 팩이 안 닫히니 고무줄로 통째 묶어 버린다. 입이 딱 벌어지고 감탄사가 나온다. 고무줄까지 준비하는 저 센스. 저 정도면 아마 처음이 아니리라.

개인적으로 여러 딸기 따기 체험장을 다녀봤는데, 이 풍경은 대한민국 어디나 비슷하다. (^^;)

 

 

그래서 딸기 농장은 단체로 오는 것보다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걸 더 좋아한다. 단체로 오면 하우스를 초토화시키지만, 개인이나 가족 단위로 오면 비교적 절제한다.

 

이 딸기 수확 체험은 축제 행사와는 별도로 계속 진행된다. 이미 2월부터 진행했고, 5월까지는 개별 농가에서 계속 진행한다. 다만 축제 이외의 기간에는 개인적으로 직접 찾아가야 한다.

 

 

 

논산 관촉로 벚꽃길에서 벚꽃 즐기기

 

1996년 군에서 시로 승격한 논산시는 여전히 인구 15만 내외의 크지 않은 소도시로 남아 있어 도시라고는 해도 농촌 느낌이 남아 있는 정감 있는 도시이다. 이 논산에는 여러 곳에 벚꽃길이 있는데, 축제 행사장과 관련하여 가깝게 갈 수 있는 곳이 관촉로이다.

 

 

이 논산시의 구시가지에서 취암동 일대의 벌판을 지나 관촉동 관촉사에 이르는 4km의 관촉로가 벚꽃길이다. 대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45~10일 경에 절정을 이루는 벚꽃은 관촉로 양쪽에 무성하게 피어올라 새하얀 구름띠를 이룬다.

특히, 봄날의 싱그러움이 감도는 벌판을 가로지르며 직선으로 뻗어나간 벚꽃길과, 오래된 느낌의 굽이굽이 옛 동네길을 따라 곡선으로 돌아가는 벚꽃길이 연결되어 좋은 대조를 이룬다.

 

그런데 축제 시기가 되면 보통 취암동 일대의 직선 벚꽃길은 교통 통제가 되어 차들이 통행하지 못한다. 여행객들 입장에서는 참 편안하고 좋은 벚꽃길을 감상할 수 있는 적절한 기회가 된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기는 해도 따스한 햇살, 시원한 봄바람을 맞으며 느긋하게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이용해 천천히 페달을 밟아나가는 여유로운 모습들이 보기 좋다.

 

 

축제장에 가까운 벚꽃길이 교통 통제가 되어 조금 혼잡하다면, 관촉사 일대의 벚꽃길은 좀 더 시골 냄새가 나며 밑둥이 굵고 오래된 벚나무들이 아늑하게 휘어져 더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가는 김에 관촉사에 들러 명물 석조미륵보살 입상을 보는 것도 좋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석불이라는 평가답게 높이 19m의 대형 석불인, 별칭 은진미륵은 머리와 머리에 쓴 갓 부분이 몸 전체의 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기형적인 모양 때문에 더욱 명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사람 붐비는 것이 싫고 좀 더 한가로운 벚꽃길을 원한다면 관촉사 앞길에서 논산저수지(일명 탑정저수지)에 이르는 코스를 추천한다.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한적하고 조용하여 축제장 근처의 길과는 분명하게 대비된다. 차가 있다면 저수지를 한 바퀴 도는 것도 좋다.

 

이 고장 사람들이 탑정호라고 부르는, 거대한 논산저수지는 마치 큰 호수 같은 안정감과 아늑한 분위기가 있어 좋다. 수문을 지나 저수지를 따르면 도로 옆으로 수면이 넘쳐 오를 듯 가까이 붙어 있고, 도로를 따라 예쁜 카페와 호텔, 음식점들이 점점이 배치되어 아기자기한 경치를 더한다.

 

 

황산벌로도 불리며, 1400년 전, 그 유명한 신라의 김유신 군대와 백제의 계백 결사대가 한 판 붙었던 논산 벌판. 묘하게 지금은 그 인근에 전국에서 가장 큰 신병 훈련소가 있는 곳. 그 벌판에 들어선 논산시.

 

특히 가족여행을 갈 경우, 딸기축제가 벌어지는 이 논산에 들러 즐거운 딸기 수확 체험과 벚꽃길을 즐기면 봄 여행길의 만족도가 꽤 높을 것이다.

 

 

여행 정보

 

축제장 주소: 충남 논산시 강변로 370 (대교동 319)

문의: 논산딸기축제 추진위원회 041-746-8386~9, www.nsfestival.co.kr

 

* 주차는 관촉사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축제 기간 중에 임시로 운영하는 주차장 이용, 임시 주차장은 대개 700~800여대 이상 주차 가능하도록 조성된다.

 

* 딸기축제에 맞추어 간다면 현지 행사장에서 딸기를 사가는 것도 괜찮다. 가격 면에서 큰 이익은 없지만, 품질이 우수하다. 딸기 수확 체험을 하는 농가에서도 따로 딸기를 판매한다.

 

* 호남고속도로 논산IC 혹은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서논산IC에서 나온 후 논산 시내로 들어간다. 축제장은 시내 북쪽 논산천변에 있다. 서논산IC로 가면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다.

한편 논산 시내에서 관촉사로 이어지는 643번 지방도로가 벚꽃길이며, 관촉사를 지나 좌측으로 2km 들어가면 논산저수지가 나온다.

 

* 호남선 기차가 논산을 지나 편리하다. 논산역에서 축제장까지 1.5km 정도 거리이므로 충분히 걸어갈 수 있다. 벚꽃길도 마찬가지.

서울과 대전 등에서 고속버스를 이용해서 논산에 가도 된다. 역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5km 거리의 축제장이나 벚꽃길까지 걸어간다. 관촉사에 가고자 하면 논산 시내에서 관촉사에 이르는 시내버스가 약 30분 간격으로 있으니 이를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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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시 대교동 319 논산천 둔치 | 논산딸기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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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통영 동피랑마을, 서피랑마을 -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벽화마을의

    원조 길을  걷다

 

 

 

 

동피랑 벽화마을에 가면

 

무십아라! 사진기 매고 오모 다가. 와 넘우집 밴소깐꺼지 디리대고 그라노? 내사 마, 여름 내도록 할딱 벗고 살다가 요새는 사진기 무섭아서 껍닥도 몬벗고, 고마 덥어 죽는줄 알았능기라.”

 

이게 무슨 말인가? 외국어인가? 분명히 한국어인데?

글은 한글이지만, 이 글이 무슨 뜻인지는 아는 사람만 안다...

 

경남 통영시 동피랑마을 입구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면 길가에 알쏭달쏭 재미있는 통영 사투리시리즈가 붙어 있다. 동피랑마을에 다녀왔다는 사람들에게 물어 보면 대부분 본 적 없다고 할 정도로 보통 방문객들에게 외면당하고 있지만, 잘 들여다보면 말 그대로 재미있다. 위 글은 그 중 하나다.

 

 

이를 번역(?)하면,

무서워라! 사진기 매고 오면 다예요? 왜 남의 집 변소까지 들여다보고 그래요? 나는 여름내 옷을 벗고 살다가 무서워서 옷도 못 벗고 그냥 더워서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요즘 벽화마을 참 많아졌다. 전국 대도시와 오래된 도시들에 가면 꼭 하나씩은 있는데, 그들 중 동피랑마을은 원조에 해당하며, 아직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모든 벽화마을이 그렇지만, 동피랑마을은 엄연히 사람이 사는 생활공간이다. 언제부터인가 마을 구경을 위해 찾는 사람들이 꽤나 많아진 이후 동네 사람들은 상당한 불편함을 겪어 왔다. 밤낮으로 찾아와 시끄럽게 떠들고 즐거워하면서 사진 찍는다고 동네 주민들 괴롭히고, 허락 없이 집 안으로 들어가고, 주민들 붙잡고 포즈 좀 잡아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 수 있다.

 의욕이 과하여 기본 매너를 잃어버린 사진 동우회 사람들 중에 그런 사람들이 꽤 있다.

 

방문객들이야 왔다가 사진 찍고 즐기고 가면 그만이지만, 주민들이야 시도 때도 없이 항상 겪는 일들이 불편할 것이다. 벽화 덕분에 철거와 이주는 피했지만, 이번에는 벽화 때문에 불편을 겪는 셈이니 세상 모든 일에 이렇듯 양면성이 있다.

 

오죽하면 한때 서울 이화동 벽화마을의 명물, 천사 날개 그림이 주민들에 의해 지워졌겠는가. 즐겁기야 하겠지만, 동네 주민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생각하면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벽화마을의 원조, 동피랑 벽화마을이 생긴 이유

 

흔히 대한민국에서 대표적인 미항으로 첫 손 꼽는 곳. 푸른 바다와 오밀조밀한 해안, 구석구석 바다 위로 솟아올라 빈틈없이 바다 사이를 채우는 숱한 섬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는 곳, 바로 경남 통영시이다.

 

봄이 되면 통영시는 온화한 바람이 불며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따뜻한 고장이 되며, 제철 살 오른 봄 도다리에 향이 강한 햇쑥을 넣어 끓여낸 도다리쑥국을 맛볼 수 있는 고장이 된다. 유달리 햇빛이 강렬하여 봄 햇살에 온몸이 포근해지는 고장이기도 하다. 봄맞이 바다여행으로 이만한 항구도시가 드물다.

 

 

이 통영항을 바로 남쪽으로 내려다보는 작은 언덕 위 동피랑 벽화마을이 요즘 전국적으로 상당히 많아진 벽화마을의 원조이다. ‘피랑이 절벽이나 벼랑을 의미하는 말로, 동피랑은 동쪽 벼랑을 의미한다. 본래 조선시대 통영성을 방어하던 동포루가 있던 곳이다.

 

원조벽화마을이다 보니 이후에 생긴 수많은 다채로운 벽화마을보다 오히려 규모가 작고 소박하다. “? 이게 다야?”라는 서울 말씨가 들려오기도 하니 말이다.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다 보니, 특히 서울, 경기권 젊은층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띌 정도로 전국구의 명소라 동피랑에서는 경상도 말보다 서울 말씨가 더 많이 들려온다. 무슨 관광특구 같은 느낌이다.

 

본래 통영시는 이 언덕의 낡은 집들을 철거하고 동포루를 중심으로 공원을 조성하려 하였다.

그런데 2007년 한 시민단체가 동피랑 색칠하기 전국 벽화 공모전을 열었고, 여기에 호응하여 일반 학생들과 미대 재학생들, 개인 등이 참가하여 담벼락에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들이 유명해지면서 방문객들이 많아지자 결국 마을이 보존되고, 통영시는 마을 꼭대기의 집 세 채만 철거하고 동포루를 복원하였다.

 

동피랑마을 쪽 동포루

 

서피랑마을 쪽 서포루

 

어느 도시에나 있었던 철거 직전의 언덕 위 낡은 마을을, 벽화를 통해 재생한 첫 번째 사례가 된 것이다. 이후로 전국 각지에는 이러한 벽화마을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서, 지금은 특수성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그저 오래 되면 다 부수고 다시 새로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틀에 박힌 개발 관념을 벗어나, 리모델링을 통해 얼마든지 새로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발상만은 우리의 문화 환경에 훌륭한 모범 사례로 남게 되어 의미가 깊다.

 

그 첫 사례가 하필이면 통영인 것도 의미심장하다.

남해안에서 첫손에 드는 미항에, 수많은 문화인과 예술인을 배출한 예향(통영 사람들은 인구 비례로 가장 많은 유명 문화예술인을 배출한 고장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하지만 문제는 요즘엔 그렇지 않다는 거다),

통영에서 탄생한 충무김밥과 꿀빵, 통영다찌, 도다리쑥국 등 다섯 손가락에 꼽기도 어려운 숱한 창의적 음식 문화들, 넉넉한 마음과 여유를 가진 통영 사람 특유의 기질이 결합하여 새로운 문화 환경이 창출된 것이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천사 날개 벽화

 

동피랑마을은 항구(남서쪽의 실제 통영 항구와 구별해서 강구안이라고 부른다) 앞의 중앙시장 동쪽, 동피랑 꿀빵집 옆 골목으로 올라가면 된다.

