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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북 여행, 답사이야기

영덕 복숭아꽃길 – 신비롭고 매력적인 핑크빛 꽃 군락의 그리움


# 영덕 복숭아꽃길  신비롭고 매력적인 핑크빛 꽃 군락의 그리움

 


  도교에서 말하는 불로장생의 선과(仙果),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온 이상향 무릉도원에서 자라는 나무, 귀신을 쫓는 과실, 요염하고 아름다운 여인의 상징. 이 모든 것들의 공통점은 복숭아다.

 

  복숭아는 드물게 열매와 꽃의 색깔이 비슷하다. 여름에 생산되는 복숭아도 그렇지만, 봄날의 복숭아꽃(복사꽃)도 가만 들여다보면 예쁘고 요염하기 이를 데 없다. 오죽하면 이 복숭아를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자에 비유하고, 여자 문제가 심한 남자에게 도화살이 끼었다고 할까.


  하지만 반대로 신선들의 과일이라고 하여 복숭아가 생산되는 벌판인 도원(桃源)’을 이상향의 이름에 붙여 넣었으니 신비롭고 풍성한 이미지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중국의 서유기에는 손오공이 천상의 복숭아를 마음껏 따먹고 수명이 엄청나게 늘어나 거의 불사에 가까운 몸이 되어 천상 세계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찌감치 동아시아권에서는 복숭아가 수명을 늘리는 신비로운 과일로 인식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아름답고 신비롭기에 아무도 가지 못하는 이상향 무릉도원에는 복숭아꽃이 피어있는 것일까.


 

  복숭아는 4월에 꽃을 피우고 7월 중순 이후에 본격적으로 수확되면서 널리 팔린다. 이 복숭아나무에 분홍빛 꽃이 피는 4월 중순이면 경북 영덕군 오십천 일대는 온통 매력적인 핑크빛 파도를 일으킨다. 이때쯤은 보통 영덕대게축제의 막바지 시즌이니 겸사겸사해서 들러보면 좋겠다.

 

  경북 청송군 진보에서 34번 국도를 따라 황장재를 넘어 영덕군 지품면 일대로 내려서면 약 28km에 걸친 거리를 오십천과 함께 쉼 없이 달려가게 된다.

  이 지품면의 오십천 일대는 흥겨운 천변 드라이브 코스로서, 간간이 등장하는 멋진 기암들과 오묘한 풍경들을 베풀어주며 여행객들을 지루하지 않게 달래주는데, 천의 폭이 넓어지면서 복숭아밭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천 따라 자연스런 굴곡이 생기는 낮은 언덕과 평평한 땅들에는 어김없이 복숭아밭이 들어서 있고, 이 수많은 나무들에 복숭아꽃이 화려하게 피어 있다. 특히, 삼화리, 오천리, 신양리, 눌곡리 일대가 오십천과 어울려 가장 넓고 가장 예쁜 꽃구경을 할 수 있는 곳들이다. 대개 도로변에 넓게 펼쳐져 있어 농원들 옆에 마련된 작은 주차장이나 길가에 차를 세워두면 바로 꽃밭 속에 묻힐 수 있다.


 

  특히 약간 높은 언덕을 이룬 오천리 일대는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꽃밭에 들어가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들과 일반인들이 꽤 많다. 사람의 키와 비슷하거나 약간 큰 복숭아나무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그 분홍빛을 감상하거나 디지털카메라 화면을 연신 들여다보며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대는 이들이 많지만, 아무도 이를 탓하지 않는다.

 

  몇 년 전 지나가다 들렀던, 이곳에서 약 6~7천 평의 복숭아밭을 가꾸는 김종욱씨는 여름에 복숭아가 열리면 처음 올라갈 때 1상자 사갔다가 다음날 바로 또 사러 내려와서 10상자를 한꺼번에 사간 사람도 있지예.”라며 자기 고장 복숭아에 대한 자랑을 잊지 않는다.

  하긴, 더운 여름철 땀나서 갈증이 일 때, 크고 탐스런 복숭아를 와삭하고 씹으면 입 안 가득 넘쳐나는 달콤한 물기를 경험해 본 사람은 그 맛을 오래도록 잊지 못한다.


