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 매화마을 & 해남 보해매원 - 눈 내린 듯 남도 봄맞이 매화의 현장에 가자 :: 대한민국 나그네의 여행, 맛집, 답사이야기

# 광양 매화마을 & 해남 보해매원 - 눈 내린 듯 남도 봄맞이 매화의 현장에 가자

 

광양 매화마을 청매실농원

 

매화는 유달리 이미지가 고결하고 깨끗하다.

매화꽃을 직접 보지 못한 사람들도 고고하고 고전적이며 동양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아마 옛사람들이 난초, 국화, 대나무와 함께 사군자 중 하나로 일컫거나, 대나무, 소나무와 더불어 세한삼우(歲寒三友)라고 불렀던 데서 온 이미지일 것이다.

 

겨울에 청초한 꽃을 피우는 모습에서 고결한 선비를 연상하던 옛 양반들은 실제 매화꽃 자체를 너무 차원 높게 승화시킨 감이 있다.

 

 

그리고 매화가 피는 3월 중하순경은 음력으로는 2월이므로 옛날엔 겨울에 피는 꽃으로 인식되었지만,

양력을 사용하는 요즘엔 본격적인 봄을 알리는 봄맞이꽃으로 그 의미가 바뀌었다.

그런데 요즘에도 3월에 꼭 한 번씩은 꽃샘추위가 오고, 눈이 내려 쌓이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 막 피어나는 매화가 눈을 맞으면 옛날 선비들에게는 그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해남 보해매원

 

옛 선비들이 가진 매화의 고상한 이미지는 대개 한두 그루의 매화나무에서 온 것이며,

마당이나 집 안에 심은 매화를 보며 곁에 두고 감상한 데서 온 이미지이다. 그러나 요즘은 그저 보고 즐기는 관상용 매화나무가 아닌 매실을 생산하기 위한 생산용 매화나무를 대단위로 심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기업형 농원들은 상당히 넓은 공간에 수많은 매화나무를 심어 매실을 재배하는데, 매화가 피는 3월 중순 경에는 홍보를 위해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거나 축제를 여는 경우가 있다.

이곳의 매화는 그다지 고결한 느낌은 없다. 하지만 다수의 매화나무와 매화가 한데 어울린 풍성한 아름다움은 옛날 선비들이 전혀 보지 못했던 화려한 군락미를 보여준다.

, 매화가 홀로 기품을 보이기보다 집단으로 매력을 발산하는 곳이다.

 

청매실농원  

 

 

그런 대표적인 두 곳이 전남 광양의 청매실농원, 전남 해남의 보해매실농원(줄여서 보해매원이라 한다)이다.

숱한 매화나무가 모여 솜사탕같은 집체적인 미를 발산하는 곳, 이 두 곳에 봄맞이 여행을 떠나보자.

 

 

1) 광양 매화마을과 청매실농원

 

 

매화가 군락을 이루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가장 아름답게 피는 곳, 이미 너무 유명해서 축제장으로 이어지는 왕복 2차선 도로가 수많은 자동차들로 장사진을 이루는 곳, 바로 섬진강 하류에 해당하는 전남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이다.

 

 

3월 중순경이면 길가와 산비탈이 온통 매화로 뒤덮여, 한창 때면 산중에 눈이 소복이 쌓인 것 같은 하얀 장관을 이룬다. 화려하지 않고 다정하면서 단정한 느낌을 주는 매화가 맑은 햇살에 빛나면 그대로 꽃빛이다. 무엇보다 깨끗한 섬진강을 끼고 있어 흰 꽃빛과 푸른 강빛이 어울린 그림 같은 경치를 보여주면 그저 강가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이 마을의 매화는 1940년대 일본에서 매화 묘목을 들여온 김오천씨에 의해 재배가 시작되고,

이웃 사람들이 가세해 마을 전체에 매화를 심어 오늘날의 매화마을을 이루게 되었다.

그리고 김오천씨의 사후, 그의 둘째 아들에 의해 가업이 이어져 대단위 청매실농원이 이루어지고, 그의 부인 홍쌍리씨의 극진한 노력이 보태져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업계에서 그녀의 이름은 이제 전설이 되었다.

 

지금은 매실 명인으로 칭송받고 있는 그녀는, 여러 가지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여유와 의연함이 몸에 배여 있어 흔들리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과거에 농원이 상업화되었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농원 자체의 상업성을 고려해 볼 때, 꽃피는 시기에 사람이 많다 뿐이지 오히려 상업성은 덜 해 보인다.

 

청매실농원의 명물 항아리

 

그러다 보니 청매실농원에서 생산된 매실 제품들이 서울에도 대량으로 올라가 많이 팔리기도 하고, 홍쌍리씨가 수십 년을 저장해온 농원의 매실 항아리들은 명물이 된 지 오래다. 따라서 3월 중순에 이루어지는 매화축제도 이 청매실농원이 중심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올해 2018년에는 317일부터 25일까지 축제가 진행된다.

 

실제로 꽃구경을 할 때는 주차장에서 조금만 발품을 팔면 된다.

농원 주차장에서 좌우 산비탈로 하얀 매화를 가득 볼 수 있는데, 주말에는 꽃만큼 사람도 많다. 흙길, 산길이라 더 좋은 비탈길로 이리저리 다니며 즐겁게 재잘거리고 사진을 찍는 가족들, 패키지 여행객들, 남녀 젊은이들이 한데 어울려 구석구석을 누빈다.