물론 오르는 길이 여러 갈래가 있는데, 이 길로 올라가는 코스가 가장 전형적인 코스이다. 벽화들이 하나둘 나타나는 경사진 길을 2~3분 정도 올라가면 마을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에 동피랑마을 입구임을 알려주는 표지석이 있다.

 

마을은 언덕 위 타원형의 길을 따라 한 바퀴 돌아서 원점 회귀할 수 있는 형태이다. , 좌우 어느 쪽이든 길 따라 한 바퀴 돌면 제자리로 돌아온다.

물론 겉에서 한 바퀴만 돌면 겉핥기가 되는 셈이고, 그 안에 들어앉아 있는 마을 안으로 들어가 구석구석 그려진 벽화와 전망을 돌아보면 마을의 더 다양한 생태를 확인할 수 있다.

 

 

 

마을 오른쪽 길을 따라 가면 원조 천사의 날개’ 벽화가 있다. 지금은 흔해 빠진(?) 천사 날개지만, 그래도 원조인지라 기념사진 찍으려고 줄을 선다. 모두 잠깐이나마 천사가 되고 싶은가 보다. 그런데 길을 따라가면 천사 날개 그림이 또 있다. 양쪽 다 사람 많다.

언덕 위로 올라가면 가장 높은 꼭대기에 동포루가 있어 잠시 쉬어갈 만하며 이곳에서 통영 항구 일대 전체가 잘 조망된다.

 

동포루 아래로 작은 골목들이 구석구석으로 이어지는데, 이 골목을 다니면 많은 벽화를 만날 수 있다. 골목에는 항구를 내려다보는 카페들이 여럿 있어 시간 여유가 있으면 쉬어 갈만하다.

 

약간 가파른 경사면의 <해마루언덕>과 이름도 재미있는 <몽마르다 언덕> 카페가 가장 눈에 들어온다. 재치 있는 이름 때문에 여기 들어가는 사람들이 꽤 있다. 전망도 좋다. 정말 언덕 위로 걸어 다니다 땀나고 목마르면 들어오라는 얘기니,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뜨 언덕을 잘도 차용했다.

 

 

몽마르다 언덕 카페 아래로 원피스 벽화가 있는데, 젊은층이 꽤 좋아하여 보통 10~20대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다. 벽화 인물들의 포즈를 흉내 내며 사진 찍는 이들도 많다. 나이 좀 있는 사람들은 저게 뭔가 하는 듯이 힐끔 쳐다보고 지나간다. 벽화에 대한 사람들 반응만 봐도 즐겁다. 세대 차이가 느껴진다.

 

 

서피랑마을에서 사랑 고백하고 피아노를 치다

 

동피랑이 있으니 서피랑도 있다. 동피랑마을이 비교적 오래된 벽화마을이라면, 서피랑마을은 좀 더 한 곳이다. 사실 두 마을 간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통영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의 수군이 활약했던 거점 중 한 곳이었다. 조선 선조 37(1604) 삼도수군통제사 이경준이 지금의 통영으로 통제영을 옮긴 다음 크게 번성하다가, 숙종 4(1678) 윤천뢰 통제사 때 항구 뒷산을 빙 둘러싸는 통영성을 건립하였다. 통영성은 남쪽으로 통영항을 내려다보는 언덕 위에 조성한 성()으로, 남해안 일대 최고의 군사적 거점 기능을 했다.

 

이 통영성 동쪽 언덕 위에 동포루, 서쪽 언덕 위에 서포루, 북쪽 언덕 위에 북포루를 세워 망루 겸 전망대 역할을 했는데, 바로 이 동포루 아랫마을이 지금의 동피랑마을, 서포루 아랫마을이 지금의 서피랑마을이다.

 

99계단

 

이들 중 동피랑마을이 먼저 벽화마을로 만들어지고, 동피랑마을이 전국적인 명성을 탄 이후 서피랑마을도 벽화마을로 변모하였다. 하지만 서피랑마을은 좀 더 진화된 형태의 마을이다.

 

서피랑마을 아래를 지나는 도로에 서피랑 이야기라는 안내판이 있다.

 이 안내판 오른쪽 골목길로 들어서면 벽화들이 나타나고, 눈앞에 긴 계단이 막아선다. 99계단이다. 계단 맨 아래에 여기는 서피랑, 99계단입니다라는 글씨가 친절하게 써져 있다.

하늘색 바탕색을 칠한 계단을 오르면 중간 중간 사진 찍는 포인트들이 있고, 노란색, 녹색, 주황색, 파란색, 빨간색 등 다양한 색깔의 계단이 길게 이어진다.

 

99계단

 

왼쪽으로는 오래된 집과 벽이 이어지는데, 이곳에 벽화가 그려져 있다. 계단과 벽에 그려진 그림들에는 유달리 나비가 많다. 이는 통영 출신 소설가 박경리의 상징이다. 그러고 보면 서피랑 마을은 박경리의 생가가 있는 곳이고, 곳곳에 박경리의 글이 쓰여 있다.

(박경리 생가는 99계단 위 언덕 너머 서포루 북쪽 세병관 가는 골목길에 있다)

 

계단을 끝까지 오르면 벽면에 두툼한 푸른 나무와 장미 꽃다발 벽화가 있다. 프로포즈벽화이다. 장미 꽃다발 그림이 있으니 따로 꽃을 준비할 필요 없다. 남성은 그저 무릎 꿇고 포즈만 취하면 된다.

젠장, 조금 부럽다. 왜 나 젊을 때엔 이런 게 없었지? 가벼운 마음으로 이벤트 하고 기념사진 남기기 좋구만.

 

프로포즈벽화

 

계단 중간에 오른쪽으로 피아노계단 가는 길이 있다.

가파른 언덕 측면에 난 작은 길을 산책로 삼아 걸아가면 명물 피아노계단이 나온다. 통영 출신의 음악가 윤이상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계단이다. 200년 된 후박나무 옆 피아노 건반이 그려진 계단인데, 실제로 계단마다 음정이 있어 밟을 때마다 소리를 낸다. 사람의 발이 닿으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소리를 낸다고 한다.

굳이 아래위를 오르내리며 간단한 초등학교 시절의 노래를 연주하는 정성 어린 사람들이 가끔 있다.

 

피아노계

 

조금 더 발품을 팔아 길 따라 오르면 서포루다. 갑자기 시야가 트이고 통영 시내와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동쪽 동피랑마을 위 동포루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동포루든 서포루든 모두 오래된 건물이 아니라 최근에 복원한 건물들이다. 고졸한 맛은 없지만, 양쪽 다 통영 강구안 바다를 내려다보는 맛이 시원하다 못해 쾌적하다.

 

동피랑마을과 서피랑마을은 마치 이란성 쌍둥이 같다. 모태는 같지만, 외형과 양상은 다르다. 그래서 기왕 가는 김에 한 번에 다 둘러보며 비교하면 재미가 있다. 지금 전국 각지에 존재하는 벽화마을의 원조인 동피랑마을과 벽화마을의 가장 진보적 변형인 서피랑마을은 각각의 개성과 존재 가치가 뚜렷하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마을들은 마치 과거 서울 중심부 외곽의 산 위에 있던 달동네처럼 근대 이후 항구 가까이 붙어살며 절박한 심정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했던 가난한 산 동네 마을들이었고, 재개발의 바람으로 철거 직전에 놓여 있었던 마을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 하나하나의 삶은 모두 평범하지 않고, 저마다 사연이 얽히고설킨 이야깃거리들을 갖고 있다. 벽화마을을 찾아가 이를 즐기면서도 이들의 삶의 애환이 녹아 있는 마을에서 목소리 높이고 깔깔대며 떠들지 말아야 할 이유는, 이 마을 자체가 그들의 삶터이며 생활의 현장이었고, 지금도 그렇기 때문이다.

서피랑마을에 사는 박순애 할머니의 사연을 소개하며 마친다. 99계단을 오르다보면 어느 집 벽에 붙어 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금방 눈에 들어온다.

 

내는 올해 칠학년 칠반인데, 일본에서 여덟 살에 나와서 고아로 자랐다 아이가. 신랑이 술만 먹고 안 야물어서 사는 기 참말로 힘들었다.

할배는 볼세 돌아가시고 지금은 혼자 산다. () 공장에 가서 선별작업 같은 거 함서로 용돈벌이도 하는데, 그래도 지금이 좋다. 사는 기 다 그렇지 뭐 벨 기 있겄나!

우리 살 때는 다 묵고 살기가 힘들어서 벨시리 낙이 없었다. 내는 특기도 엄꼬, 욕심도 엄꼬, 줄 것도 엄꼬, 인자 바라는 기 있다면 안 아푸고 이래 살다가 자는 잠에 가는 기지.”

 

고단하고 힘들었던 삶에 인생을 달관한 철학자의 품격(?)이 느껴진다. 할머니 말씀대로, 사는 게 별 게 있겠는가.

 

 

여행 정보

 

*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통영IC에서 나와 통영 시내로 진입, 강구안 거리로 간다. 강구안으로 들어서면 항구 풍경이 보이면서 오른쪽 언덕 위로 동피랑마을이 보인다. 강구안과 중앙시장에 주차한다.

서피랑마을은 동피랑 쪽에서 걸어가도 되지만, 충렬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거나 명정동 충렬로 길가의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면 더 가깝게 갈 수 있다.

 

* 통영 시내 각지에서 중앙시장을 경유하는 시내버스(통영 시내버스 대부분이 중앙시장을 경유한다고 보면 된다)를 이용, 중앙시장에서 내려 바닷가 강구안을 따라 3~4분 정도 걸어가면 동피랑마을 입구가 나온다.

서파랑마을은 역시 대부분의 시내버스가 가는 서호시장 정류장(증앙시장과 두 정거장 차이)에서 내려 충렬로를 따라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입구가 나온다. 동피랑마을에 먼저 갔다면 마을 뒤편 세병관-충렬사 쪽으로 걸어가도 된다. 박경리 생가가 있는 마을 뒤편 언덕과 그 아래가 서피랑마을이다.

 

* 통영 시내가 다 거기서 거기고, 통영 사람들이 외지인들에게 익숙해서 길에서 물어보면 친절하게 잘 안내해 주는 편이다. 잘 모르겠으면 지나는 사람 붙잡고 물어 갈 것.

 

* 통영은 먹을 게 많은 고장이다. 동피랑 마을 아래의 바닷가 강구안에는 충무김밥집과 꿀빵집들이 즐비하다. 맛에 큰 차이는 없으니 현장에서 보고 마음에 드는 집에 가도 된다.

항구 골목 안에는 술값만 내면 안주는 무한정 나오는 다찌집들이 수두룩하다(요즘은 1인당 얼마 하는 식으로 계산하는 집이 많다. 어쨌든 안주는 해산물 위주로 계속 나온다). 맛집으로 소문난 곳보다 현지인이 추천하는 곳에 가는 게 더 낫다.

 

또 통영은 굴 양식의 메카이니 곳곳에 굴 요리하는 집도 많다. 굴밥, 굴전 등 전통의 굴 요리 외에도 동피랑 마을 입구에는 굴 피자, 굴 오일 파스타 등을 파는 집도 있다.

 

 

 

# 덧붙이는 말

 

통영을 아직도 한국의 나폴리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 나폴리를 가본 사람이라면 이런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걸 안다.

 

나폴리는 항구나 도시 자체보다 주변의 바다, 예를 들어 소렌토나 카프리 같은 곳들이 훌륭하다. 도시 자체는 한마디로 생각보다 별로이다. 더구나 브라질의 리우처럼 보이는 곳만 번드르르하고 실제로는 문제도 많으며 심한 빈부격차에 범죄도 많은 곳이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미항들 중에서 한국의 시드니’, ‘한국의 리우같은 용어는 거의 사용 안하는데, ‘한국의 나폴리라는 말은 꽤 사용한다. 아마 유럽, 특히 역사와 전통이 깊은 이탈리아의 도시라는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유럽과 이탈리아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기계적으로 한국의 나폴리라는 명칭을 아무데나 갖다 붙이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비유도 적절한 비유를 해야지, 제발 문화사대주의 같은 이런 명칭 좀 쓰지 말자.