 

  양지바른 사질토에서 재배되는 영덕 복숭아는 당도가 높고 비타민C가 풍부하여 혈액순환과 피부미용에 좋다고 하니, 한창 더운 여름에 한번 맛볼 일이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 복숭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북숭아밭이 사과밭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아졌다. 복사꽃 축제도 2015년을 끝으로 열리지 않는다.

수요에 공급이 따라가는 법이니 이걸 두고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갈수록 봄철 복숭아꽃을 볼 수 있는 곳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니 아쉽기만 하다.


 

여행 포인트: 4월 중하순 경 영덕 오십천 일대에 예쁘게 피는 복숭아꽃을 못 본 사람들은 실제로 보면 의외로 요염한 모습에 놀란다. 연인, 남녀의 사랑의 드라이브 코스로 좋은 곳이며, 아이들과 동반한 꽃길 여행에도 좋다. 만약 복숭아를 사먹으려면 7월 이후 동해안 해수욕을 하러 가는 길에 들르면 된다.

 

복숭아꽃은 영덕군 달산면 일대의 북숭아밭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이곳에는 수려한 옥계계곡이 있다. 69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이 옥계계곡의 멋진 풍경을 엿볼 수 있다.


4월의 옥계계곡 - 여름이면 물놀이하기 좋은 멋진 피서계곡이 된다. 

 

여행 정보

이르면 4월 중순, 늦으면 420일 경에 복숭아꽃이 절정이다.

축제도 없고 행사도 없으므로 따로 주차장이 없다. 지나는 길에 복숭아 농원에 잠시 차를 대거나 도로 옆 빈 공간에 세우는 등 적절한 공간을 활용해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거나 복숭아꽃을 즐긴다.

농민들의 농사에 방해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한여름 7월경이면 농원들마다 도로 옆 천막에서 복숭아를 파니, 이 시기에 가서 사먹어 볼 것.

 

만약 서울에서 가까운 수도권 일대에서 복숭아꽃을 보고자 하면,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일대를 다녀보면 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복숭아 산지가 바로 장호원과 인근 감곡 일대이다. 특히, 유명한 햇사레 복숭아 브랜드가 장호원에서 생산한 복숭아이다. 그런데 복숭아꽃은 보통 영덕 일대만큼 강렬한 핑크빛을 띠지는 않는다. 


가는길

자가용

상주 영덕간 고속도로 영양IC에서 나와 34번 국도 영덕 방향으로 가면 황장재 넘어서부터 영덕군에 접어들고, 오십천이 나타난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오십천 중류 일대가 복숭아꽃 천지이다.

 

대중교통

일단 안동으로 가는 것이 편리하다. 안동에서 영덕행 시외버스가 자주 있다. 영덕에 도착하기 전까지 약 20분간 길가 복숭아꽃을 구경할 수 있다.

영덕에서 신촌, 황장행 군내버스(30~1시간 간격 운행) 혹은 옥계행 군내버스(1시간 간격 운행)를 타고 오십천을 거슬러 올라가다 오천리나 신양리 일대에서 내려 주변 복숭아꽃밭을 구경하면 좋다.

 

맛집

식사는 영덕읍이나 동해안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좋다.

영덕읍내의 백경횟집(각종 물회, 054-733-9924),

강구항의 죽도산(대게 요리, 054-733-4148), 대게궁(대게 요리, 054-734-5001)

 

숙박

인근에 숙박할 곳이 마땅치 않다. 영덕읍이나 강구항 쪽으로 가야 한다.

삼사오션뷰가족호텔(강구항 인근, 054-732-0700)

삼사해상 빌리지펜션(강구항 인근, 054-734-3410, www.samsa.kr)

S모텔(영덕읍, 054-732-7751)

 

달산면 옥계계곡 쪽에는 펜션과 민박들이 있다.

옥계사랑방펜션 (010-8290-7114, http://blog.naver.com/dubangii )

옥계명작펜션&글램핑 (010-4860-0239, http://blog.naver.com/son8255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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