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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재첩과 하동의 재첩 식당들 – 원조 강변할매재첩식당, 동백식당


#  섬진강 재첩과 하동의 재첩 식당들 원조 강변할매재첩식당, 동백식당

  

재첩회 


  섬진강의 모래바닥에 흩어져 사는 작은 조개, 섬진강에서만 사는 민물조개를 재첩이라 한다. 그래서 재첩은 섬진강이 베푼 혜택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섬진강이기 때문에 재첩이 사는 것은 아니다. 모래가 넓게 깔린 바탕에 진흙이 적당하게 분포된 강에서 서식하는 조개인데, 하동 지역 섬진강이 그 조건을 만족하기 때문에 유독 몰려 있을 뿐이다

더구나 오염원이 없는 맑은 1급수에서만 살 수 있기에 이른바 4대강에서는 살 수가 없으니 섬진강에서만 산다.

 

   재첩은 보통 4월 중순 정도부터 10월까지 강에서 채취하는데, 15년 전까지만 해도 봄철만 되면 많은 주민들이 몸소 강에 들어가 재첩을 채취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과거 섬진강 벚꽃과 매화를 보기 위해 찾아왔을 때, 잘 모르던 시절에는 저게 뭔가 하고 가까이 가서 구경했던 기억이 있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섬진강 풍경 

 

   요즘에는 주로 어선을 이용해서 갈고리로 강바닥을 긁는 방식으로 재첩을 대량으로 채취한다. 과거에는 섬진강을 중심으로 주로 하동과 광양 일대에만 공급했는데, 이게 워낙 유명해지는 바람에 재첩국이 포장되어 수도권 대형 마트에서도 팔리면서 수요가 늘어난 탓일 거다

이러다 재첩이 씨가 마르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한데, 아직은 괜찮은가 보다.

 

   재첩이 오염에 민감해서 맑은 물에서만 살지만, 사계절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급속 냉동으로 꽁꽁 얼린 다음 필요할 때마다 공급한다. 그래서 하동 일대의 음식점들에서는 재첩국이 보편화되어 있고, 다양한 재첩 요리들이 발달하게 된다. 하지만 재첩이 전국화되다 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해져서 별미의 지위는 거의 상실했다.

   다만 섬진강을 끼고 있는 본 고장에 가서 먹는다는 기분, 그리고 대도시에서는 먹기 힘든 다양한 재첩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찾아가 볼 만하다.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재첩 하면 재첩국이다. 다른 재료 없이 부추만을 넣어 함께 끓여 먹는데, 이 단순한 요리가 시원한 뒷맛을 남긴다. 깨끗한 민물에서 나는 거라 바다 특유의 비린내나 짠맛이 없이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느낌의 국 맛이 좋다. 메티오닌과 타우린이라는 성분 덕에 술 마신 뒤의 해장용으로도 좋고, 빈혈에도 좋다고 한다.

   그 외에 재첩을 회무침처럼 무쳐서 먹는 재첩회, 비빔밥 위에 재첩을 같이 내는 재첩비빔밥, 수제비에 재첩을 넣어 시원한 맛이 나는 재첩수제비, 재첩을 넣어 부친 재첩전 등 많은 요리들이 등장했다. 광양 매화축제나 화개장터 벚꽃축제 등 봄 축제 때 축제장에 가보면 이런 재첩 요리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한편, 재첩 채취는 본래 하동군에서 주로 해 왔는데(하동의 주요 동네들이 섬진강을 끼고 있는 지리적 요건도 한몫 했을 것 같다), 재첩 수요가 늘어나면서 섬진강 맞은편인 광양시 쪽에서도 재첩 채취에 나서는 바람에 한때는 두 시군 사이에 갈등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하동군과 광양시가 각각 영역을 정해 놓고 자기 구역 안에서만 채취하도록 타협이 되었다. 섬진강이 도의 경계선이 되다 보니 이 갈등이 만만치는 않았을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은 비교적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 듯하니 다행이다.

 

원조 강변할매재첩식당의 재첩회  


원조 강변할매재첩식당

(하동군 고전면 재첩길 286-1, 055-882-1369)

 

  하동 일대의 재첩 식당에 원조 이름을 단 식당이 많은데, 굳이 원조집을 찾아다니느라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재첩국이 특별히 요리 기술을 요하는 것도 아니고, 예전부터 하동 사람들이 먹어 왔던 거라 원조라는 게 별 의미는 없다.

  그래도 원조를 표방하면서 이름에 할매가 들어가면 왠지 정감이 간다. 외관도 할매집답게 적당히 촌스럽다. 무엇보다 바로 눈앞에 섬진강의 물결이 잔잔하게 일렁이고 있어 정취가 좋다.


  이 집이 맛있다고 소문이 난지는 꽤 됐는데, 평상시에도 사람이 제법 많지만, 특히 축제가 이어지는 봄철에는 꽤나 많이들 찾아간다. 재첩국부터 재첩수제비, 재첩덮밥, 재첩회 등 재첩을 재료로 내는 음식이 많으니 골고루 맛을 볼 수 있어 좋다.

개인적으로는 재첩회가 좋았다.

 

재첩국 8,000, 재첩덮밥 10,000, 재첩회 소 25,000, 영업시간은 8:00~20:00,

가게 앞과 강변에 10여대 이상 주차 가능. 차를 가져가야 하며,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어려워 택시를 타야 한다.



동백식당의 재첩정식 

 

동백식당

(하동군 화개면 화개로 17, 055-883-2439)

   50년 가까이 된 전통의 맛집이자 유명한 화개장터 마을의 터줏대감이다. 맛집 소개 책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1980년대 백파 홍성유의 맛집 책에서부터 허영만의 식객까지 꾸준히 지금까지 소개되고 있는 집이니 명성이라면 어느 집에도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기대감 때문에 대단한 걸 기대하고 갔다가 실망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이다.

   본래 재첩국이 조미료를 넣거나 이러저런 맛을 내는 것이 아니고 반찬이 풍성하게 잘 나오는 건 아니라서 그 담백하고 은은한 맛을 즐길 수 없으면 맛없거나 돈 아깝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이 집은 재첩 요리를 주로 재첩정식으로 낸다. 이 집에 재첩 먹으러 오는 사람들은 대개 재첩 정식을 시킨다. 재첩 정식은 6종류의 나물과 9가지 반찬이 재첩국과 함께 나오는데, 1인분도 가능하다. 재첩국이 담백하면서 시원한 게 뒷맛이 깔끔하다.

   그런데 요즘엔 재첩보다 참게 요리, 은어 요리 등 민물고기 요리에 좀 더 집중하는 느낌이다. 흔히 맛보기 힘든 참게탕이나 참게장을 먹어봐도 좋을 것 같다.

 

재첩정식 10,000, 재첩회, 재첩국 15000, 재첩회 소 30,000, 재첩 요리 외에 참게탕 235,000, 은어회/튀김 30,000, 영업시간은 8:00~20:00, 주차는 3~4대 가능. 좀 좁으니 화개천변에 주차하고 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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