 

서피랑 99계단의 명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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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시 동호동 118-1 | 동피랑벽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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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남산 석가사지와 불무사지

 

 

 

 

"폐하도 진신석가를 만났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서기 699, 신라의 효소왕은 당나라 황실의 복을 빌려고 지은 망덕사의 낙성회에 참석하였다. 왕실이 직접 돈을 내서 만든 절이니 생색도 낼 겸 시간을 내서 화려하게 행차했을 것이다.

 

그때 행색이 거의 거지꼴인 승려 한사람이 몸을 구부리며 들어와 왕에게 요청하였다.

 

빈도도 이 재에 참석시켜 주십시오.”

왕은 끝자리에 앉도록 허락하였다. 마음속으로야 탐탁치 않았겠지만, 겉으로는 왕의 관대함을 보여 줘야 했을 것이다.

 

행사가 끝나자 왕은 가벼운 마음으로 거드름을 피우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

그대는 어디 사는가?”

비파암에 있습니다.”

돌아가면 다른 사람들에게 국왕이 친히 공양하는 재에 참석했다고 말하지 말게나.”

 

그러자 승려가 웃으며 말했다.

폐하께서도 남들에게 진신 석가를 공양했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하고는 한 방 맞은 듯 놀라서 당황해하는 왕 앞에서 몸을 솟구치더니 하늘에 떠서-무슨 아이언맨처럼- 남쪽으로 사라졌다.

 

비파골의 이름을 낳게 한 비파암

 

왕은 놀랍고 부끄러워서 사람을 시켜 빨리 쫓아가도록 하였다. 하늘로 날아올라 사라진 승려를 어떻게 쫓아갔는지는 모르지만, 그 승려를 놓치면 안 되는 추적자는 죽을힘을 다해 달려갔을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실무자는 피곤하다.

아마 날개 달린 천마라도 타고 추격한 모양이다. 결국 승려를 찾아냈다.

 

승려는 망덕사에서 바라보는 남산을 넘어가 삼성곡 어느 바위에 지팡이와 바리때를 벗어놓고 사라져버렸다. 오랜만에 하늘을 날았더니 힘들고 몸에 땀이 나서 벗어놨는지, 아니면 일부러 흔적을 남기려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추적자는 이를 확인하고 돌아가 왕에게 보고하였다.

그러자 왕은 비파암 아래에 석가사를 세우고, 그가 사라진 바위에 불무사를 세워 지팡이와 바리때를 나누어주었다.

 

고려시대 일연의 <삼국유사> 감통 편에 있는 이야기이다.

<삼국유사>를 쓴 일연은 이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효소왕과 이름 없는 승려의 이야기가 전하는 현장, 망덕사지

 

설화에 숨은 시대 현실과 비판 의식

 

왕이 일반인을 향해 날 만났다는 걸 말하지 말라고 하는 이야기는 불교와 관련된 설화에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이럴 때 등장하는 일반인은 보통 가난하거나 볼품없이 생긴 사람, 혹은 아이들이다. , 대개 사회적 약자로 보이는 사람들인 셈.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난다. 갑자기 그가 왕도 석가(혹은 보살)를 만났다는 걸 말하지 말라고 하고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왕이 당황해서 쫓아가지만 -물론 왕의 체면이 있지 자기가 직접 쫓아가지는 않는다- 그를 발견하지는 못한다.

 

이런 이야기들은 일차적으로 정치권력을 견제하는 종교적 권위를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보통 종교계 쪽에서 나온다. 최고의 현실 권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세상 사람들의 정신을 지배하는 종교의 권위를 무시하지 말라는 의미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에서 왕은 항상 자신을 낮추고 종교계에 무엇인가를 베푼다.

 

하지만 조금 더 파고 들어가면, 화려하고 겉치레가 많아진 왕이라는 현실 권력에 대해서 스스로를 낮추고 본질을 추구하라는 일반인 혹은 시대의 요구를 반영한다. 약해 보이는 사람이라고 우습게보지 말라는 의미에 더하여 종교에 현실의 권력 관계가 반영되는 세태를 비판한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과 신분의 격차가 불교에 그대로 반영되어 불교의 본질을 잃어가고 있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다.

 

알고 보면 이 초라한 행색의 승려가 했던 말은 왕에게만 한 이야기가 아니다. 어쩌면 당시 망덕사 낙성식에 참여한 어느 승려가 실제로 했던 비판적인 목소리가 반영된 이야기일 수도 있다.

 

남산 능선에서 내려다본 비파골

 

<삼국유사>를 쓴 일연은 고려시대 몽골 침입기를 온몸으로 겪은 동시대 사람이다.

그것도 세속을 초월해 도만 닦은 승려가 아니고 왕에 의해 국사의 자리까지 올라간 승려이다. 몽골 침입에 온 국토가 유린당하는 모습과 동시에 강화도에 피난 간 최씨정권과 불교계가 강화도에서 호의호식하며 온갖 행사와 이벤트를 벌이면서도 정작 몽골군과 정면 대결해서 싸우지는 않는 모습을 보며 당시의 현실 권력에 비판적인 의식을 갖지 않았을까.

 

아니나 다를까 이 이야기가 실린 감통 편의 몇몇 이야기들은 은근히 현실 정치권력과 불교계의 허위의식을 비판한다. 그리고 <삼국유사>에 실린 설화 곳곳에서는 신라 때의 빈부격차와 화려한 면에 가려진 어두운 면이 자주 고발되고 있다.

 

<삼국유사>가 교과서 표현처럼 단순히 고려 후기 몽골 침입에 맞서 민족의식을 높이는데 기여한 역사서만은 아닌 셈이다.

 

, 물론 이 본질을 넘어서서 이야기를 변질시켜서라도 기어이 자기 과시욕을 드러낸 왕도 있다. 조선시대 세조다.

 

강원도 오대산에서 동자로 변신한 문수보살을 만나 피부병을 치료하지만-여기까지는 위 이야기와 같은 맥락을 갖고 있다. 문수보살이 자기를 만났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하고 사라졌으니까-, 상원사에 숨은 자객을 고양이가 튀어나와 알려줘서 암살을 피하는 기적을 만난다. 본래 이야기에 덧붙여진 이야기이다. , 자기가 천명을 받아서 쉽게 죽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속리산 법주사 입구의 어느 소나무가 자기 지나갈 때 알아서 팔을 들어줘서 고맙다고 정2품의 파격적인 벼슬을 내린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이 소나무에 자객이 숨어 있는 것을 소나무가 가지를 들어 숨은 자객을 드러나게 함으로써 암살을 피할 수 있었다고도 한다. 어느 이야기든 본질은 같다) 이런 파격적인 권한을 가진 사람은 왕 이외에는 없으니 국왕의 권위와 권력을 한껏 과시한 셈이다.

 

불교 사찰과 관련된 스토리에 자기 권력을 과시하는 스토리가 포함되었으니, 세조의 이런 자존감과 과시욕에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물론 불교를 철저히 억눌렀던 억불정책의 조선시대에 유일하게 불교를 보호한 왕이었으니 이런 스토리를 넣어도 불교계가 뭐라고 하지는 못했을 거다. 그래서 오늘날 남아 있는 세조와 불교계와의 스토리에는 왕이 자신을 낮추거나 고개를 숙이는 예가 없다. 항상 불교계 위에 서서 불교계에 뭔가 특혜를 내리는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다.

왕의 권위와 권력을 빌려서라도 생존이 절박했던 조선시대였으니 당시 불교계는 이런 이야기 구조를 인정하지 않았을까.

 

하여간 <삼국유사>에 실린 이 이야기는 왕과 불교계, 그리고 당시 시대 현실을 어느 정도 통찰할 수 있는 풍성한 의미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 왕권과 친밀하고 가까우면서 지배세력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었지만, 때로는 왕권을 견제하거나 비판하기도 하고 당시 신라의 일반 백성들과의 연계 고리 역할도 하는 불교계의 모습도 담겨 있다.

 

초라한 승려로 변신한 석가의 흔적이 마지막에 머무른 곳이 당시 신라인들의 성지이자 마음의 고향이랄 수 있는 남산인 것도 의미심장하다. 신라 민중들이 어렵지 않게 불교를 가깝게 대하고 그들의 신앙심이 골짜기마다 곳곳에 펼쳐진 경주 남산.

 

경주에서 울산으로 가는 루트(남산 동쪽과 토함산 일대)에 왕권과 왕실, 신라 지배층의 힘과 영향력이 표현된 사찰과 문화유산(불국사, 석굴암, 사천왕사지, 망덕사지, 신라 및 통일신라 여러 왕의 무덤 등)이 많이 남아 있다면, 경주에서 양산으로 가는 남산 서쪽 루트는 상대적으로 토착적, 민간적 요소가 강한 문화유산들이 많이 남아 있다.

 

바로 이 남산 서쪽 골짜기, 석가의 흔적이 머무른 곳이 지금의 석가사지와 불무사지이다.

 

                                                        석가사지 주변 탑의 부재들

 

 

남산 석가사지와 불무사지를 찾아가는 길은 고행길이다

 

초라한 승려로 변신한 석가가 망덕사에서 남산을 넘어 약간의 흔적을 남기고 사라진 골짜기는, 이 남산 서쪽의 숱한 골짜기들 중 현재 비파골이라 불리는 골짜기이다.

왕이 승려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었을 때 승려가 비파암에서 왔다고 했는데, 그 이름을 따서 비파골이라 했던 것 같다.

 

석가사지와 불무사지를 찾아가는 길은 고행의 길이다. 길 찾기가 어렵다. 개인적으로 작정하고 찾아갔어도 두 번을 찾지 못하고 실패했던 길이다.

 

일연이 <삼국유사>를 쓸 때까지만 해도 존재했던 사찰들이 지금은 폐사된 지 오래인데다 복원도 되어 있지 않아 길의 흔적 자체가 상당히 지워져 있다. 그래서 숲이 무성하게 우거지는 5~10월 정도까지는 접근도 어렵다. 그러니 겨울이나 초봄에 찾아가야 한다.

 

이곳에 가려면 남산 서쪽에서 가장 유명한 삼릉골을 지나 용장4리 버스정류장을 찾아가야 한다.

그 건너편이 비파골 입구이다. 비파골 입구에서 길을 더듬어 골짜기를 타고 오르다 길이 헷갈리는 지점들이 나타난다. 보통은 오른쪽으로 보이는 희미한 흔적의 길로 가야 한다.

실수로 왼쪽 길로 접어들면 비파골 3층석탑(정식 명칭은 비파곡 제2사지 삼층석탑)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데, 이 탑을 지나면 능선을 따라 정상부로 올라간다. , 길을 잘못 든 것이다.

 

 

놓치지 않고 석가사지를 찾아가려면 갈림길이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

아무런 안내판과 표시도 없는 희미한 길을 따라 가다 잘 보면 우측으로 밑둥을 잘린 나무가 작은 계곡을 건너 걸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나무를 찾으면 놓치지 않고 석가사지에 갈 수 있다.

이 나무가 걸쳐진 작은 계곡을 건넌다. 물이 흐르지 않는 아주 작은 계곡이라 그냥 걸어서 건너가면 된다. 그러면 역시 희미하게 길이 이어진다.

 

석가사지는 길을 따라 가다 경사가 급해지면서 사방의 조망이 트인 시점에 나타난다. 남산 정상에서 흐르는 능선과 이 능선에서 내려오는 산줄기들이 한눈에 잡힌다. 사실 공식적인 명칭은 비파곡 제3사지이다. 이곳이 석가사지라는 증거는 없기 때문이다.

 

가파른 경사면에 지어진 사찰이었을 듯 돌로 쌓은 축대가 남아 있다. 이 돌 축대가 눈에 잘 띠기 때문에 이를 통해 이곳이 석가사지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일대 경사면 곳곳에 석탑의 옥개석과 몸돌로 보이는 부재들이 흩어져 있다.

