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도 세방 낙조 - 그리움이 바다 속에 잠기다
전라남도 남서쪽 끝자락에 두툼하게 가로놓여 있는 섬, 진도.
지도에서 진도의 모양을 보면 꼭 한우의 등심 한 조각(?)을 보는 느낌이다.
명품 한우 등심이랄까.
이 진도 전체의 반 정도 해안에서는 수평선 위로 떨어지는 낙조를 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유달리 세방리 낙조가 유명한 이유는 아마 유난히 붉은 태양, 다도해의 숱한 섬 너머로 지는 실루엣, 운치 있는 해안길 등의 이유 때문일 것이다.
유명하다 보니 낙조 전망대도 그럴 듯하게 들어서서 방문객들을 반긴다.
지붕이 있는 집 세 개를 연결해 놓은 듯한 전망대 풍경도 주변 환경과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남쪽 언덕에는 해비치라는 이름의 카페가 전망 좋은 자리에 척 들어서 있는데, 구불구불한 해안길과 제대로 어우러진다.
커플이나 친구들이 같이 오면 카페에 앉아 해 지는 풍경을 감상해도 좋을 듯하다.
서쪽으로 길게 늘어지는 해가 사람들의 등 뒤에 긴 그림자를 만들 때 쯤, 섬과 섬 사이, 혹은 섬 너머로 지는 낙조의 풍경은 직선의 수평선과 곡선의 섬 능선이 어울려 편안한 느낌을 준다.
마치 내 방에 앉아 편안하게 파노라마로 해 지는 풍경을 감상하는 듯하다.
명품 낙조라고 해야 할까.
전라도 끝에서 다시 다리를 건너 들어가는 섬,
별다른 생각 없이 그저 한없는 그리움으로 저 해와 함께 바다에 잠겨보고 싶은 마음이다.
왜 이런 생각이 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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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지 않은 곳에 세월호 참사의 현장과 팽목항이 있다...
진도에 가면 아무래도 이 사건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2015년에 전남도청에서 『전남 남해안 여행 이야기』라는 책을 편찬했는데, 여기에 참여한 한국여행작가협회 소속 회원들과 전남도청 관계자들이 서울에서 식사를 같이 한 번 한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그분들은 관광 측면에서는 죽을 맛이라고 토로한 적이 있다.
여수 기름 유출 사건, 세월호 사건 등 2013~2014년에 걸친 여러 악재들로 관광객들이 많이 줄어서 마음고생이 꽤 심했다 한다. 이해할 만한 일이다.
사건의 진실은 제대로 밝히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되, 아름답고 운치 있는 풍경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갈 일이다.
진돗개, 진도아리랑, 남화의 성지 운림산방, 삼별초의 항전지 용장산성,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신비의 바닷길, 남도석성, 진도 강강술래, 기암 바위의 골격이 멋진 금골산, 배 타고 또 들어가는 관매도 등 눈과 마음에 담아둘 것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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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과 사진들은 여행작가로서 저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임의로 퍼가시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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