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엄사 길상암과 야매를 아시나요 :: 대한민국 나그네의 여행, 맛집, 답사이야기

#  화엄사 길상암과 야매를 아시나요

 

화엄사 길상암 


아니, 어떻게 알고 여길 오셨습니까?”

우린 매년 오는데요, . 외려 우리 말고 온 사람이 또 있네, 했는 걸요.”

 

2017328.

전남 구례 화엄사 길상암에서 1시간여를 보내는 동안 찾아온 사람은 딱 두 명. 전라도 말씨를 쓰는 부부였다.

 

, 올해는 야매가 제대로 폈네.”

그들은 더 이상 내게는 신경도 쓰지 않고 야매 감상에 넋을 놓아 버렸다...


화엄사 각황전 옆 홍매화, 일명 흑매 

 

  그 시간, 한참 아랫녘의 화엄사 안마당 각황전 옆의 홍매화, 일명 흑매에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촬영 경쟁을 벌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구경하고 있었다. 화엄사 흑매의 화려한 붉은빛은 단연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니 그 아름다움이란, 말로 표현하기도 어렵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이런 매화가 있다니,” 하며 감탄한다.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화엄사의 역사와 문화가 서린 문화재들, 각황전과 석등, 사사자 삼층석탑, 두 기의 삼층석탑들은 이때만은 흑매에게 주인공의 자리를 넘겨주고 조연으로 전락한다. 이 엄청난 국보와 보물들이 흑매의 아름다움을 수식하는 배경의 역할 밖에 하지 못한다.

 

화엄사 각황전과 그 옆 흑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흑매에서 발길을 돌린다. 이 흑매가 화엄사의 천연기념물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보통은 천연기념물인지 아닌지 관심도 없다.

 

  화엄사의 뒤를 돌아가면 구층암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시멘트 길을 따라가도 되지만, 그 옆 묵언 수행의 길을 따라 대나무 숲을 관통하는 것이 더 의미 깊다.

구층암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조용하지만, 꽤 분위기 있는 암자이다. 이 암자의 삼층석탑은 많이 파손되어 있지만, 역사적, 문화적 가치는 충분하다. 언젠가는 재평가 받고 복원될 날이 올 것이다.

 

구층암 오르는 길, 대나무 숲속  묵언 수행의 길 


  과거 이곳에서 일하는 분에게 길상암이 어딘지 아십니까?’ 하고 물어봤을 때 돌아온 대답은 모른다. 처음 듣는다.” 였다. 심지어 지리산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대학생들을 인솔하고 온 청년에게 길상암의 위치를 물어봐도 모른다, 그런 이름 처음 듣는다고 하더라. ,,,,

 

  바로 그 구층암 옆길로 50m 도 채 안 가는 거리에 길상암이 있다. 화엄사 어디에도 길상암 가는 안내판이 없고, 천연기념물 매화에 대한 길 안내도 없다. 스님들 이외에는 길상암이라는 암자가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는 관계자들이 태반이다

그런데 없는 게 다행인 것 같다. 그저 아는 사람만 조용히 왔다가는 정도가 좋을 듯하다.


천연기념물 제 485호, 길상암 야매 

 

  길상암 아래에 네모난 작은 연못이 있고 이 연못 바로 앞에 천연기념물 매화, 일명 야매(野梅)가 있다. 수령 약 450. 천연기념물 제 485. 백매.  이게 진짜 천연기념물이다. 

주말이면 사람들이 제법 찾지만, 평일에는 한산한 곳.

 

  이곳을 찾지 않는 사람들은 두 부류가 있다. 몰라서 안 오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알면서도 매화 자체의 아름다움이 떨어진다고 안 오는 사람들이 조금 있다.


길상암 야매의 매화

 

  천연기념물이지만, 어디에나 흔한 하얀 매화, 즉 백매이고, 오직 한 그루가 있는데, 웬만해선 만개하는 타이밍을 잡기 어려운 데다 매화나무 자체가 주는 화려한 아름다움이 없다. 주변의 다른 나무들이 이 매화나무를 둘러싸고 있어 포위당한 느낌도 있다.

  무엇보다 제대로 사진 찍기도 어렵다. 매화 가지가 높아 근접 촬영이 어렵고, 남쪽을 향해 있는 나무인데, 나무 남쪽 땅이 푹 패여 있어 사진 찍을 자리도 잘 안 나온다. 이러니 사진을 보고는 이 매화의 진정한 맛을 알기 어렵고, 현장에 직접 가서 감상해야 그 분위기에 취할 수 있다. 그리고 여간해선 만개 타이밍을 잡기 어려우니 꽃을 많이 피운 모습을 현장에서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감동하게 된다. 무엇보다 한창 때는 매화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그래서 이 천연기념물 매화는 모르는 사람들은 몰라서 안 오고, 아는 사람들은 굳이 안 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홍매화를 보고 오면 일단 눈으로 봤을 때 소박하기 그지없다.


길상암 앞 계단의 사랑스러운 홍매화 

 

  하지만 나는 이 매화가 아니라 길상암 자체 때문에 온다.

말끔한 암자이다. 깨끗하고 조용하고, 안마당과 아래쪽 계단과 경사면 조경이 잘 되어 있다. 그리고 길상암 마루에 앉으면 전망이 꽤 트인다.

  길상암 오르는 계단에는 각황전 옆 홍매화의 동생뻘이라고 할 만한 홍매화가 한 그루 서 있어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 홍매화를 지겹도록 감상할 수 있으니 좋다. 옆으로 누워 자라는 매화가 있고, 우뚝 선 산수유나무가 있어 노란색, 하얀색 꽃들의 조화가 깔끔하다. 화려하지 않지만 단정하고 기품이 있다.


길상암 아래에서 올려다본 모습

 

  길상암 마루바닥에 누워 햇살을 받으며 마냥 시간을 보내면 저 아래에 두고 온 잡념들이 싹 달아난다. 나만의 평온한 공간이다. 이것도 훌륭한 힐링이다.


그래서 이 봄날의 길상암을 사랑한다.

 


여행 정보

 

가는길

주소: 전라남도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539 화엄사

문의: 061-782-7600, www.hwaeomsa.com

입장료: 어른 3,500, 청소년 1,800, 어린이 1,300

 

자가용을 갖고 갈 경우 화엄사 입구 주차장에 세우고 1.5km 걸어가도 되지만, 주차비(4,000)를 내야 한다. 화엄사 바로 앞에도 주차장이 있고 여기까지 차가 들어갈 수 있는데, 여기는 주차비가 없으니 차라리 차를 몰고 화엄사 바로 앞 주차장까지 가는 것이 낫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구례읍에서 화엄사행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10분 만에 간다. 아침 640분부터 저녁 8시까지 하루 16, 30~1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있다. , 주차장에 내려서 1.5km 걸어가야 한다.

 

구례 동아식당 가오리찜 


맛집

화엄사 주차장 앞에 식당들이 꽤 있다. 지리각식당 (061-782-2066) 추천. 산채비빔밥, 산채백반, 산채한정식 등이 다 좋다. 반찬 하나하나의 맛이 괜찮다.

구례읍내에서는 동아식당 (061-782-5474)의 가오리찜이 꽤 유명하고 먹어볼 만하다.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나왔다고 하여 유명세를 탄 집인데, 메인 메뉴인 가오리찜 자체가 별미로 꽤 좋지만, 반찬은 그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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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 산 20-1 | 화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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