 

 

대개 주변을 봐선 그리 큰 사찰이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이곳에 탑만 있었고, 실제 사찰 건물은 그보다 아래쪽 비파암에 가까운 바위군 아래의 사찰터에 있었다고 보기도 한다.

<삼국유사> 기록에 비파암 아래에 석가사를 세웠다고 하니 비파암 아래의 사찰터가 진짜 석가사지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어느 쪽이든 본격적인 발굴이 되어야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석가가 지팡이와 바리때를 벗어놓고 사라진 바위 위에는 불무사가 있었다 한다. 이 불무사지는 석가사지 오르는 길가의 왼쪽 바위군 옆 희미한 길을 따라 올라가야 닿을 수 있다. 길을 잘못 가면 두 손 두 발 다 쓸 수도 있다.

 

불무사지

불무사지의 기와 파편들

전망 좋은 한 무더기의 바위군이 불무사지인데, 이 바위에 사찰 건물이 올라 타 있었다는 것이 얼핏 납득이 가지 않기도 한다. 전남 구례 사성암처럼 바위에 기둥을 박거나 바위에 기대어 기둥을 세운 다음 사찰 건물을 올려놓았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래도 주변에 수많은 기와 파편들이 지금도 흩어져 있어 건물이 있었음은 분명히 확인된다.

 

이 불무사지에서 왼쪽으로 내려다보면 석가사지가 잘 보인다. 석가사지의 전체적인 모양새를 확인하려면 이곳에 오르는 것이 확실하다. 시선을 조금 들어보면 석가사지가 들어선 골짜기와 남산 산줄기들의 모양새가 한눈에 잡힌다.

 

만약 골짜기의 이름을 낳게 한 비파암을 보고 싶다면 다시 산길로 내려와 조금 걸어 내려가서 우측으로 난 길을 찾아야 한다. 불무사지 가는 길보다 찾기 더 어려운데, 일단 길 따라 2분만 오르면 하늘을 뚫고 올라갈 듯한 비파암의 수려한 모습을 대할 수 있다.

 

사실 전체적으로 석가사지와 불무사지를 돌아보면, 주변 풍경은 수려하나 골짜기에 남은 과거의 흔적은 초라하다. 전망은 괜찮지만 주변 산줄기들이 꽉 막혀서 답답하다는 느낌도 있다. 사람의 발길도 워낙 드물어 하루에 한 사람이나 찾아가나 모르겠다.

 

하지만 <삼국유사>에 남은 이야기는 이 사찰터들의 가치를 입증한다. 그래서 두 번 찾아가는데 실패했어도 다시 길을 찾아 들어가 결국 발견했다. 그러니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바위와 돌 축대, 깨진 석탑의 파편들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오히려 이만큼이라도 흔적이 남아 있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도 모른다.

 

<경주남산 정밀학술조사보고서>에 보면 탑재가 모두 16매가 확인되었다 하니, 이로 보아 석탑 하나는 복원이 가능할 것도 같다.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골짜기 작은 사찰터에 탑 하나 세워지면 이것이 포인트가 되어 사람들의 발길을 모을 수도 있겠다. 그러면 이 사찰터들이 덜 외로울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도 괜찮다.

정말 관심이 있고 역사서 속 설화의 현장을 찾아가서 그 설화 속 장면을 상상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만 찾아오는 곳, 천년 역사의 흔적을 조용히 감추고 있는 곳, 그래서 나만 아는 곳, 혹은 극소수의 사람들만 아는 곳으로 남아 있어도 좋다. 그런 곳이 전국에 한두 곳 있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답사 정보

 

* 차를 갖고 갈 경우 경주 시내에서 35번 국도를 따라 남산 서쪽 길로 가면 경주교도소를 지나 용장4(앞비파마을)에 닿는다. 따로 주차장이 없으므로 주변에 대충 차를 세우고 용장4리 버스정류장 건너편 길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 대중교통으로는 경주 시내(고속버스터미널, 경주역 등)에서 500번대 버스(봉계, 내남 행)를 타고 삼릉, 경주교도소를 지나 용장4(앞비파마을) 정류장에서 내린다. 버스정류장 건너편에 최근에 지은 기와집이 있는데, 이 기와집 옆 작은 계곡 사이로 길이 있다. 이 길 따라 들어가면 비파골이다.

 

* 길을 알고 찾아가면 1시간이면 충분히 들어가지만, 잘 모르고 헤맬 경우 시간이 2배로 많이 걸릴 수 있다. 본문에서 말한 대로 5~10월에는 가지 말자. 안 그래도 길이 희미한데, 나무가 무성해지면 찾아가기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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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냥 2018.12.21 22:31

    정성스런 포스팅 잘보고갑니다.
    저도 꼭한번 가보고 싶네요.

# 광양 매화마을 & 해남 보해매원 - 눈 내린 듯 남도 봄맞이 매화의 현장에 가자

 

광양 매화마을 청매실농원

 

매화는 유달리 이미지가 고결하고 깨끗하다.

매화꽃을 직접 보지 못한 사람들도 고고하고 고전적이며 동양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아마 옛사람들이 난초, 국화, 대나무와 함께 사군자 중 하나로 일컫거나, 대나무, 소나무와 더불어 세한삼우(歲寒三友)라고 불렀던 데서 온 이미지일 것이다.

 

겨울에 청초한 꽃을 피우는 모습에서 고결한 선비를 연상하던 옛 양반들은 실제 매화꽃 자체를 너무 차원 높게 승화시킨 감이 있다.

 

 

그리고 매화가 피는 3월 중하순경은 음력으로는 2월이므로 옛날엔 겨울에 피는 꽃으로 인식되었지만,

양력을 사용하는 요즘엔 본격적인 봄을 알리는 봄맞이꽃으로 그 의미가 바뀌었다.

그런데 요즘에도 3월에 꼭 한 번씩은 꽃샘추위가 오고, 눈이 내려 쌓이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 막 피어나는 매화가 눈을 맞으면 옛날 선비들에게는 그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해남 보해매원

 

옛 선비들이 가진 매화의 고상한 이미지는 대개 한두 그루의 매화나무에서 온 것이며,

마당이나 집 안에 심은 매화를 보며 곁에 두고 감상한 데서 온 이미지이다. 그러나 요즘은 그저 보고 즐기는 관상용 매화나무가 아닌 매실을 생산하기 위한 생산용 매화나무를 대단위로 심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기업형 농원들은 상당히 넓은 공간에 수많은 매화나무를 심어 매실을 재배하는데, 매화가 피는 3월 중순 경에는 홍보를 위해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거나 축제를 여는 경우가 있다.

이곳의 매화는 그다지 고결한 느낌은 없다. 하지만 다수의 매화나무와 매화가 한데 어울린 풍성한 아름다움은 옛날 선비들이 전혀 보지 못했던 화려한 군락미를 보여준다.

, 매화가 홀로 기품을 보이기보다 집단으로 매력을 발산하는 곳이다.

 

청매실농원  

 

 

그런 대표적인 두 곳이 전남 광양의 청매실농원, 전남 해남의 보해매실농원(줄여서 보해매원이라 한다)이다.

숱한 매화나무가 모여 솜사탕같은 집체적인 미를 발산하는 곳, 이 두 곳에 봄맞이 여행을 떠나보자.

 

 

1) 광양 매화마을과 청매실농원

 

 

매화가 군락을 이루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가장 아름답게 피는 곳, 이미 너무 유명해서 축제장으로 이어지는 왕복 2차선 도로가 수많은 자동차들로 장사진을 이루는 곳, 바로 섬진강 하류에 해당하는 전남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이다.

 

 

3월 중순경이면 길가와 산비탈이 온통 매화로 뒤덮여, 한창 때면 산중에 눈이 소복이 쌓인 것 같은 하얀 장관을 이룬다. 화려하지 않고 다정하면서 단정한 느낌을 주는 매화가 맑은 햇살에 빛나면 그대로 꽃빛이다. 무엇보다 깨끗한 섬진강을 끼고 있어 흰 꽃빛과 푸른 강빛이 어울린 그림 같은 경치를 보여주면 그저 강가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이 마을의 매화는 1940년대 일본에서 매화 묘목을 들여온 김오천씨에 의해 재배가 시작되고,

이웃 사람들이 가세해 마을 전체에 매화를 심어 오늘날의 매화마을을 이루게 되었다.

그리고 김오천씨의 사후, 그의 둘째 아들에 의해 가업이 이어져 대단위 청매실농원이 이루어지고, 그의 부인 홍쌍리씨의 극진한 노력이 보태져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업계에서 그녀의 이름은 이제 전설이 되었다.

 

지금은 매실 명인으로 칭송받고 있는 그녀는, 여러 가지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여유와 의연함이 몸에 배여 있어 흔들리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과거에 농원이 상업화되었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농원 자체의 상업성을 고려해 볼 때, 꽃피는 시기에 사람이 많다 뿐이지 오히려 상업성은 덜 해 보인다.

 

청매실농원의 명물 항아리

 

그러다 보니 청매실농원에서 생산된 매실 제품들이 서울에도 대량으로 올라가 많이 팔리기도 하고, 홍쌍리씨가 수십 년을 저장해온 농원의 매실 항아리들은 명물이 된 지 오래다. 따라서 3월 중순에 이루어지는 매화축제도 이 청매실농원이 중심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올해 2018년에는 317일부터 25일까지 축제가 진행된다.

 

실제로 꽃구경을 할 때는 주차장에서 조금만 발품을 팔면 된다.

농원 주차장에서 좌우 산비탈로 하얀 매화를 가득 볼 수 있는데, 주말에는 꽃만큼 사람도 많다. 흙길, 산길이라 더 좋은 비탈길로 이리저리 다니며 즐겁게 재잘거리고 사진을 찍는 가족들, 패키지 여행객들, 남녀 젊은이들이 한데 어울려 구석구석을 누빈다.

 

 

농원에서 우측 길로 가면 문학동산이 있는데, 영화 <천년학>을 촬영한 이후 수많은 영화가 일부 장면들을 찍어간 초가집 세트장을 중심으로 곳곳에 많은 시인들의 시비가 놓여 있어, 시를 보며 가는 재미가 더해진다.

 

농원 중심부의 매실 항아리들은 더 이상 놓을 데가 없어 주변 비탈과 매화나무 아래 등, 틈이 있는 곳 땅을 다져서 구석마다 숨겨놓았다. 근처에만 가도 진한 매실향이 코를 자극한다.

이렇듯 전망 좋은 곳에서의 매화꽃과 산비탈, 매실 항아리가 있는 농원 풍경은 섬진강 속에 수채화로 섞여 들어 일체가 된다.

 

 

인위적으로 매화를 대량으로 심은 인공적인 농원이지만, 오랜 세월의 덮개를 씌우면서 이제는 섬진강과 산비탈, 매화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는 느낌이다. 오래도록 대표적인 봄맞이 명소로 남을 것이다.

 

 

여행정보

주소: 전남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414

문의: 061-772-4066, www.maesil.co.kr

 

축제가 한창일 때와 주말에는 교통 체증과 사람들의 행렬로 대단히 복잡하다. 주차장이 500~600대 이상 수용하지만 부족하다. 주말에 간다면 아침 일찍(9시 전) 현장에 도착하여 여유 있게 둘러보고, 12시 전에 빠져 나오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행정구역상으로는 광양에 속하지만 실제 생활이나 거리 면에서는 경남 하동권 안에 자리한다. 하동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이용하거나 하루 7회 운행하는 35-1번 다압행 군내버스 이용한다. 아침 730분에 첫 버스가 간다.

 

 

 

 

2) 해남 보해매원

 

 

대한민국 육지에서 가장 남쪽에 자리한 해남군을 다녀보면 나지막한 산들과 황토흙이 느릿한 곡선을 그리며 길게 뻗어나간 지형을 많이 볼 수 있다. 두륜산이나 달마산처럼 험하게 높이 솟은 산들도 있으나, 보통은 붉은색에 가까운 황토흙이 넓은 구릉을 그리며 그 안에 논농사를 짓는 넓다란 평야도 갖고 있다.

 

 

이 해남 땅 한 자락에서, 전라남도의 토착 기업 보해양조가 매실과 매실주 생산을 위해 운영하는 농원이 보해매원이다. 1978년에 조성되었고, 국내에서 가장 넓은 약 46(14만 평)의 넓이에 14천여 그루의 매화나무가 빽빽하게 심어져 있다.

