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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여행, 답사 이야기/경주 일반여행과 맛집

경주 파도소리길 – 푸른 바다와 부채꼴 주상절리가 어우러진 해안길


   # 경주 파도소리길  –  푸른 바다와 부채꼴 주상절리가 어우러진 해안길

 

경주 파도소리길의 상징, 부채꼴 주상절리


  공간에 금이 쭉 그어진 수평선, 그리고 푸르고 짙푸른 바다,, 사람들이 동해안 바다를 좋아하는 이유는 수평선까지 뻗어나간 일관된 푸르름 때문이 아닐까.

 

  그 동해안에는 바다를 붙어가는 수많은 걷기 코스들이 만들어졌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다. 대담하게 모든 동해안 바다를 하나의 걷기 코스로 연결한다는 최장거리 해파랑길이라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그러다보니 의외로 멋지고 아름다운 동해안을 새롭게 발견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한다. 자꾸 새로운 명소를 개발하고 길 만들다가 훌륭한 명소를 발견하기도 하고,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새로운 명소가 뜨기도 한다. 새삼 고리타분한 옛 표현을 들먹이자면, 훌륭한 삼천리 금수강산이다.

 

  경주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제주도에서나 봄 직한 주상절리 해안을 새로운 걷기 명소로 개발한 사례이다. 제주도 주상절리 해안만큼 입이 떡 벌어지고 규모가 큰 주상절리는 아니지만, 경주 동해안에 이런 게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느껴질 아기자기한 주상절리들이 집중 분포하고 있다. 여기도 까마득한 시절 화산활동이 있었던 지역이어서일까. 작년(2016)의 지진이 새삼 떠오른다.


 

  본래 이 일대는 군부대의 해안 작전 지역이라 오랫동안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2009년 군부대 철수 이후에 일반에게 개방되면서 알려졌고, 해안 주상절리군이 양남 주상절리군이라 하여 천연기념물 제 536호로 지정되었으며, 지금의 걷기 코스로 개발되었다.

 

  주상절리는 뭔가. 마그마에서 분출한 뜨거운 용암이 차가운 지표면과 접촉해 식어가는 과정에서 용암 표면에 오각형이나 육각형 모양의 틈(절리)이 생긴다. 이 틈이 한 방향으로 발달하여 기둥 모양(주상, 柱狀)의 절리가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주상절리이다. 이 주상절리가 바다와 만나면 오랜 세월 바닷물에 깎이고 깎여 특이하고 다양한 모양을 형성하기 때문에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을 이룬다.

  주상절리가 이 파도소리길 때문에 알려졌고 주목받았지만, 포항에서 부산에 이르는 동해안 지역의 지질적 특성이 비슷하므로 샅샅이 뒤지면 이런 주상절리가 더 많이 있을 것 같다.



 

  파도소리길은 읍천항 항구에서 하서항 항구로 이어지는 약 1.8km의 비교적 짧은 해안길 코스이다. 흔히 일반적인 다른 걷기 코스에 비해 거리가 짧고 험한 산길 같은 코스가 없어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다.

 

  길은 잘 닦여 있어 길 잃을 염려도 없고, 한번도 바다를 벗어나지 않고 바다를 따르니 시선이 한 방향으로 고정된다. 처음에는 읍천항 등대를 멀리하며 해안길을 걷게 되고, 출렁다리를 건너 본격적인 해안길을 걷다 보면 이 길의 상징, 주상절리들이 나타난다


코스의 출렁다리 


대표격인 부채꼴 주상절리 이 주상절리를 내려다보는 전망대에는 항상 사람들이 많다 에서부터 위로 솟은 주상절리, 누워 있는 주상절리, 기울어진 주상절리(이름 참,,,,) 등을 차례로 만난다.

부채꼴 주상절리, 확실히 얼핏 보면 펼쳐진 부채 모양이다. 어찌 보면 바다 위에 피어난 꽃 한 송이 같기도 하다. 파도가 덮쳐 흰색의 포말을 바위들 위로 길어 올릴 때면 그 철썩거리는 소리가 통쾌하기까지 하다.


누워 있는 주상절리 - 엿가락이나 철근을 쌓아놓은 것 같다 

 

해안에 솟은 이름 없는 기암 - 이름 하나 붙여 주고 싶은 마음이다 


  코스 중에는 주상절리가 아니라도 기암의 바위들이 많아 잠시 발을 멈추고 추억 한 장 찍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바다와 어울리는 펜션들도 곳곳에 있다. 숙박하는 것도 추억이 되겠다 싶다.


  중간에 휴게소가 하나 있는데, 이름이 주상절리 애() 휴게소이다. 편의점이 있고, 각종 특산물과 분식, 씨앗 호떡 등을 판다. 눈에 띄는 건 주상절리빵이다. 부채꼴 주상절리 모양을 형상화시킨 빵인데, 시험 삼아 사먹었더니 괜찮다. 충분히 기념으로 사갈 만하다. 코스가 시작되는 읍천항 입구에는 울진대게빵이라고 대게 모양을 형상화한 빵을 파는데 이것도 괜찮다.

 


  야간 걷기도 가능하다. 하절기에는 오후 930분까지, 동절기에는 오후 8시까지 전 구간에 조명을 밝힌다. 바닷길 야경 산책, 낭만적이다.

다만 야간에는 혼자(특히 여성들) 걷지 말자. 원래 외진 곳이라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으면 위험할 수 있다.

 

  코스가 시작되는 읍천항은 벽화마을이다. 집집마다 곳곳에 항구의 특성을 반영한 벽화들이 있다. 규모가 작고 일부러 이것 때문에 보러 갈 필요는 없지만, 파도소리길 오고가는 김에 잠깐 발을 멈추고 둘러볼 만한 곳이다. 커피숍도 들어서 있어 항구와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잔 해볼 수도 있다.

 

 

 

가는길


승용차로는 울산-포항 고속도로 동경주IC에서 나와 929번 지방도로 양남(하서) 방향31번 국도 하서 방향으로 진행하다 좌측 읍천항으로 들어간다. 항구 남쪽 끝에서 코스가 시작된다. 코스 입구에 주차장이 있다.

경주 시내에서 올 경우 보문단지를 지나 추령터널을 관통해 내려온다. 불국사 입구 쪽에서 토함산 터널을 통해 내려오는 길도 있다. 이쪽이 최근에 새로 생긴 길이고, 더 빠르다.

 

대중교통으로는 경주 시내 경주역이나 고속버스터미널 등에서 150번 버스(50분 간격 운행)를 이용, 읍천항 파도소리길 입구에서 내린다. 시내 고속버스터미널 기점으로 1시간 정도 걸린다.

 

 

맛집

내가 알기로 읍천과 하서 일대에서 유명한 맛집은 없다. 기와집 해물칼국수(해물칼국수, 054-744-0123), 해송한옥집(돌솥밥, 해물찜, 054-774-2244) 정도가 괜찮다고 하는데 실제 먹어본 적이 없어 모르겠다. 그래도 혹시 식사하겠다면 참고. 

 

숙박

걷기 코스에 있는 펜션들을 이용하면 어떨까. 눈앞에 바다를 바라보는 낭만의 펜션들이다.

 

바다풍경펜션(010-2858-6600, www.sealandscape.co.kr )

바다이야기펜션(054-742-2356, http://iseastory.com/ )

해비치펜션(054-744-4607, http://haevichips.com/)

경주 시내에 숙박을 잡고 오가는 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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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글과 사진은 여행작가로서 저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함부로 퍼가시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