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산, 경남 여행, 답사이야기/부산, 경남 여행 이야기

밀양 표충비 - 국가적 사건 때마다 땀 흘리는 비석, 사명대사의 신비

   #  밀양 표충비 - 국가적 사건 때마다 땀 흘리는 비석, 사명대사의 신비

 



  조선시대의 임진왜란은 200년 간 평화를 유지한 조선에 커다란 타격을 주었다.

  이 임진왜란 때 승병을 조직하여 왜군과 싸운 것은 물론, 이후에도 평화 협상을 주도한 유명한 인물이 사명대사 유정이다. 전쟁이 끝난 후 일본에서 새롭게 권력을 장악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평화협상 요청에 따라 일본에 사절로 가 협상을 성공시키고 3천여 명의 전쟁 포로를 데리고 돌아온 사건은 지금도 유명한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당시 일본인들이 대사가 잠든 사이에 문을 잠그고 방 안에 불을 계속 때 죽이려 하였다. 다음날 아침에 문을 열어 보니 방 안은 찬바람이 가득했고, 대사의 몸에는 주렁주렁 고드름이 달려 있었다. 춥다고 벌벌벌 떠는 대사를 보면서 일본인들이 할 말을 잃고 있을 때, “네놈들의 손님 대접이 어찌 이 모양이냐?”라며 호통을 쳐 기를 꺾었던 일화는 꽤 알려져 있다.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본에 대한 반감이 이러한 통쾌한 일화를 남겼을 것이다.

 

  전쟁이 낳은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사명대사는 중종 39년인 1544년 지금의 경남 밀양시 무안면 고라리에서 태어났다. 13세에 이미 출가하고 18세에는 승과 시험에 합격하여 학식이 깊은 승려로 통했던 그는 금강산에 들어가 서산대사의 제자로서 도를 닦게 된다.

  이후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승병의 지도자로, 평화 협상의 주도자로 맹활약하다가 은퇴한 뒤 합천 해인사에서 입적하였다.


 

  유교 국가인 조선에서도 사명대사의 업적을 인정하였으므로, 영조 18(1742)에 그의 고향인 밀양 무안에 표충비가 세워졌다. 현재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5호.  

  표충비는 앞면에 사명대사의 행적과 임진왜란 때의 활약을 담았고, 뒷면에 서산대사와 제자 영규의 사적을 기록하였으며, 측면에 그의 사당인 표충사(表忠祠)의 사적기를 적었다.

전체 높이가 3.8m, 글자를 새긴 비신은 검은색 대리석으로 만든 평범한 비석이지만, 이 비는 지금까지 땀 흘리는 비석으로 널리 알려지고 있다.

 

  이 표충비는 1894년 동학농민운동 당시에 처음으로 땀을 흘린 이후 지금까지 국가적인 큰 일이 있을 때마다 땀을 흘려왔다

1910년 한일강제병합, 19193.1운동, 1945년 해방, 19506.25전쟁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 때마다 비석 표면에 땀을 흘려왔으며, 3.1운동 때에는 57, 지금 기준으로 100리터 넘는 양의 땀을 흘렸다고 한다.

최근에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 때와 이명박 정부 당시 수입 쇠고기 파동 때 땀을 흘렸다고 하니, 대단히 신기한 일이다.

 


  이런 신비로운 현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탐구도 있었으나, 아직도 명쾌한 해답은 얻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대략 조사해보니 보통 비석 자체가 갖는 결로현상을 이야기한다. 이 지역이 습기가 많은 지역인데, 비석 외부의 온도 차이 때문에 비석에 물방울이 맺히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몇 년 혹은 몇십 년 만에 불규칙적으로 나타나는 이런 현상을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곤란해 보인다.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것처럼 시공을 넘나드는 존재가 뭔가를 경고하거나 알리기 위해 힘을 쓴 건가 싶은 희한한 생각도 든다.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아직까지 정답이 없다면, 그저 나라와 겨레를 걱정하는 사명대사의 영험이라 하여 신비롭게 생각하고 말자. 언젠가 누군가는 밝혀 주지 않을까.

 

  문화유산 해설사의 설명에 의하면, 표충비가 땀을 흘린다고 알려지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이 신비한 현상을 목격했다고 한다.


 

혹시 시간이 된다면 무안에서 10분 거리의 사명대사 생가와 유적지들을 둘러보아도 좋다.

 

  참고로, 이 표충비는, 여름에 바위 사이에서 얼음이 어는 얼음골, 바위에서 종소리가 나는 만어사의 경석과 함께 밀양의 3대 신비로 통한다.  

(개인적으로 이 세 곳 중 만어사 경석이 가장 좋았다. 시도 때도 없이 언제나 확인 가능한 곳이라서. 그리고 풍경도 좋다.)

 

 

여행 포인트: 표충비가 실제로 땀을 흘리는 시기에 맞추어 간다면 이른바 대박이겠지만, 10~20년 단위로 한두 번 있을까 말까한 일이다. 어느 계절이나 가보아도 좋다. 특별한 구경거리보다는 지식과 의미를 갖고 갈 곳으로, 가족과 아이들을 위한 답사여행으로 좋다.


표충비 앞마당의 향나무  

 


연락처 및 기타 정보

주소: 밀양시 무안면 동부동안길 4

문의는 표충비각 관리사무소 055-359-5584

입장료, 주차료 없음, 주차는 50여대 이상 가능

표충비 옆 표충각도 가볍게 들러보자.

 

가는 길

자가용

부산대구고속도로 밀양IC에서 나와 24번 국도밀양 시내1080번 지방도로 무안, 창녕 방향무안면 소재지로 들어가 무안초등학교 바로 옆에 위치한다.

 

대중교통

밀양버스터미널에서 무안행 버스(무안-1, 무안-3)가 하루 9회 다닌다.

밀양까지는 서울과 부산, 대구 등에서 약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경부선을 이용, 밀양역에서 하차하거나 고속버스를 이용한다.

(밀양시외버스터미널 055-354-2320)


숙박

밀양 시내의 모텔을 이용하거나 인근 10km 거리의 부곡 온천 쪽에 숙소를 잡도록 한다.

밀양 모텔은 대략 다음 정도

유토피아모텔 (055-355-1570)

르네상스모텔 (055-352-6839)

마리포사모텔 (055-356-5450)

 

부곡 쪽은

부곡늘푸른펜션(055-521-0121, www.evergreen-house.co.kr )

부곡허브농원 아로마빌리지 (055-521-0980, www.bugokherb.com )

부곡한옥펜션(010-9809-0096, http://blog.naver.com/hjs0069 )

 

맛집

무안은 돼지국밥으로 알려진 동네이다. 지금은 돼지국밥이 부산 지역을 비롯해 경상도 일대에 많이 퍼졌지만, 이곳에서는 이른바 밀양돼지국밥의 원조는 자기네 동네라고 자부한다.

동부식육식당 (돼지국밥, 055-352-0023)

무안식육식당 (돼지국밥, 055-352-0017)

 

밀양 시내의 맛집 목록은 다음과 같다.

설봉돼지국밥 (돼지국밥, 055-352-9555)

정일품숯불갈비 (돼지갈비, 055-355-1001)

백송가든 (잉어찜, 055-354-7151)

밀양할매메기탕 (메기매운탕, 055-356-6664)

 






------------------------------------------------------------------------

* 제 글과 사진은 여행작가로서 저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함부로 퍼가시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