평상시(특히 매실 수확기)에는 개방하지 않지만, 매화가 피는 시기에 맞춰 일반인들의 출입을 허용하고 3월 중순 경에 축제도 연다.

 

 

올해는 작년에 이어 AI 때문에 축제를 취소했다.

하지만 축제 행사를 하지 않는다 뿐이지 사람들의 출입은 허용한다. 보통 3월 말까지 개방하므로 시간만 된다면 주말을 피해 가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축제가 취소되어 광양 매화마을로 사람들이 더 많이 몰릴 것이니, 상대적으로 사람은 적을 것이다. 물론 너무 늦으면 꽃은 못 본다. 농원 안에 임시로 조성한 최소한의 먹거리 시설들은 그대로 있으니 325일 정도까지는 가도 괜찮다.

 

 

보해매원은 광양 청매실농원처럼 푸른 강을 끼고 있지는 않지만, 낮은 구릉에 넓게 자리하다 보니 사방이 트여 전망대에 오르면 360도 전체를 둘러보는 눈맛이 시원하다. 전망대라고 해야 농원 안 2층 집 옥상이지만, 농원 전체가 저지대인데다 이 집이 구릉진 언덕 위에 있어 시야가 넓다.

멀리 높이 약 200~300m대의 산들이 줄줄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벌판에 겨울눈이 내린 듯 하얀 바다를 형성한다. 그 위에 벌렁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고 싶다.

 

 

농원 행사장에서 사방으로 길이 뻗어 있고, 그 어디를 가든 대개 줄과 열을 맞춰 규칙적으로 심어져 있으니 매화나무들 사이로 들어가면 매화가 하늘을 가린 터널을 이룬다.

때로는 풍경이 비슷해서 길을 잃기 십상이다. 그래도 누가 뭐라 하지 않으니 매화나무들 사이에 폭 파묻혀서 사진도 찍고 하늘에 포커스를 맞춰 꽃구경도 하면 세상 행복할 것이다.

 

보해매원 진입로의 동백숲길

 

그 외에 진입로의 황토 언덕과 농원 입구의 숲길도 좋은데, 뜻밖의 동백나무와 동백꽃도 덤으로 볼 수 있다. 동백도 붉은빛의 색상을 뽐내고 있으니 동백과 매화는 꽃 피는 시기가 비슷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여행정보

주소: 전남 해남군 산이면 예덕길 125-89

문의: 061-532-4959, www.bohae.co.kr

입구와 행사장에 주차장이 있다. 모두 200대 이상은 주차 가능.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해남읍 공용버스터미널에서 산이면 행 완행버스(30~40분 간격으로 자주 있는 편)를 이용, 보해매원 입구에서 내려 안내판 길을 따라 1.8km 걸어 들어간다. 40분 가까이 걸린다.

 

보해매원 가는 길의 황토 언덕  

 

 

 

 

 

 

- 이 글은 오마이뉴스 기사로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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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군 산이면 예정리 56-10 | 보해매실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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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 지심도 - 푸른 바다와 어울린 봄 맞이 동백 감상하기

 

 

 

겨울 지난 봄의 문턱에서 찾는 꽃

 

1848년 프랑스의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가 쓴 소설 <동백아가씨(La Dame aux camélias)>1853년 이탈리아의 작곡가 베르디에 의해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라는 오페라로 만들어져 원작보다 더 유명해졌다.

(이 오페라가 일본에 들어오면서 일본에서는 원작의 동백아가씨를 일본어로 표기한 <춘희(椿姬)>라고 불렀다. 이 용어가 우리나라에도 수입됐는데, 지금까지도 춘희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이 오페라의 첫 장면이 축배의 노래인데, 화려한 사교계의 여주인공(실제로는 상류사회 남성들을 상대하는 고급 창부) 비올레타가 수많은 상류사회 남성들과 어울려 술잔을 들고 부르는 노래이다. 이 때 그녀는 가슴에 동백꽃을 꽂고 노래를 부른다.

 

 

18세기 후반~19세기 중반 유럽에서는 때 아닌 중국 바람이 불었는데, 중국산 차와 도자기, 그리고 중국산 동백꽃이 유럽의 귀족과 상류사회에 유행으로 번져 신비로운 아시아의 이미지에 더욱 화려한 덧칠을 한다.

문화적 후진국이 외래의 고급문화를 대하며 무조건적인 열광과 허영을 드러낸 사례인데, 이 때 동백은 귀족 여성들과 고급 창부들의 필수 휴대용 꽃으로 엉뚱한(?) 인기를 누린다.

물론 작품 자체는 당시의 퇴폐적이고 위선적인 사회상과 이중 윤리를 비판하지만, 보통 관객들은 화려한 무대와 귀에 익숙한 노래, 비올레타가 꽂은 동백꽃에 열광한다.

 

지심도 풍경

 

한쪽에서는 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나고 전쟁이 이어지는데다 산업혁명으로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세상을 급격하게 바꾸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지난날의 귀족 문화와 차별적 인습에 매몰되어 과거로의 인생을 즐기는 퇴폐, 향락적 흐름도 엄연히 존재했던 셈이다.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가 원산지이지만 이미 19세기에 세계화(?)된 꽃, 동백.

향기가 없는 꽃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그 강렬한 색채만으로 사람들의 눈길과 애정을 끌었던 꽃이 동백이다. 유럽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꽃이 당대 유럽인들에게 한때나마 그렇게 인기를 끌었던 것도 동백이 갖는 색채와 매력 덕분일 것이다.

 

특히, 동백은 겨울 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붉은 꽃의 이미지가 있는데, 역시 흰색에 붉은색의 대비가 워낙 강렬하여 만들어진 이미지이기도 하다.

 

지심도에서 바라본 수평선

 

그러나 사실 동백은 봄철이 제철인 꽃이다. 겨울에도 꽃을 피우긴 하지만, 일부의 사례일 뿐, 동백이 가장 제대로 꽃을 피우는 시기는 3월부터이다. 정확히는 3월 중순에 남해안 일대에서 절정을 이루고, 차츰 북상해서 서해안 일대에서는 4월까지-늦게는 5월 초까지- 꽃을 피운다.

동백이 남해안에서 절정을 이루는 3월은 과거 음력으로 따지면 2월이니 옛날에는 여전히 겨울이었던 셈. 그러니 겨울 꽃으로 인식된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양력을 주로 사용하고 3월부터 봄이니 초봄에 피는 꽃이라 해야 맞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봄을 가장 먼저 붉게 알리는 꽃, 동백을 앞장서서 맞아 보자. 동백의 명소이자 섬 자체가 동백섬으로 불리기도 거제의 지심도는 바다와 어울린 동백의 붉은 마음을 감상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이다.

 

 

 

마음을 닮은 푸른 바다 위 붉은 섬, 거제 지심도

 

조용하다가 3월부터 많아지고 중순 쯤 되면 매일 배가 꽉 차서 오니데이. 사람들이 신기하게 잘 알고 찾아옵니더.”

 

지심도 주민들은 3월만 되면 바빠진다. 갑자기 몰려드는 사람들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때쯤 장승포에서 배 타고 들어가는 작은 섬을 찾는 사람들이 동백꽃만큼 많아진다.

 

지심도 행 배에서 바라본 장승포항

 

섬 전체의 모양이 마음 심()자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 지심도. 전체 해안선의 길이가 3.7km에 불과한, 사람들이 산다는 게 신기할 정도로 작고 외딴 섬이지만, 수시로 방문하는 사람들로 그다지 외롭지는 않은 섬이다.

 

선착장에서 섬 중앙부로 오르는 길은 물론 울창한 숲속을 걸어도 모두 동백나무요, 동백꽃이 반긴다. 동백숲길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고 울창하다.

선착장에서 반대편 해안선 전망대와 망루까지 1.5km 거리에 불과하고, 해안 절벽에 다녀온다고 해도 700m 더 가는 정도이니 섬 전체를 한 바퀴 돈다 해도 2시간이면 다 다녀올 수 있다. 물론 어딘가에 머물러 사진도 찍고 휴식도 취하면 조금 더 시간을 잡으면 된다.

 

 

섬 중앙부에 비교적 넓은 광장이 있는데, 손가락을 하트 모양으로 만든 조형물이 있고, 남쪽으로 수평선을 조망할 수 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보통 이곳을 지나간다.

 

, 섬 어디서든 바다를 볼 수 있는데, 대부분 절벽과 연결된 바다는 파란색과 초록색을 섞어놓은 듯 짙푸른 빛을 띠고 있어 인상적이다.

 

지심도 해안 절벽

 

지심도는 일제 말기 일제가 설치한 포 진지와 탄약고, 탐조등 보관소가 남아 있다. 미국과 연합군이 일본의 점령지를 재점령하며 밀고 올라올 때 최후의 발악을 위해 연합군 상륙을 저지하기 위한 요새로 만든 섬 중 하나다. 우리 땅도 자기들 일본 땅으로 간주하고 일본군 1개 중대를 배치하여 최후까지 저항하도록 명령을 내려놓았던 곳이다.

일본 국왕의 무조건 항복으로 실제 전투가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제주도를 포함해서 남해안 여러 곳에 그 흔적들을 남겨 놓았다.

 

지심도에 휘날리는 태극기를 보며 일제 강점기의 생채기가 아직도 남아 있는 이 아름다운 동백섬이 우리 땅임을 새삼 되새긴다.

 

지심도 동백숲

 

 

여행 정보

 

문의: 055-681-6007, 지심도 공식 홈페이지 www.jisimdoro.com

 

거제도 장승포항에는 일반 유람선터미널과 동백섬지심도터미널 두 곳이 있어 헷갈리기 쉽다. 반드시 동백섬지심도터미널로 가야 한다. 오로지 지심도행 배만 뜨는 곳이다.

배편은 평일 8:30 10:30 12:30 14:30 16:30, 주말에는 3회 더 늘어난다. 나오는 배는 들어가는 배의 +20분 하면 된다. , 터미널에서 지심도까지 20분이면 간다는 얘기.

사전에 지심도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다.

 

지심도는 펜션과 민박집들이 여럿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서 확인하고 전화로 예약할 수 있다. 숙박하면서 아침 일출을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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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일운면 옥림리 산 1 | 지심도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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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도나그네 2018.03.09 17:09 신고

    거제 지심도에 다녀오셨군요..
    역시 동백꽃으로 유명한 이곳은 지금이 절정
    인것 같기도 하구요..
    몇년전 들려본 이곳이 다시 생각나게 한답니다..
    잘보고 갑니다..

    • 자유여행인 2018.03.09 23:11 신고

      감사합니다~~동백의 명소가 많지만 지심도는 바다가 좋아 더욱 훌륭하더군요~

  2. 고냥 2018.12.21 22:33

    사진 정말 잘찍으시네요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원주 소금산출렁다리와 한지테마파크

                    - 바람 불면 흔들흔들, 절벽 위 200m 출렁다리를 건너다

 

 

길이 200m 소금산 출렁다리를 건너다

 

올해 2018111일에 개통한 원주시 지정면 간현관광지 내의 소금산 출렁다리.

개통할 때부터 화제가 된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며 설 연휴 이전에 방문객 수가 이미 20만 명을 돌파했고, 설 연휴와 동계올림픽이 끝난 225일에는 방문객 수 30만 명을 돌파했다.

애초 목표했던 연간 방문객 300만 명 달성이 가능해진 셈.

 

이러다보니 원주시는 올 71일부터 출렁다리 입장료를 1인당 3000원씩 받기로 결정했다.

원주시의회의 심의, 의결 절차가 남아 있지만,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니 입장료에 거부감이 있거나 내기 싫은 사람이라면 그 전에 다녀가는 것이 좋겠다.

 

 

출렁다리는 주로 산에 설치한다.

충남 청양의 천장호 출렁다리처럼 호수를 건너는 경우나 전남 강진 가우도 출렁다리처럼 바다를 건너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서로 마주보는 두 개의 산봉우리를 연결하여 건너게 하는 경우가 많다.

