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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여행, 답사이야기/강원도 맛집 이야기

메밀로드를 따라 평창, 강릉을 맛보다 (4) - 강릉 삼교리 원조동치미막국수

 

# 메밀로드를 따라 평창, 강릉을 맛보다 (4) - 강릉 삼교리 원조동치미막국수

 

삼교리원조동치미막국수의 물막국수

 

최근 10여 년 간 이렇게 추웠던 적이 있었을까. 불과 2~3년 전만 해도 겨울 날씨가 너무 따뜻하여 영하 10도로만 내려가도 춥다고 난리가 날 지경이었고, 눈 구경 한번 하기 힘들기도 했었다. 그런데 올 겨울은 영하 10도 정도는 일상이 되었으니.

 

다행히 동계올림픽 기간에는 추위가 덜하다고 한다. 겨울의 터널을 벗어나기 전에 이 땅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니 한번쯤은 안 가볼 수 없겠다. 올림픽을 핑계 삼아 올림픽의 고장에 여행 가서 즐거운 추억을 쌓는 것도 꽤 의미 있는 일일 터.

 

더구나 평창과 강릉은 최근 20여 년간 강원도의 주요 관광지로 명성을 얻으며 먹거리도 많이 개발됐고, 수도권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된 먹거리들도 생겨났다. 송어요리, 황태요리, 오삼불고기, 대관령과 강릉의 한우, 초당두부요리, 물회, 감자 옹심이, 산채정식, 막국수, 심지어는 짬뽕까지.

 

강릉의 유명 먹거리 초당마을 순두부

 

올림픽의 고장에 여행 가는 김에 이 다양한 먹거리들을 일부라도 맛보는 것은 여행길에 충분한 행복감을 줄 것이다.

 

강원도의 먹거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막국수이다. 강원도를 대표하는 먹거리이며, 강원도 어디를 가도 먹어볼 수 있는 보편적인 음식이 된 지 오래다.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과 강릉에도 꽤 많은 막국수집이 있으며, 각자의 맛과 개성이 다른 경우도 많다.

 

막국수의 주 원료는 메밀이다. 주로 메밀을 가루 내어 반죽한 다음 국수를 뽑아내지만, 메밀의 찰기가 떨어지기 때문에 밀가루를 섞어 국수를 뽑아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요즘은 기술과 정성이 발전하여 100% 순메밀로 국수를 뽑는 집들도 있다.

그런데 메밀로 국수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전병도 만들고 메밀싹을 이용해 비빔밥도 만들며, 때로는 주스도 만든다.

 

그래서 평창과 강릉의 메밀 요리를 만나러 가는 길을 막국수로드가 아닌, 메밀로드라 이름붙이고자 한다.

 

강릉 주문진항 - 삼교리에서 흘러내린 신리천이 주문진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여기서는 나름의 개성과 특징, 이야깃거리를 갖고 있는 네 개의 맛집을 중심으로 메밀로드를 따라간다.

두 곳은 평창, 두 곳은 강릉이다.

 

(필자가 맛본 평창, 강릉 일대의 수많은 메밀음식점들 중 고민 끝에 네 곳만 선정한 것이며, 이들 맛집들에서 어떠한 협찬이나 혜택도 받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힌다. 아울러 이외에도 훌륭한 메밀음식점들은 더 있음도 분명히 밝힌다)

 

 

4) 강릉 삼교리 원조동치미막국수 - 동치미육수가 명품인 강원도 1세대 전통 막국수집

 

 

강릉에는 바닷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백두대간 줄기가 굽이치며 지나가는 만큼 골짜기가 많고 깊다. 사람도 집도 거의 없는 숱한 산골짜기 중 강릉시 북쪽 주문진항으로 흘러내리는 조용한 신리천이라는 하천이 있다. 이 골짜기를 따라 상류로 거슬러 오르면 길이 지루해질 때쯤 오른쪽에 막국수집이 하나 나온다.

 

삼교리 원조 동치미막국수. 여기저기 널리 퍼진 삼교리막국수집의 원조이자 모체에 해당한다.

 

1976년에 개업했으니 40년을 훌쩍 넘겼다. 강원도의 1세대 막국수집인 셈이다. 본래는 삼교리 동치미막국수였으나, 언제인가 간판에 원조가 들어갔다. 워낙 삼교리막국수집이 많아서 구별하기 위해서란다.

 

 

특별날 것 없는 시골 길가에 자리한 평범한 외관의 막국수집이지만, 시시때때로 발길이 머무는 정겨운 집이다. 무엇보다 동치미 육수가 내장을 진동시키고 뼛속을 자극한다.

단단한 가을무에 배추, 양파, 파 등을 넣은 동치미를 영하 2도의 저장고에 보관하였다가 사용한다는데, 시원하고 단맛까지 나는 그 미묘한 맛이 일품이다.

 

국수는 메밀 함량이 높다고 해서 꼭 맛집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 이 집의 메밀 함량은 80% 정도라고 하니, 꽤 높다. 이른바 막국수가 가장 맛있다는 2:8 비율이다.

 

메밀전병

 

국수에 양념을 올리고, 양념 위에 김가루, 그리고 다시 그 위에 콩가루를 올리는 막국수는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다. 콩가루를 올리는 것은 이 집의 독특한 점이다. 막국수의 구수한 맛은 여기서 나오는 셈.

 

방바닥에 앉아 흔한 식탁 위에서 명품 막국수를 먹는 맛이 남다르다. 조용한 시골의 편안한 맛이다. 막국수만으로 부족하다 싶으면 수육이나 메밀전병과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

 

 

지점이 여러 곳 생겼는데, 강원도 일대는 물론 경기도 성남의 분당과 과천에도 있다. 강릉에는 구정 본점과 남항진 점, 교동 점, 세 개가 있는데, 구정점과 남항진점은 친족이 운영한다.

 

삼교리 막국수집이 많아져서 굳이 여기까지 들어와서 먹는 사람들이 줄었지요.”

 

말이야 이렇지만 그래도 단골들이 꾸준히 찾아와주는 덕분에 그저 슬슬 장사하는 기분으로 무리하지 않고 한단다. 하여간 각자 장사 잘 하고 있는 모든 지점들의 모체가 된 것이 지금도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교리 원조 동치미막국수 집이다.

 

오래도록 원조 자리를 지키며 장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소 및 연락처: 강릉시 주문진읍 신리천로 760, 033-661-5396

메뉴: 물막국수 6000, 비빔막국수 6000, 수육 중() 20000, 전병 25000

기타 정보: 영업시간은 오전 10~오후 8, 주차는 5~6대 정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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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과 사진들은 여행작가로서 저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임의로 퍼가시면 안됩니다. 

(더구나 인터넷신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