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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여행, 답사이야기/충남 여행, 답사이야기

공주와 공산성 – 금강을 내려다보는 수수께끼의 산성

   

  # 공주와 공산성 금강을 내려다보는 수수께끼의 산성

 

2015년 충남 공주시와 부여군, 전북 익산시의 백제 역사 유적들이 통틀어 백제 역사유적 지구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건국 과정이나 발전 과정, 영토 확장, 지배 체제 등 아직 전모가 밝혀지지 않은 수수께끼의 왕조 백제, 신라와 당나라에 의해 멸망당함으로써 더욱 잊혀진 왕조였던 백제. 기원전 18년 지금의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 일대의 한강 이남에서 건국한 이후 두 번 수도를 옮기며 파란만장했던 역사를 이어간 왕조가 백제이다.

충청남도 공주는 이 백제가 한때(두 번째) 수도로 삼았던 도시이다.

 

고구려 장수왕의 공격으로 수도가 함락당하고 개로왕이 죽었던 비상 상황에서 구원군 요청을 위해 신라에 파견된 개로왕의 동생 문주왕이 황급히 마련한 임시 수도가 웅진(공주)이었다. 하지만 급한 김에 만들어진 수도 웅진은 이후 60년 넘게 수도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였다. 이 웅진의 중심이 공산성이다.

 

공산성 입구 풍경


북쪽으로 금강을 끼고 있는 야트막한 산 위에 자리 잡은 공산성은 백제 당시에는 흙으로 쌓은 토성이었으며, 조선시대에 와서 돌을 쌓아올린 석성이 되었다. 해발 약 110m~150m 능선에 쌓은 성은 동서 약 800m, 남북 약 400m 정도이며, 총 둘레는 2.6km에 이른다.

답사 코스는 주차장금서루추정 왕궁지, 쌍수정진남루동문루광복루만하루, 연지공북루금서루를 거쳐 주차장으로 다시 내려온다. (1시간 30분 소요)

 

첫 번째 코스인 금서루는 터만 남아 있다가 1993년에 복원되었다. 공주시는 이곳에서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7,8월 제외) ,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수문병 교대식을 열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금서루에서 성 안쪽으로 걸어가면 쌍수정이 있다. 조선 인조 때 이괄의 난으로 인조가 이곳에 피신하여 기다리다가 두 그루의 나무 아래에서 반란의 진압 소식을 들었다고 하여 두 그루의 나무(雙樹)를 정3품 통훈대부에 명했다고 한다. 후에 영조 때 관찰사 이수항이 세운 정자가 쌍수정이다.

 

백제 추정 왕궁터 


쌍수정 앞 넓은 마당이 백제 추정 왕궁지이다. 현재 학계에서는 이곳을 왕궁터로 인정하는 견해와 인정하지 않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왕궁터로 인정하지 않는 견해는 다시 공산성에 백제 왕궁이 있었다는 견해와 공산성 아래에 왕궁이 있었다는 견해로 나누어진다. - 이는 공산성을 백제의 왕성으로 인정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근거 자료와 유물의 부족으로 결정적인 답변을 하기는 어려운 듯하다. - 이 추정 왕궁지가 왕궁터로 보기에는 규모가 작은 데다 주변과의 조화나 배치상의 문제 등도 있고, 왕궁터임을 증명할 만한 확실한 유물도 나오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공산성과 그 아래 공주시내에 대한 대대적인 발굴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정답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짧은 개인적 견해를 말하라면, 서울의 백제 수도 유적지와 부여의 백제 유적지들을 감안해 보았을 때, 공산성은 서울의 몽촌토성, 부여의 부소산성의 역할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왕성 혹은 왕궁 배후의 방어용 성이자, 유사시에는 피난처, 평상시에는 지배층의 휴식처 기능도 하지 않았을까. 창덕궁과 배후의 후원이 휴식처였던 것처럼)


성벽은 진남루로 연결된다. 진남루는 공산성의 남문이며, 조선시대에 석성을 쌓으며 다시 건립한 건물이다. 이 진남루에서 가까운 곳에 동문루와 임류각지가 있다. 임류각지의 경우 삼국사기백제본기 동성왕 22년조에 임류각을 궁궐 동쪽에 세웠는데, 높이가 다섯 장이며, 못을 파고 진기한 새를 길렀다. 5월에 가뭄이 들었다. 왕은 근신들과 함께 임류각에서 연회를 하였는데, 밤새도록 환락을 즐겼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 임류각지의 위치도 추정이다.

 

만하루와 연지


성을 돌아 금강을 따라가면 만하루를 만난다. 북쪽으로 유유히 흐르는 금강이 내려다보여 공산성 일대에서 가장 풍경이 좋은 곳이다. 흔히 공산성을 사진으로 만날 때 가장 많이 노출되는 곳이다.