전북 완주의 대둔산 출렁다리, 전남 영암의 월출산 출렁다리, 경기도 파주의 감악산 출렁다리 등 많은 출렁다리가 있다.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는 산에 설치된 것 중에서는 가장 길다는 200m 길이에 폭 1.5m의 다리이다.

워낙 긴데다 100m 상공에 떠 있어 아찔한 스릴을 맛보며 건널 수 있다는 점, 수도권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나왔다는 점(유재석이 벌벌 떨며 청소하는 장면) 때문에 단기간에 소문나서 주말이면 줄서서 건너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출렁다리에서 내려다본 간현 협곡 전망

 

소금산(小金山, 343m)은 작은 금강산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모르면 소금(salt)이 나오는 산인가 하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남한강 지류인 섬강이 소금산 쪽에서 깎아지른 절벽을 이루며 부드럽게 휘어져 하류로 흘러가는데, 여기에 삼산천이 합류하며 강폭을 넓힌다. 섬강으로 흘러드는 삼산천 하류는 시원한 암봉들과 푸른 계곡물이 협곡을 이루어 여름 계곡 물놀이 장소이자 휴식처로 통했다.

섬강과 삼산천이 합류하는 주변 일대가 간현관광지이다.

 

 

소금산 출렁다리에 가려면 간현관광지 입구에서 1km 거리를 걸어가야 한다. 차가 다니는 길이 있지만, 통행은 금지된다. 아마 차량 통행을 허용하면 주말에는 옴짝달싹 못하고 정체될 것이 분명하다.

출렁다리는 소금산 안쪽에 있어 걸어가는 길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간현대교와 삼산천교를 건너 조금 걷자면 오른쪽에 나무데크로 조성한 산길이 나온다.

 

 

이 나무데크 계단을 따라 500m 올라가면 출렁다리에 이른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하늘을 가로지르는 장쾌한 풍경이지만, 출렁다리를 건너갈 때면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몸무게 70kg의 성인 1285명을 감당한다고 하니 끊어질 일은 없겠지만, 바람이 불어 흔들거리기라도 하면 두려움이 밀려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출렁다리 옆 전망대 

 

출렁다리 옆에는 전망대가 따로 있다. 절벽 위에서 스카이워크처럼 툭 튀어나와 사방이 잘 전망된다. 굳이 출렁다리 위에서 겁이 없는 척(?) 전망을 내려다볼 필요가 없어 좋다. 여기서는 태극 모양으로 섬강에 흘러들어가는 삼산천(이 일대는 간현 협곡으로도 부른다)의 물줄기를 한눈에 품을 수 있다.

객관적으로는 그리 높은 곳이 아니지만, 심리적으로는 꽤 높은 지점이고, 멀리 산줄기들이 겹겹이 쌓여 보이기에 꽤 시원한 절경이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다시 돌아오거나 이어진 산길을 따라 소금산 정상으로 산행을 해야 한다. 바위오름터를 지나 소금산 정상을 거쳐 철계단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출렁다리 기점으로 2km 거리이고, 1시간 정도 걸리므로 시간 여유가 있거나 산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볼 만하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돌아내려온다.

 

간현암벽공원 암벽 타는 장면

 

출렁다리 아래의 간현협곡에는 수련원과 캠핑장, 산장 등의 숙박시설들과 식당들이 있고, 간현암벽공원이 있다. 간현암벽공원은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눈앞으로 무너져 내릴 듯한 자연 암벽에 클라이밍을 할 수 있는 루트를 여러 개 설치해 놓아 애호가들이나 전문가들이 훈련을 위해 많이 찾아든다.

그저 올려다보기만 해도 무서운데, 암벽을 타는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인 코스들이라 한다.

 

간현 협곡 풍경

 

간현관광지는 오래된 여행지이다. 중앙선 기찻길이 있어 대학생들의 MT 장소로 이용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단체로 떠들썩하게 몰려와 술 마시고 놀다 가기도 하는 전형적인 유원지였다.

단체보다는 소규모나 가족 위주로, 술 마시고 노는 것보다는 건강과 힐링 여행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여행 패턴이 바뀌면서 쇠퇴해가는 분위기였는데, 소금산 출렁다리가 들어서면서 비수기에는 한산했던 이곳이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간현 풍경열차 - 올 때는 레일바이크로 돌아온다

 

기존의 간현 레일바이크와 함께 가족이나 소규모 동호인들, 친구들이 자주 찾는 명소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람직한 변화로 보인다.

 

다만 갑작스런 관광객의 쏠림 현상으로 이들을 맞이할 편의시설이 부족하다. 주차장, 화장실, 편의점 등이 더 들어설 필요가 있다.

 

 

한지테마파크에서 한지 인형을 만들어볼까

 

 

간현에서 원주시내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고속도로를 이용해 남원주IC로 시내에 들어가면 한지테마파크에 쉽게 닿을 수 있다. 보통 한지하면 전주가 생각나는데, 이곳 원주도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 자생지로서 고려시대부터 한지 생산지였던 곳이다.

1950년대까지 한지공장이 있었는데, 1970년대 이후 펄프로 대량생산하는 종이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쇠퇴했다.

 

그래도 한지의 전통이 이어져 지금은 한지테마파크를 중심으로 매년 봄, 혹은 가을에 한지문화제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그런데 2016년까지는 가을, 2017년에는 봄에 개최했다가 올해는 <2018 한지축제-winter> 라는 이름으로 210일부터 228일까지 진행하였다.

명백히 평창동계올림픽을 겨냥한 것이다.

 

축제의 일환으로 한지를 테마로 한 각종 전시, 체험, 공연과 아티스트 워크숍이 진행됐는데, 일부 전시는 318일까지 연장한다.

 

 

축제 기간에 가도 좋지만, 축제가 끝나고 조용해졌을 때 찾아가는 것도 괜찮다. 한지테마파크의 기본 시설은 그대로 남아 있으니 말이다. 내부의 한지역사실에서 우리나라 한지의 역사와 원주 한지의 특징, 제작 과정 등을 살펴보고, 한지 공예 작품들을 감상한 다음, 한지 체험실에서 공예체험을 하면 된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한지 인형이나 육각 필통, 팬던트, 나무 등, 핸드폰 줄 등을 만들면 추억의 기념품이 될 것이다. 체험비도 3000~10000원 정도로 그다지 비싸지 않다.

(033-734-4739, www.hanjipark.com, 주소는 강원도 원주시 한지공원길 151)

 

 

여행 정보

 

주소: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소금산길 26

문의: 033-731-4088, http://ganhyeon.wonju.go.kr/hb/ganhyeon

 

출렁다리 이용시간은 하절기 9:00~18:00, 동절기 9:00~17:00 (3월은 동절기)

소금산, 간현유원지 입구에 200대 이상 수용하는 주차장이 있고, 지정대교 건너편 남한강 둔치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소금산 방문객이 늘면서 여전히 주말에는 포화상태가 된다.

 차를 갖고 갈 경우 오전에 일찍 가는 것이 좋다.

 

주차장에서 걸어가 간현대교 건너기 전에 화장실이 하나 있는데, 이후에 마땅한 화장실이 없으므로 볼일을 꼭 보고 가는 것이 좋다.

시간 되면 간현 원주레일파크의 레일바이크를 타보는 것도 추천. 간현역에서 판대역을 왕복하는데, 갈 때는 풍경열차로 구경하면서 가고, 돌아올 때 레일바이크를 탄다. 간현협곡과 터널, 섬강을 건너는 풍경이 좋다.

(033-733-6600, www.wjrailpark.com)

 

                                             소금산 등산로상의 수많은 산악회 리본들

 

 

가는 길

자가용

영동고속도로 문막IC에서 나와 우회전, 42번 국도를 타고 가다 좌회전, 88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간현관광지 입구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km 걸어가면 출렁다리 올라가는 입구가 나온다.

 

대중교통

원주역과 원주 시외.고속버스터미널에서 52, 57, 58번 시내버스를 이용, 간현관광지 앞 이나 간현역 앞 하차.

KTX 경강선을 이용할 경우 만종역에서 하차하여 대보아파트 입구까지 500m 이상 걸어 나온 다음 시내버스(52, 57, 58)를 이용한다.

 

 

 

 

 

- 이 글은 오마이뉴스 기사로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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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원주시 지정면 간현리 산 116-1 | 소금산출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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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진대게와 죽변항, 하트해변  - 대게 제철에 가는 맛 기행

   

 

 

울진대게와 죽변항

 

보통 음력 설 전후가 가장 맛있는 제철이라 하지예. 하지만 그건 가까운 바다에서 잡던 예전의 이야기고, 요즘은 멀리 나가서 깊은 데서 잡아오고, 큰 놈을 많이 잡아오기 때문에 특별히 제철이라 할 시기가 있는 건 아닙니더.”

 

경북 울진군 죽변항에서 하나대게회집을 운영하고 있는 곽영길 사장의 말이다.

과거에 대게는 육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200~300m 대륙붕 바다에서 많이 잡았지만, 물량이 달려 요즘에는 수심 500~600m 대의 깊고 먼 바다까지 나가서 대게를 잡아 온다고 한다.

박달대게처럼 속이 꽉 차고 맛있는 대게를 원하는 수요가 갈수록 늘어난 것도 먼 바다로 나가는 한 요인이다.

 

 

그런데 대게의 금어기는 6월부터 11월까지이므로 금어기가 끝나는 12월에 많이 잡히고 차츰 어획량이 줄어든다고 한다. 그러면 영덕대게로 유명한 영덕에서 부족한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이곳 울진의 죽변이나 후포로 와서 대게를 대량 구입해서 영덕으로 실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사실 우리 죽변항의 대게 어획량이 가장 많았습니더. 요즘은 포항 구룡포항이 가장 많이 잡지예. 거기(구룡포항)는 큰 배들이 많아서 한꺼번에 많이 잡는데 비해 우리는 소형 어선들이 주로 많고 자망어업을 해서 아무래도 좀 달리지예.”

 

수족관에서 대기중(?)인 대게들

 

본래 대게는 동해안 전체에서 잡힌다.

북한의 동해안은 물론 남한의 속초부터 강릉, 삼척, 울진, 영덕, 그리고 포항과 울산까지도 대게가 잡히는데, 영덕대게가 가장 많이 알려져 제철이 되면 영덕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다.

울진과 포항, 삼척 등 실제 어획량이 많은 고장보다 영덕대게의 이름값이 높아지자 과거 한때 울진과 영덕 사이에 대게 원조 고장의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물론 지금도 현재진행중이다. 과거처럼 치열하지 않을 뿐. 그러다보니 울진과 영덕에는 각각 대게원조마을이 있다)

 

 

사실 원조가 어디냐하는 문제와 현재 어디서 가장 많이 잡히느냐하는 문제는 다른 문제이고, ‘어디 대게가 가장 맛있냐하는 문제도 또 다른 문제이다. 지금은 영덕대게의 유명세 때문에 다른 지역의 대게들도 영덕으로 공수해 가는 경우가 많으니 이런 논쟁이 크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명품 쌀로 통하는 이천 쌀에 대하여 같은 들판에서 쌀을 생산하는 여주가 역시 고품질의 명품 쌀임을 내세워 홍보하는 것이나, 최고급 명품 한우로 통하는 횡성 한우에 대하여 이웃한 홍천이나 평창이 우리가 진짜 명품 한우의 고장임을 내세워 홍보하는 것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소비자에게 각인된 특정 고장의 특산물 브랜드 이미지가 쉽게 바뀌지는 않으니 대게의 경우도 영덕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는 좀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특정 고장의 특산물 브랜드가 유명해지고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것이 우연은 아니다. 다른 고장에 앞서 일찌감치 자기 고장의 특산물을 차별화시키면서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다양한 마케팅 방식을 동원해 판매해서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번 고정된 브랜드 가치는 꽤 오래 지속된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품질에 큰 차이가 없다면 유명한 브랜드보다 덜 유명해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 다양한 상품을 대하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더구나 원산지가 무의미한 상황이 됐다면 더욱 그렇다. 울진대게도 마찬가지.

