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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여행, 답사이야기/강원도 여행 이야기

강릉 헌화로 - 바닷물이 넘나드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 강릉 헌화로 - 바닷물이 넘나드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지금으로부터 1,300년 전, 신라의 대표 귀족인 순정공이 그의 아내 수로부인과 함께 강릉 태수로 부임해 가다가 어느 아름다운 기암절벽의 바닷가에서 쉬고 있었다.

그 때 수로부인의 눈에 어느 천길 기암절벽에 있는 고운 철쭉이 보였고, 곧 주변에 그 꽃을 좀 가져와달라고 이야기하였다. 위험한 절벽에 매달린 꽃이라 아무도 기어오르지 않았는데, 마침 그 길을 지나던 어느 노인이 절벽을 타고 올라가 꽃을 꺾어와 바치며 노래를 불렀다.

 

자주빛 바위가에 / 손에 잡은 암소 놓게 하시고 /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삼국유사기이 편 수로부인 조)

 

주인공이 노인인 사랑의 세레나데. 향가로 전해지고 있는 이 노래  헌화가는 당대 최고의 유행가였을 것이다. 노인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유감이지만, 대단히 멋지고 마음이 젊은 할아버지가 아닌가. (주책이라고 달리 표현하기도 한다) 아니면 수로부인이 그만큼 절세미인이라는 걸까.

 


헌화가의 현장이 어디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글이 실린 삼국유사의 지형 설명과 강릉 태수로 부임해가는 길목이라는 점 등을 토대로 강릉시에서 헌화가의 현장을 추정하고 정동진 남쪽 약 2~3km의 해안도로를 헌화로라고 이름 지었다.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보기는 좀 어렵지만 바위 봉우리가 병풍처럼 바다를 둘렀고, 높이가 천장(千丈)이나 된다.” 는 삼국유사의 구절과 분위기에는 대략 들어맞는 셈이다.

그만큼 푸른 바다와 바다에 바짝 붙어 있는 기암의 해안이 잊히지 않을 빼어난 풍경을 보이는 곳이 헌화로이다.

 

동해고속도로 옥계IC에서 헌화로를 거쳐 정동진으로 가는 길이 일반화되면서 이 헌화로의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옥계해수욕장과 금진항을 거치면서 헌화로 드라이브 코스가 펼쳐지는데, 거리는 짧지만, 기암절벽 사이를 파고들며 환상의 절경을 보여준다.

 


승용차를 타고 달리면 눈높이가 수평선과 바다에 고정될 정도로 바다에 바로 붙어서 가는 도로인 헌화로는, 절벽과 바다 사이에 간신히 끼어 있는 도로라 파도가 좀 높은 날이면 바닷물이 도로로 넘쳐 들어오는 일도 흔하다. 굽이굽이 돌 때마다 나타나는 짙푸른 바다와 수석처럼 떠 있는 바위 덩어리들, 길가에 차를 세워 잠시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지 않으면 안 될 그림 같은 경치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길 옆 경사진 비탈 위에 들어선 군 초소 위로 올라가면 시야가 훤히 트이고 눈앞에 펼쳐진 바다가 환상적인 전망을 보여준다. 몇 번을 와 봐도 지루하지 않을 풍경이다.

 

해안 도로라서 따로 주차장은 없으나, 곳곳에 5~6대 정도씩 주차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만들어져 있다. 차를 세우고 좀 걸으면서 적절한 지점에서 바람을 쐬거나 사진을 촬영하면 좋다.


코스 끝 심곡항은 정말 작고 조용한 항구이다. 한적한 풍경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곳 항구 방파제에서 바닷바람을 누리며 걸어보면 좋다. 하지만 조용한 풍경을 원하면 주말은 피하자.


이 심곡항에서는 바다를 따라 정동진으로 걸어가는 바다부채길이라는 새로운 걷기 코스가 만들어져 명물이 되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심곡항이 바다부채길의 한쪽 끝이라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갑자기 사람들로 붐빈다. 차도 많아졌다.

 

아무튼 헌화로와 바다부채길을 연계하면 좋은 바다길 코스가 될 것이다.

 

 

가는길

자가용

동해고속도로 옥계IC에서 나와 옥계해수욕장, 금진항을 거쳐 해안 따라 가는 길이 헌화로이며, 북쪽으로 3km 정도 진행하면 정동진이다. 강릉시내에서 올 경우 강릉교를 통해 남대천을 건너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면 안인을 거쳐 정동진으로 이어진다.

 

대중교통

강릉 시내와 정동진에서 112번 버스(하루 6회 운행)를 이용하면 정동진, 헌화로를 거쳐 금진항까지 갈 수 있다.

 

맛집

금진항 금진횟집이 토박이가 운영하는 오래된 집이다. 싱싱하고 밑반찬도 괜찮아서 먹어줄만하다.

금진횟집(활어회, 033-534-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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