 

 

농원에서 우측 길로 가면 문학동산이 있는데, 영화 <천년학>을 촬영한 이후 수많은 영화가 일부 장면들을 찍어간 초가집 세트장을 중심으로 곳곳에 많은 시인들의 시비가 놓여 있어, 시를 보며 가는 재미가 더해진다.

 

농원 중심부의 매실 항아리들은 더 이상 놓을 데가 없어 주변 비탈과 매화나무 아래 등, 틈이 있는 곳 땅을 다져서 구석마다 숨겨놓았다. 근처에만 가도 진한 매실향이 코를 자극한다.

이렇듯 전망 좋은 곳에서의 매화꽃과 산비탈, 매실 항아리가 있는 농원 풍경은 섬진강 속에 수채화로 섞여 들어 일체가 된다.

 

 

인위적으로 매화를 대량으로 심은 인공적인 농원이지만, 오랜 세월의 덮개를 씌우면서 이제는 섬진강과 산비탈, 매화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는 느낌이다. 오래도록 대표적인 봄맞이 명소로 남을 것이다.

 

 

여행정보

주소: 전남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414

문의: 061-772-4066, www.maesil.co.kr

 

축제가 한창일 때와 주말에는 교통 체증과 사람들의 행렬로 대단히 복잡하다. 주차장이 500~600대 이상 수용하지만 부족하다. 주말에 간다면 아침 일찍(9시 전) 현장에 도착하여 여유 있게 둘러보고, 12시 전에 빠져 나오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행정구역상으로는 광양에 속하지만 실제 생활이나 거리 면에서는 경남 하동권 안에 자리한다. 하동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이용하거나 하루 7회 운행하는 35-1번 다압행 군내버스 이용한다. 아침 730분에 첫 버스가 간다.

 

 

 

 

2) 해남 보해매원

 

 

대한민국 육지에서 가장 남쪽에 자리한 해남군을 다녀보면 나지막한 산들과 황토흙이 느릿한 곡선을 그리며 길게 뻗어나간 지형을 많이 볼 수 있다. 두륜산이나 달마산처럼 험하게 높이 솟은 산들도 있으나, 보통은 붉은색에 가까운 황토흙이 넓은 구릉을 그리며 그 안에 논농사를 짓는 넓다란 평야도 갖고 있다.

 

 

이 해남 땅 한 자락에서, 전라남도의 토착 기업 보해양조가 매실과 매실주 생산을 위해 운영하는 농원이 보해매원이다. 1978년에 조성되었고, 국내에서 가장 넓은 약 46(14만 평)의 넓이에 14천여 그루의 매화나무가 빽빽하게 심어져 있다.

평상시(특히 매실 수확기)에는 개방하지 않지만, 매화가 피는 시기에 맞춰 일반인들의 출입을 허용하고 3월 중순 경에 축제도 연다.

 

 

올해는 작년에 이어 AI 때문에 축제를 취소했다.

하지만 축제 행사를 하지 않는다 뿐이지 사람들의 출입은 허용한다. 보통 3월 말까지 개방하므로 시간만 된다면 주말을 피해 가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축제가 취소되어 광양 매화마을로 사람들이 더 많이 몰릴 것이니, 상대적으로 사람은 적을 것이다. 물론 너무 늦으면 꽃은 못 본다. 농원 안에 임시로 조성한 최소한의 먹거리 시설들은 그대로 있으니 325일 정도까지는 가도 괜찮다.

 

 

보해매원은 광양 청매실농원처럼 푸른 강을 끼고 있지는 않지만, 낮은 구릉에 넓게 자리하다 보니 사방이 트여 전망대에 오르면 360도 전체를 둘러보는 눈맛이 시원하다. 전망대라고 해야 농원 안 2층 집 옥상이지만, 농원 전체가 저지대인데다 이 집이 구릉진 언덕 위에 있어 시야가 넓다.

멀리 높이 약 200~300m대의 산들이 줄줄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벌판에 겨울눈이 내린 듯 하얀 바다를 형성한다. 그 위에 벌렁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고 싶다.

 

 

농원 행사장에서 사방으로 길이 뻗어 있고, 그 어디를 가든 대개 줄과 열을 맞춰 규칙적으로 심어져 있으니 매화나무들 사이로 들어가면 매화가 하늘을 가린 터널을 이룬다.

때로는 풍경이 비슷해서 길을 잃기 십상이다. 그래도 누가 뭐라 하지 않으니 매화나무들 사이에 폭 파묻혀서 사진도 찍고 하늘에 포커스를 맞춰 꽃구경도 하면 세상 행복할 것이다.

 

보해매원 진입로의 동백숲길

 

그 외에 진입로의 황토 언덕과 농원 입구의 숲길도 좋은데, 뜻밖의 동백나무와 동백꽃도 덤으로 볼 수 있다. 동백도 붉은빛의 색상을 뽐내고 있으니 동백과 매화는 꽃 피는 시기가 비슷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여행정보

주소: 전남 해남군 산이면 예덕길 125-89

문의: 061-532-4959, www.bohae.co.kr

입구와 행사장에 주차장이 있다. 모두 200대 이상은 주차 가능.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해남읍 공용버스터미널에서 산이면 행 완행버스(30~40분 간격으로 자주 있는 편)를 이용, 보해매원 입구에서 내려 안내판 길을 따라 1.8km 걸어 들어간다. 40분 가까이 걸린다.

 

보해매원 가는 길의 황토 언덕  

 

 

 

 

 

 

- 이 글은 오마이뉴스 기사로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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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군 산이면 예정리 56-10 | 보해매실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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