 

어느 고장의 바다라고 하기 곤란한 먼 바다로 나가 대게를 잡아오는 배가 울진군 소속이면 울진대게이고, 영덕군 소속이면 영덕대게이니 이 대게나 그 대게나 큰 차이는 없다.

 

대게 집게살

 

 

죽변항에서 대게를 찜쪄먹다

 

울진에서는 주로 죽변항과 후포항에서 대게를 많이 잡는다. 울진대게를 맛보려면 이 두 곳 중 한곳에 가면 된다.

 

죽변항은 남동쪽을 향해 활시위를 크게 당긴 모양처럼 둥글게 휘어진 형태의 항구이다. 이 항구를 따라 대게와 회를 내는 집들이 길에 이어진다. 어디에 가도 크게 상관은 없다. 수족관의 대게를 들여다보며 주인에게 가격을 물어보고 적당하다 싶으면 들어가 식사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항구 끝 방파제 밑으로 들어가는데, 여기에 3~4개의 횟집들이 있다. 모두 회와 대게를 같이 취급한다. 보통 외지에서 찾을 경우 이 항구 끝까지 오는 경우는 별로 없어 주로 단골들이 많이 찾는다.

 

 

대게는 큰 찜통에 넣고 통째로 쪄먹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조리법이다. 이른바 찜쪄먹는다.

요즘엔 좀 더 다양하게 조리해서 내놓기도 하지만, 별다른 양념 없이 그대로 쪄먹는 것이 여전히 가장 맛이 좋다. 보통 식당에서는 찐 대게의 몸통과 다리를 분리해서 가위와 함께 내놓는다.

 

게는 대개 다리 부분이 가장 맛있다. 가위로 다리 아랫부분을 살짝 찝어서 반쯤 자른 다음 천천히 잡아당기면 다릿살이 통째로 끌려나온다. 이를 입에 넣으면 짭조름하면서 고소한 감칠맛이 입안에 가득 찬다.

 

대게 내장 볶음밥

 

보통 게살 먹느라 밥상 주변은 지저분해진다. 먹기에는 맛있지만, 보기에는 그다지 깨끗하지 않다.

그래도 대략 정리하고 마지막에 나오는 내장 볶음밥과 대게 미역국을 먹으면 대게 다릿살 만큼이나 뱃속이 든든해진다.

특히, 내장 국물에 김과 참기름을 넣고 비벼서 볶아낸 밥에 참깨를 올린 볶음밥의 맛은 대게 살만큼이나 기억에 오래 사무친다.

 

게살이 전혀 들어가지 않고 그저 게맛만을 내는 게맛살이 마트나 슈퍼에서 항상 잘 팔리는 걸 보면, 해산물 중 게만큼 맛있고 사랑받는 것도 별로 없는 듯하다.

더구나 몸통과 다리에 살이 꽉 찬 대게는 그래서 최고의 맛이다.

 

대게 다리살 

 

그러니 대게는 관리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남획으로 멸종될 우려가 커서 매년 철저히 금어기를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 잡을 수 있는 대게의 크기도 제한한다.

몸통 길이 9cm 이하의 대게는 포획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9cm 길이의 자를 소지하고 가서 잡아 올린 대게들 중 작은 것들은 현장에서 직접 자를 몸통에 대는데, 몸통이 자에 쏙 들어가 끼워지면 -9cm 이하이므로- 다시 바다에 던진다고 한다.

이렇게 관리하지 않으면 얼마 못가 대게를 잡을 수 없게 되므로 어민들도 이에 적극 협조한다.

 

 

드라마가 있는 하트해변

 

 

대게를 먹고 항구 뒤 언덕을 넘어간다.

죽변항은 동해안의 그 어느 항구보다 아름다운 해안을 갖고 있다.

죽변은 과거 대나무가 많은 바닷가라 하여 죽빈이라 불리었다가 죽변으로 바뀌었다. 지금도 죽변 등대 일대에는 대나무숲이 넓게 분포한다.

인근에 524(신라 법흥왕 11)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봉평신라비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미 1500년 전 신라 때부터 동해안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된 것으로 추측되는 항구이다.

 

항구 뒤편 언덕과 죽변 등대, 그리고 등대 아래의 절벽은 일찍부터 아는 사람만 찾던 조용한 절경이었으나, 바로 이곳에 과거 SBS 드라마 <폭풍속으로> 세트장 들어서면서 제법 알려졌다.

 

 

세트장 건물은 딱 하나, <어부의 집> 뿐이지만, 바닷가 낮은 절벽 위에서 푸른 바다 전체를 끌어안고 있다. 드라마 자체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세트장과 바다가 어울린 풍경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의 기념사진 촬영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죽변 등대 아래쪽 대나무숲길 쪽에서 세트장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 것이 가장 그럴듯한 포인트이다.

 

세트장 내부는 개방되어 있어 들어가 볼 수 있지만, 별다른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바깥에 나가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좋다.

 

 

세트장에서 바닷가로 내려가면 바로 발 앞에 전혀 오염되지 않은 짙푸른 바다가 출렁거린다. 낚시대를 들고 와 바다낚시를 즐기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고기가 잡히지 않아도 괜찮을 듯하다.

 

이 해안을 요즘에는 하트해변이라 한다. 바닷물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육지와 만나고, 그 사이로 작은 바위와 돌들이 줄을 지어 바다로 뻗어나가며 바다 사이를 가른다. 그래서 하트 모양이 된다.

잘 보면 하트 두 개가 겹쳐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언덕 위의 죽변 등대와 그 아래의 대나무숲길은 또 하나의 포인트이다. 죽변 등대는 16m 높이에 팔각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910년부터 지금까지 동해안 일대의 바다를 밝히고 있다.

 

 

그 아래의 대나무숲길은 길 안에 들어서면 바깥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고 울창하여 좋은 산책 코스로 인기가 높다. 가끔 바다가 보이는 지점이 사진 촬영 포인트가 된다. 저녁 어스름 무렵부터 한밤중까지 이 일대는 밤바다와 산책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발길이 이어진다.

드라마는 잊혀져도 세트장 풍경은 오랫동안 살아남아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동해안 곳곳에서 대게축제를 벌이는 시기가 왔다. 속초부터 포항까지 동해안 전체가 대게 요리로 밤을 밝히고 곳곳에서 대게축제의 파도가 일렁거린다. 이럴 때 울진 죽변항으로 가보길.

대게의 제철에 동해안에 가서 대게와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같이 즐기기에 죽변항 만한 곳도 별로 없다.

 

 

올해 울진군에서는 31일부터 4일까지 4일 동안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를 개최한다. 장소는 후포항 왕돌초광장과 부두광장 일원. 대게 경매, 대게춤 연희단 공연, 대게풍어 해원굿 등의 행사, 해산물 요리체험, 요트 승선 체험, 등기산 대게길 걷기 등의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문의: 054-789-5485, http://www.uljin.go.kr/crab)

 

 

 

여행 정보

죽변항 항구를 따라 대게를 내는 집들이 길게 이어진다. 어느 집이든 가격과 밑반찬의 구성에 큰 차이는 없다. 대게의 시세는 크기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며, 거의 매일 조금씩 달라지지만 대개 큰 것은 한 마리에 5만원 이상 한다. 3인 기준으로 큰 것 두 마리는 먹어야 배가 찬다.

 

참고로 필자가 인터뷰한 하나대게회집 연락처는 054-783-8918

 

죽변항은 항구를 따라 차를 댈 수 있는 주차 공간이 있고, 드라마 세트장이 있는 언덕에는 10여대 이상 댈 수 있는 주차장과 길가에 2~3대씩 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따로 주차료나 입장료는 없다. 세트장인 <어부의 집>은 오전 9~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

 

 

가는 길

자가용

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동해안 7번 국도삼척부구죽변

혹은 포항7번 국도영덕울진죽변

 

대중교통

삼척과 울진을 연결하는 시외버스, 혹은 울진에서 죽변, 부구로 운행하는 군내버스를 이용, 죽변에서 하차한다. 항구에 가깝게 가려면 군내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버스편은 20~30분 간격으로 자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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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리 | 죽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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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 계방산 - 하얀 설국의 평창 최고봉에서 평창 전체를 내려다보다

 

 

저 북쪽 끝에 보이는 게 설악산, 여기 옆에 있는 게 오대산, 저기 하얀 눈길이 산 아래로 줄줄이 내려가는 것처럼 보이는 게 바로 용평리조트 스키장이야.”

 

산줄기가 막힘없이 뻗어나간 정상에 오른 등산객이 동행한 사람에게 사방을 돌면서 부지런히 설명한다.

평창에서 가장 높은 산, 동계올림픽이 한창인 평창과 강릉 전체를 통틀어서도 가장 높은 산이 계방산이다.

 

계방산 정상 오르기 직전의 설경. 두 나무가 양쪽에서 환영하듯 팔을 벌리고 있다

 

 

높이 1577m.

이 높이는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에 이어 남한 땅에서는 다섯 번째 높이에 해당한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산들이며, 국립공원이기도 한 네 번째까지의 산들이 갖는 명성을 생각해 보면, 명성이나 지명도가 많이 떨어진다.

물론 계방산도 국립공원에 속해 있지만, 자기 이름이 아닌, 옆 동네 산의 이름, 오대산 국립공원에 포함된다. 단순히 높이로만 보면 자기보다 키가 작은 오대산에 이름까지 잡아먹힌 셈이다.

 

산행을 좋아하거나 자주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겨울 명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산. 이웃한 오대산의 명성에 가린 산. 하지만 강원도 백두대간에서 설악산에 이어 두 번째 높은 산이다 보니 사방으로 전망이 트여 있다.

그러니 평창의 지붕이며, 평창군 전체를 내려다보는 산이다.

 

계방산 정상부 주목

 

옛날부터 유명하고 오래된 산일수록 불교적, 도교적, 혹은 풍수적 색채를 띠고 있다. 이에 반해 종교적, 전통적 관념과 전혀 상관이 없는 계방산은 그만큼 역사의 오지에서 숨 쉬고 있었기에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산삼이 자생하고 야생화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계방산은 높은데다가 백두대간 일대에서 눈이 많이 오는 지역 중 하나라 거의 겨울 내내 눈을 머리에 이고 산다.

그럴 듯한 사찰 하나 없는 이 청정의 산에 오르는 가장 좋은 길은 높이 1089m의 운두령에서 정상에 이르는 4.1km의 능선길이다.

 

운두령 위 등산로에서 내려다본 운두령 정상부

 

 

유명한 대관령(832m)보다 250m 이상 더 높은 운두령(雲頭嶺)은 명칭 자체가 구름이 힘겹게 넘나든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이 운두령에서 정상까지의 높이는 불과 500m가 채 되지 않지만, 뻔히 보이는 정상까지 가는 길은 만만치 않다.

 

운두령에서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해 2.2km 지점의 쉼터까지 천천히 오르는 길은 경사가 심하지 않아 그리 힘들지 않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1492봉 전망대에 오르는 0.9km의 산길은 경사가 가파른 코스가 두 군데 있어 눈이 쌓여 있을 경우 꽤 긴장해야 한다.

바위가 거의 없는 흙산이라 위험하지는 않지만, 체력을 시험하는 코스이다. 어느 산이든 정상에 오르는 길에는 이런 코스가 있게 마련이다. 대개 이 구간을 지나면 산길은 평탄해진다.

 

 

이런 길을 만날 때마다 우리네 인생을 생각한다. 어느 분야에서 일을 하든 정상에 오르는 길에는 이 같은 난관이 버티고 있다. 이 괴롭고 힘든 코스를 견디지 못하면 다시 산을 내려가고 마는데, 이겨내면 어느 시점에서 길이 평탄해지고 사방이 트이면서 길이 훨씬 수월해진다.

 

갑자기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 선수의 과거 역경이 떠오른다.

오늘날 썰매 종목에서 독보적 성과를 거둔 그가 과거 힘겹고 가파른 구간에서 포기하고 산을 내려갔더라면 오늘날의 윤성빈은 없었을 것이다.

 

1492봉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

 

1492봉 전망대에 서면 비로소 주변의 모든 전망이 눈앞에 다가든다. 계방산 전망과 가는 길이 눈앞에 펼쳐진다. 거리는 1km지만, 가는 발걸음은 빨라진다.