이 만하루 아래의 깊은 연못터가 연지이다. 1983~1984년에 발굴하여 확인한 연못으로, 깊이가 9m에 이르며, 위가 넓고 아래가 좁은 형태이다. 수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내려가는 계단이 북쪽과 남쪽에 있다. 백제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유물이 나와 조선시대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만하루와 연지를 지나가면 금강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유적인 공북루를 만난다. 이는 공산성의 북문으로, 조선 선조 36(1603)에 옛 망북루터에 만든 것이다. 누각의 마루에 오르면 금강의 금빛 물결이 한눈에 들어오며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이곳에서 산성 안으로 들어와 좀 걸으면 금서루를 거쳐 주차장으로 내려온다.

 

공산성에서는 하나 기억해야 할 역사적 사건이 있다. 백제 성왕이 웅진에서 사비로 수도를 옮긴 이후 이곳은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가 워낙 수도 중심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 수도가 이동하면 그 다음에는 아예 역사적 관심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수도가 인위적으로 파괴되지 않는 한 중심지로서의 기능이 쉽사리 사라지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수도가 이동했다고는 하나 웅진(공주)이 중심지로서의 기능을 접은 것은 아니다.

그 근거로 백제 멸망의 해 660년 백제의 수도 사비성이 함락당했을 때, 의자왕과 태자 효가 도망친 곳이 웅진성(공산성)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거리도 가까웠겠지만, 웅진성이 나당연합군에 대항할 만한 역량이 있다고 판단해서 굳이 웅진성으로 간 것이 아닐까 한다. 의자왕으로서는 최후의 승부처로 이곳을 택하지 않았을까.

 

물론 그 후의 결과는 제대로 싸우지도 않고 모두 항복하여 허망하게 끝났지만, 최후의 저항지로 웅진을 선택했다는 자체가 의미심장하다. 백제 멸망 당시 삼천 궁녀(삼천 궁녀는 과장된 표현이다)는 사비의 금강에 몸을 던졌지만, 마지막 왕 의자왕은 예전 수도 웅진에서 항복하고 체포당한 것이다. 진정한 백제의 최후는 웅진성에서 이루어진 셈이다.

 

성 안에 있는 활쏘기 체험장  



행 정보

주소: 공주시 웅진로 280

문의: 공산성 매표소 041-856-2755, 공주시 문화재관리소 041-856-0331

기타 정보: 관람시간은 9:00~18:00(입장은 17:30까지), , 추석 당일 이외에 모두 개방. / 관람료는 일반 1,200, 청소년 800, 어린이 600/ 주차장은 60여대 수용 가능

 

여행 타이밍: 계절별로 나름대로 풍경이 괜찮다. 봄의 신록과 가을의 숲, 단풍 든 풍경도 좋고, 겨울 설경도 괜찮다.

한편, 공산성 입구의 금서루는 터만 남아 있다가 1993년에 복원되었는데, 공주시는 이곳에서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7,8월 제외) ,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수문병 교대식을 열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시간에 맞춰 가볼 만하다.

 

 

가는 길

자가용

논산-천안간고속도로 북공주JC당진-대전간고속도로 공주IC를 나와 삼거리에서 시내 방향으로 우회전백제큰다리를 건너 금강을 따라 시내로 진입하면 공산성 입구가 나온다.

대중교통

공주까지는 서울강남고속버스터미널(1688-4700, www.exterminal.co.kr)에서 공주 행 고속버스(35~40분 간격 운행, 1시간 50분 소요, 이후 심야 우등 고속 2회 운행)를 이용.

대전 동부시외버스터미널(042-624-4451, http://cafe.daum.net/tjterminal/)에서 공주 행 시외버스(40분 간격 운행, 1시간 소요)를 이용, 공주에서 하차

 

공산성까지는 공주종합버스터미널 앞에서 시내버스 200번 버스를 이용하면 좋지만(하루 6회 운행), 시간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공산성으로는 100번 버스가 가장 자주 다니지만, 버스터미널을 지나가지 않는다. 2인 이상이면 택시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강 건너이니 걸어가 보는 것도 좋을 듯.

공주종합버스터미널 1666-8401 공주 시내버스 문의 041-854-3161

 

맛집

공산성 건너편 식당가의 새이학가든(041-855-7080)공주식 따로국밥으로 60년의 전통을 가진 대표적인 맛집이다. 요즘은 돼지석갈비 메뉴도 밀고 있다.

인근의 연문대가(오채비빔밥, 041-856-0757), 고마나루돌쌈밥(쌈밥, 041-857-9999), 금강 건너 월송동의 전통궁중칼국수(바지락칼국수, 041-858-2397)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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