이 구간은 평탄한 능선인데다 사면이 트여 있어 내내 전망이 좋고, 곳곳에 위치한 소나무와 주목들을 충분히 감상하며 갈 수 있어 좋다.

 

 

 

이렇게 운두령에서 정상까지 약 2시간 30, 조금 서두르면 2시간 만에 오를 수 있는데, 힘들여 오른 만큼 겨울 풍경이 무척 빼어나다.

바로 옆으로 뻗어나간 오대산 정상과 그 산줄기들, 서쪽으로 뻗어나간 차령산맥 줄기, 회령봉과 태기산, 그 사이에 보이는 휘닉스평창리조트, 남쪽으로는 용평리조트와 발왕산, 북으로는 소계방산, 방태산, 점봉산을 거쳐 설악산까지 거칠 것 없이 이어진다.

 

온 세상과 온 산이 눈꽃이며 하얀 천국이다. 눈맛과 쾌감의 절정이다.

어차피 내려올 거 뭐 하러 힘들게 올라가냐고 하는 사람에게는 이 풍경이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계방산 운두령 가는 길에는 길가 곳곳에 송어회집이 자리하고 있다. 평창군은 송어 양식을 처음 시작한 고장이자 송어회를 처음 요리로 내놓은 고장이다. 오염되지 않은 차가운 속사천과 계방산 일대에 여러 집이 들어서 있는데, 그 맛이 다른 고장에 비할 바가 아니다.

산행을 마친 후 차가운 돌판 위에 올린 주황색 송어회 한 접시와 고소한 매운탕을 먹고 나면 온몸의 피로가 확 풀리면서 몸이 가뿐해질 것이다.

 

동계올림픽이 여전히 진행 중인 평창의 어느 날, 구경하는 제3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나만의 올림픽을 산에서 진행하며 나를 한번 시험해보는 건 어떨까. 비록 영광의 메달은 못 따지만, 그리고 돈이 되지는 않지만, 올림픽의 주인공이 되는 기분은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여행 정보

 

* 계방산에 오르는 코스는 운두령에서 정상(4.1km), 계방산 삼거리에서 정상(4.8km), 자동차 야영장에서 정상(4.8km)의 세 곳이다. 일반적으로 운두령 코스로 올랐다가 노동계곡을 거쳐 자동차 야영장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자주 이용된다.

 

*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영동고속도로 속사IC에서 나와 31번 국도를 이용, 홍천 내면 방향으로 가면 운두령에 이른다. 운두령 정상에 10~15대 정도 주차공간이 있다.

 

*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서울 동서울터미널이나 원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진부 행 시외버스를 이용하거나 KTX 경강선을 이용, 진부역(진부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에서 하차한다.

진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홍천 내면 행 버스를 이용(하루 3, 9:40, 13:10, 17:00), 운두령에서 하차한다.

산행 후 계방산 삼거리에서 진부로 돌아갈 경우 8:40, 12:00, 15:50에 버스가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이 버스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대개 진부에서 9:40 버스를 이용, 운두령에 올라가 산행하고, 계방산 삼거리로 내려온 다음 진부 행 15:50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운두령 올라가는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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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홍천군 내면 창촌리 | 계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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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루비™ 2018.02.19 13:01 신고

    와아.....말이 안 나오는 풍경이네요.
    설국이된 평창을 내려다 볼 수 있다니.....
    계방산...기억해두겠습니다.

  2. 영도나그네 2018.02.20 16:00 신고

    지금한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평창의 뒷산이군요.
    역시 강원도의 산답게 흰눈이 온산을 뒤덮고 있는
    아름다운 겨울풍경들 이기도 하구요..
    평창의 송어회가 입맛을 다시게 하는 군요..
    덕분에 잘보고 갑니다..

    • 자유여행인 2018.02.22 10:05 신고

      감사합니다.
      눈이 즐거우셨길 바랍니다.
      그리고 송어회 강원도 가셔서 꼭 맛보십시오.

 

태양의 후예 태백 세트장

 

 

사랑해요. 고마워요. 따뜻하게 나를 안아줘

이 사랑 땜에 나는 살 수 있어

 

다비치의 멋진 노래 실력으로 감미롭게 부른 노래, “이 사랑

 

태양의 후예 삽입곡들 중 가장 인상적인 이 노래를 듣고 있자면, 이미 종영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드라마가 다시금 추억 속에 떠오르며,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벌써 2년이 지나가는구나 싶다.

 

 

태양의 후예를 촬영한 야외 촬영지가 대개 강원도 태백시 일대인데, 태백시에 태백부대 세트장이 있고, 주변 일대 곳곳에 한두 장면을 찍은 촬영지들이 있다.

 

본래 드라마 촬영 후 태백부대 세트장은 철거되었지만, 태백시 측에서 상업적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세트장을 다시 복원했다. 과거 수많은 영화 드라마 세트장들이 일시적 흥행으로 인기를 얻었다가 시간이 지나면 급격히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지면서 천덕꾸러기가 되고, 결국 철거되는 전철을 밟는 사례가 워낙 많았다.

태백시는 이를 알면서도 당분간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세트장을 부활시킨 것이다.

 

이동식 병원 메디큐브 세트

 

태백시내에서 통동(과거의 통리)으로 가다가 오른쪽 기찻길을 건너 1.5km 산길로 들어가면 산 중턱에 놓인 세트장을 만난다.

 

태백시에 따르면 지난해(2017) 태후 세트장을 찾은 관광객은 144682명으로, 지난 2016(4월 개관) 93550명보다 약 35%51132명 늘었다. 드라마가 종영되고 시간이 지났어도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아오니 고무될 법하다. 그래서 여러 가지 계획도 갖고 있다고 한다.

 

한보광업소 옛 갱도

 

이 옛 갱도에 미니 열차를 놓고 맞은편으로 타고 가는 체험을 준비 중입니다.”

 

세트장을 지키는 해설사 분이 말하길래 한두 마디 더 해줬다.

 

그 정도로는 부족할 것 같습니다. 군인과 군부대가 나오는 드라마이니 그 특징을 좀 살리는 게 어떨까요. 모험적인 레포츠나 체험거리를 여러 개 만들어서 체험료를 받는 게 시설 유지에 도움이 될 듯 한데요. 예를 들어 저 갱도 위에 수직 절벽이 있으니 여기에 줄 타고 절벽을 올라가는- 아니면 반대로 내려오는- 모험 레포츠 같은 건 어떨까요. 물론 안전시설은 확실하게 갖추어야겠지요.”

 

세트장 아래로 경사가 급하니 통영의 루지 같은 시설도 마련하면 인기가 있을 것 같고, 주변 절벽 위에 요즘 여기저기 생긴 스카이워크 하나 설치해도 괜찮을 듯싶다. 위험하지 않은 체험 사격장은 어떨까. 짚라인은 어떨까. 아니면 아예 병영 체험 시설을 마련하여 12일 병영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해보는 건 어떨까....

 

마치 태백시 관광 담당자가 된 것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양한 상상이 이어진다.

 

무너진 그대로의 우르크 발전소

 

세트장 자체는 크게 볼거리가 없지만 -그래서 입장료를 받지 않고 있다-, 드라마의 추억을 반추하기에는 나쁘지 않다.

 

옛 한보탄광 시설을 이용하여 시설을 마련한 곳이라 탄광의 흔적들이 곳곳에 있다. 작년에는 갱도 반대편 산 중턱에 차를 대고 산자락을 돌아서 걸어 왔는데, 지금은 세트장 바로 앞까지 차를 끌고 들어갈 수 있다.

 

 

군 막사 내부 군용 침대 위의 귀여운 베개

 

세트장은 이동식 병원 시설인 메디큐브와 군 막사, 우르크 태백부대 PX(매점), 우르크 발전소, 그리스 자킨토스관 및 홍보관, 헬기와 탱크를 포함한 군 시설물 등으로 구성됐다.

우르크 발전소의 경우 지진으로 붕괴된 장면과 유시진이 강모연의 신발 끈을 매주는 장면 에 등장하는데, 붕괴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들어갈 볼 만한 곳은 군 막사 시설이다.

양쪽으로 군인들이 생활하는 막사를 그대로 복원했는데, 사물함과 침대, 개인 시설물들이 비치되어 있다. 침대에 놓인 베개와 인형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안에서 군복 무료 체험을 할 수 있다. 대단한 건 아니고, 준비된 군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체험이다.

 

 

세트장 한가운데에는 유시진(송중기)와 강모연(송혜교)이 키스를 하는 동상이 만들어져 있다. 가장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드라마의 인기 덕분에 그 추억을 되살리는 장소 정도의 의미가 있을 뿐, 아직은 많이 썰렁해 보인다. 여행객들이 오래도록 머물만한 시설이나 체험이 필요해 보인다.

 

통동 중심부에 있는 통리기차마을  

 

 

여행정보

주소: 강원도 태백시 통골길 116-52

버스가 닿지 않으니 통동에 와서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주차는 세트장 바로 앞에 20~30여대 정도 가능

일대에 음식점이 없다. 이것도 아쉬운 점이다. 태백 시내에 가서 식사를 하는 것이 좋겠다.

 

통리기차마을의 기찻길, 일명 러브로드

 

3km 거리의 통동 중심부에 가면 태양의 후예 기념공원이 있다. 여기도 두 사람의 키스 상이 있고, 그 뒤에 우르크 성당이 복원되어 있다.

바로 앞에는 통리기차마을이 있어 기찻길을 걸어볼 수 있다. 이 기찻길을 러브로드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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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태백시 통동 산 67-1 | 태양의후예 태백세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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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空空(공공) 2018.02.12 09:04 신고

    드라마의 추억을 맛 볼수 있겠군요
    꾸준한 관리로 정말 시간이 흘러 흉물 스럽게 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 자유여행인 2018.02.12 12:53 신고

      오래 남으려면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까지는 계획이 없어보여 걱정입니다.

  2. @파란연필@ 2018.02.12 11:01 신고

    세트장을 다시 정비해서 만들었군요.. 드라마 즐겨봤던 분들이 가면 좋아라 할 것 같습니다

    • 자유여행인 2018.02.12 12:54 신고

      사실 저는 태후를 즐겨보진 않았지만, 열혈 시청자들이 많아서 그 인기 때문에 복원한 듯한데, 오래도록 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3. 루비™ 2018.02.12 15:06 신고

    태양의 후예 굉장했지요.
    저도 끝까지 본 몇 안 되는 드라마 중 하나입니다.
    세트장 관리 잘 해서 많은 사람들이 왔다가길 기원해봅니다.

    • 자유여행인 2018.02.13 08:09 신고

      ^^ ~~ 저도 명소가 되길 바랍니다. 그런 마음으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어느정도 먹혔는지 모르겠습니다.

  4. 『방쌤』 2018.02.12 15:54 신고

    관리가 아주 잘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드라마를 너무 재밌게 봤어요~~~~~~^^
    여기도 꼭 한 번 가보고 싶네요

  5. 영도나그네 2018.02.12 17:34 신고

    태양의후예 세트장을 태백시에서 새로 복원계획을
    가지고 있군요..
    아직은 볼거리가 별로 없지만 새롭게 복원을 제대로 하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올것 같구요..
    역시 입구의 키스동상이 눈길을 끌게 하네요..
    잘보고 갑니다..

    • 자유여행인 2018.02.13 08:12 신고

      감사합니다~
      꼭 다녀가시길~ 몇 가지 제안을 했는데, 얼마나 받아들이지 모르겠습니다.

  6. 레더맨 2018.09.19 09:27 신고

    최근에 태백시가 인구 감소로 경기 침체가 심각하고, 빈 상가가 늘었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저곳도 언젠가는 애물단지가 된 다른 드라마 세트장들 같은 신세가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7. 안티태후 2019.06.28 19:31

    드라마 속 인물과 드라마 출연 배우는 같은 존재인 동시에 다른 존재.
    때어놓고 볼수 없는 것이 인간의 습성이죠. 다른 시설들은 것들은 상관 없지만 키스하는 동상은 좀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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